구매한 신품을 더 높은 값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되팔기‘. 이를 전업으로 삼는 이들을 ‘리셀러’라고 칭하며, 주로 명품 업계에서 성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품 가격이 비싼 자동차 역시 럭셔리 브랜드나 한정판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리셀링이 행해진다.
이에 몇몇 제조사들은 구매 계약서에 재판매 금지 조항을 걸기도 한다. 포드는 지난 2017년 한정판 슈퍼카 GT를 출시하며 구매 후 2년간 재판매 금지 조항을 걸었으며, 페라리는 모든 한정판 모델에 재판매 제한 조건을 걸고 판매 중이다. 롤스로이스 역시 자사 전기차 스펙터가 되팔이에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1년 내 재판매 금지 내용을 계약서에 넣었다. 그런데 최근 누군가가 이를 당당히 어겨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고객 인도 중 1년 내 재판매 시 불이익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카버즈 등 외신은 미국의 자동차 경매 업체 ‘Bring a Trailer’가 최근 롤스로이스 스펙터 매물을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스펙터는 지난 2022년 10월 공개된 롤스로이스의 첫 전기차로, 작년 4분기부터 소비자 인도가 시작됐다. 워낙 많은 주문이 몰려 지금 신차를 주문해도 최대 15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신차 출고를 앞당길 수는 없는 만큼 신차급 중고 매물을 노리는 이들도 있을 터. 이에 롤스로이스는 스펙터를 인도받은 후 1년 이내에 재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롤스로이스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되며, 앞으로 평생 롤스로이스 차량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초기 물량 한정 옵션 적용 의외로 낮은 현재 입찰가
하지만 이번에 스펙터를 경매에 올린 의문의 인물은 처음부터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고 해당 차량을 되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스펙터 매물은 초기 물량에서만 선택 가능한 2만 2,400달러(약 3천만 원) 짜리 런치 패키지 옵션이 적용됐다. 직경 23인치에 달하는 윙 스포크 휠과 만다린 색상의 코치 라인, 그릴 조명 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누적 주행 거리는 99마일(약 159km)에 불과하다.
현재 롤스로이스 스펙터의 미국 판매가는 권장 가격(MSRP) 기준 52만 1,650달러(약 6억 9,7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매물의 현재 입찰가는 38만 달러(약 5억 800만 원)로 이에 훨씬 못 미친다. 스펙터의 인기와 출고 대기 기간, 6일밖에 남지 않은 입찰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스펙터는 어떤 차? 국내 가격 이 정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항상 되팔렘들이 문제더라”. “말 더럽게 안 듣네”. “과연 얼마에 낙찰될까”.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어쩔 수 없는 듯”과 같이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은 현재 낙찰가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에 대해 “재판매 금지 조항을 위반하고 판매 중인 차량을 구입한 고객에게도 불이익이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롤스로이스 스펙터는 105.6kWh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복합 기준 1회 충전으로 383km를 달릴 수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상온, 저온 주행 가능 거리 격차가 가장 적은 전기차이기도 하다. 급속 충전 시 10~80%까지 35분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최고 출력 585마력, 최대 토크 91.8kgf.m로 0~100km/h 가속을 4.5초에 끝낸다. 국내 판매 가격은 6억 2,200만 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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