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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K방산 수출 대박의 비결과 남은 과제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1 14:32:09
조회 1449 추천 8 댓글 7


지난 1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 대위원회실에서 열린 한·호주 협정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문 대통령, 모리슨 총리, 토니 프레이저 호주 획득관리단(CASG) 청장. /연합뉴스



◇ K9 수출 사상 최대 1조원 규모 호주 수출 계약

지난 13일 호주 캔버라에서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호주 획득관리단(CASG) 청장이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요, 동시에 호주 CASG는 한화디펜스와 K9 자주포 도입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조원 가량의 예산이 편성됐는데 K9 수출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K9 제조업체인 한화디펜스는 호주에 5조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수출도 추진중이어서 이번 K9 수출 성공은 더욱 주목을 받았는데요, 레드백이 독일 KF41과 경합중인 호주 장갑차 사업은 내년 상반기중 기종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K9의 호주 진출은 영연방 정보 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에 대한 첫 수출이자,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습니다.


2021년12월 1조원 규모의 호주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산 K9 자주포 '헌츠맨' . 장갑판은 방호능력이 강화되고 첨단 장비도 추가돼 우리 군의 K9보다 비싸게 수출된다. /한화디펜스



사실 자주포는 미사일 등에 비해 재래식 구형무기라는 인상이 있지만 K9은 현재 우리 방산 제1의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 자주포 물량은 48%를 차지, 세계 최강 자주포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PzH 2000을 압도하고 있지요.

◇ 세계 자주포 시장 절반 석권한 K9

K9은 2001년부터 터키와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6개국에 수출돼 전 세계에서 600여문이 운용 중인데 한국군까지 포함하면 전세계에서 운용중인 K9은 1700여문에 달합니다. 다른 나라 자주포들은 따라올 수 없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K9은 이집트에서도 호주 사업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의 수출 협상이 막바지에 있고, 영국 등 수출도 추진되고 있어 상당한 추가 수출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UAE 국방부의 이례적인 트윗으로 공개된 35억 달러(4조1000억원) 규모의 국산 요격미사일 천궁2 수출은 현재 공식 계약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이달말이나 내년 1월중엔 정식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35억 달러는 그동안 우리 방산이 기록한 연간 최고 수출액에 육박하는 규모로 단일 품목으로는 방산 수출 사상 최대입니다.


북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된 국산 천궁-2 요격미사일. 최대 15km 고도의 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4조원 규모의 UAE 수출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돼 정식 계약을 앞두고 있다./뉴시스



우리 K방산 수출은 지난 수년간 20억~30억 달러에서 정체상태였는데요, 올해는 이런 추세라면 수출액이 50억 달러는 확실히 넘고 60억~7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K2 ‘흑표’ 전차의 경우 노르웨이,오만,이집트,폴란드 수출이, FA-50 경공격기의 경우 콜롬비아 등 수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 방사청 수뇌부와 업체 CEO들, 유기적 수출 연합 작전 펼쳐

그러면 K방산 수출에 돌파구가 열린 비결은 뭘까요? 저는 방산 수출은 업체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업체와 방사청(방위사업청) 등 군,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 국회 등이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군 주변에선 방사청 등 정부·군 당국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와 발로 뛴 해당 업체 오너 및 CEO들의 노력이 최근 방산 수출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는데요, 방사청은 각종 무기도입과 수출에 있어 군내 사령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강은호 방사청장은 지난 1년간 방산수출을 최우선 과제중의 하나로 삼고 코로나 속에서도 수출 대상국들을 직접 방문하며 ‘광폭 방산 세일즈’를 해왔다고 합니다.



강 청장은 UAE 천궁2 수출의 경우 지난 3월 UAE 현지에 출장을 가 한-UAE 공동 고위군사위에 참석했고 지난 11월 두바이 에어쇼에선 UAE 고위관계자들을 잇따라 면담해 UAE의 ‘천궁2 계약 임박’ 공개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이집트 K9 수출 성사를 위해서도 지난 5월과 9월 두차례나 현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 수출 위주로 K방산 체질 확 바꿔야

UAE 천궁 II 수출 대박을 터뜨리게 된 LIG넥스원은 구본상 회장과 김지찬 대표 등이 발로 뛴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화 방산그룹의 경우도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 등이 방산 수출 성사를 위해 열심히 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방산 수출 오케스트라에 있어 정부·군과 업체가 유기적으로 협조한 게 최근 방산 수출 대박의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최근의 낭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를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 및 업계 연구원들과, 수출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일선에서 뛰어온 실무자들의 노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겠지만요.


하지만 잇딴 성공에도 불구하고 K방산이 수출 대박을 계속 터뜨리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 방산시장은 포화상태인 만큼 수출 위주로 K방산의 체질을 확 바꾸지 않는 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요, 그 방산 수출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지휘자, 즉 사령탑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적 체제 특성상 청와대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청와대 방산담당관보다 위상과 역할이 강화돼 명실상부한 사령탑 역할을 할 방산 담당 비서관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방산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산업체들의 몸집을 불리는 인수합병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민영화 필요성 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K방산이 현재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환골탈태해 세계속의 K방산으로 거듭 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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