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1980년대 보급된 K1A 대체할 신형 기관단총 사업 추진 빈 라덴 잡은 총보다 우수하다는 국산 신형 기관단총 선정
육군 특전사(특수전사령부) 부대원들의 주력화기인 국산 K-1A 기관단총이 40여년만에 바뀐다. 방위사업청은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구매사업 1형’의 체계개발 우선협상 대상 업체로 다산기공을 선정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선정된 총기는 다산기공의 신형 기관단총인 DSAR-15PC다. DSAR-15PC는 앞으로 3년간의 추가개발 기간과 1년여간의 사업 타당성 평가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24년 후반기부터 1만6000여정이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1981년 첫 국산 기관단총인 K-1이 특전사에 도입된 이래 43년만에 주력화기가 바뀌는 것이다. DSAR-15PC의 우선협상 대상 선정은 6월초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방사청이 공식 확인한 것은 지난 23일이 처음이었다. 체계개발에는 38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DSAR-15PC는 K-계열 국산 총기류 생산업체로 유명한 S&T 모티브의 신형 기관단총 STC-16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선정됐다. S&T 모티브는 1970년대부터 육군 조병창과 대우정밀을 거치면서 K-1·2·3·4·5·6·7·11·12 등 K계열 기관단총과 소총, 기관총, 권총 등을 사실상 독점 생산해온 업체다. 반면 다산기공은 2016년 방산업체로 신규 지정된 후발주자지만 해외 유명 총기 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각종 소총을 수출해온 업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 한때 국산 소총 대신 빈 라덴 잡았던 명품소총 HK-416 수입도 검토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의 기본 모델인 DSAR-15PC는 다산기공이 제작중인 AR-15 소총의 단축형이라는 의미다. AR-15 소총은 아말라이트사(AR)의 유명했던 수석기술자 유진 스토너가 1957년 설계한 소총으로 M-16 소총의 원형이다. M-16 시리즈 중에서 최신 단축형인 M-4 카빈 소총은 걸프전 등 각종 실전에서 미군이 애용해왔다. 독일 H&K가 이를 개량해 HK-416이라는 명품 소총을 만들어냈다.
HK-416은 지난 2011년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데브그루’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사용해 더욱 유명해졌다. 세계 각국 특수부대는 물론 일반 부대의 제식 소총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은 물론 경찰특공대와 대통령 경호처도 도입해 사용중이다. 총 600정 가량이 도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은 당초 최신형 기관단총 1700정을 해외에서 긴급도입하는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구매사업 2형’을 추진하면서 HK-416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했었다. 하지만 국내 업체에서도 HK-416과 비슷한 성능의 총기를 훨씬 싼 가격에 만들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 사업 방향이 국내 도입으로 바뀌면서 HK-416은 도입대상에서 배제됐다. HK-416의 1정당 가격은 350~40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HK-416를 한국형으로 개량, 발전시킨 DSAR-15PC
DSAR-15PC는 이 HK-416를 다시 한국형으로 개량, 발전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산기공은 그동안 중동업체와 협력해 H&K-416 계열의 소총을 OEM 수출하며 기술력을 다져왔다”며 “이를 토대로 HK-416보다 나은 소총을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DSAR-15PC는 구경 5.56㎜로 무게는 3㎏ 안팎, 길이는 750~810㎜, 작동방식은 가스 피스톤식이다.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700~900발이며, 유효 사거리는 400m 이상이다. 단발 또는 연발 사격이 가능하다. 가격은 100만원대로 HK-416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2024년 이후 도입될 특수작전용 기관단총은 DSAR-15PC에 특전사 세부 요구사항들을 반영하고 육군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사업과 연계 범위를 넓혀 만들어진다. 워리어 플랫폼은 육군이 장차전에 대비해 현재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는 개인 전투장비들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개인 전투원의 전투복과 방호장비, 소총 등을 강화해 생존성과 전투력을 증대시키겠다는 것이다.
DSAR-15PC는 소총 구경도 미국이 6.8㎜로의 확대를 추진하는 데 맞춰 6.8㎜로 즉각 변경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양산될 1만6000여정은 특전사의 개 여단을 중심으로 배치된다. 군 소식통은 “차기 기관단총은 특전사 외에도 일부 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부대, 일부 육군 특공여단/연대 등에도 단계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특전사용 신형 기관단총 1700정 긴급도입 사업도 진행중
방위사업청은 DSAR-15PC 본격 도입에 앞서 1700정의 신형 기관단총을 도입하는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구매사업 2형’ 사업도 추진중이다. DSAR-15PC는 4년 뒤에야 본격 도입되기 때문에 이에 앞서 특전사 최정예 707특임단과 각 특전여단 예하 특임대 병력 등에게 먼저 신형 기관단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시험평가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중 기종이 결정될 예정이다. 차기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1형 사업처럼 DSAR-15PC와 STC-16이 경합중이다. 내년 상반기중 기종이 결정되면 이르면 내년 후반기부터 특전사 일부부대에 보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STC-16은 HK416 소총과 유사한 형상 및 작동방식을 가지고 있다. 구경 5.56㎜로 무게(조준경 포함)는 3.3㎏ 안팎, 길이는 870㎜ 이하다. 가스 피스톤 방식으로 분당 최대 발사속도는 700~900발, 유효 사거리는 400m 가량이다. 1정당 가격도 DSAR-15PC와 비슷한 100만원 수준으로, 단발 및 연발 사격이 가능하다. 신형 기관단총이 도입되더라도 완전 보급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당분간 특전사 요원들이 기존 K1A 기관단총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K1A 는 1980년대 초반 이후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부대뿐만 아니라, 기갑병, 통신병, 지휘관들에게도 지급돼왔다. 지금까지 총 18만 정이 생산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피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세네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국 등에도 수출됐다.
◇ 일반 보병부대 신형 소총 도입도 시급
육군은 2018년 이후 ‘워리어 플랫폼’을 본격 추진하면서 K1A 기관단총 업그레이드도 진행중이다. K1A 기관단총 개량형은 신형 소총탄(K-100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총열을 교체해 관통력과 사거리를 늘렸다. 표적 지시기와
조준경 등을 장착할 수 있는 피카트니 레일을 장착했고, 신체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신형 개머리판을 달았다.
하지만 북한군의 분대 전투력과 주변국의 신형 소총 도입 추세 등을 감안하면 일반 보병부대에도 신형 소총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 소식통은 “특전사 신형 기관단총 도입도 늦었지만 일반 보병부대 총기 업그레이드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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