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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알찬 비시즌 보낸 '두두' 이동주, "T1과 스크림…우리가 더 고맙죠"

데일리e스포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8 1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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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 프릭스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가져갔다. 2022 서머 시즌 종료 후 '씨맥' 김대호 감독을 빠르게 선임했고, 결정적으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기인' 김기인과 결별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두두' 이동주로 채웠다. 오랜 기간 팀을 지켜온 선수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부담스러운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동주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줬다.

그런 이동주를 지난 11일 광동의 숙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 비록 스프링과 서머 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개인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이동주는 한해를 돌아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2024년에는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아쉬웠던 서머 시즌…이르게 시작한 새 시즌 준비

2023년 광동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맛봤다. 이동주를 제외하고는 신인급의 로스터를 구성했으나, 스프링에는 7위의 호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서머 1라운드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중위권에 자리를 잡으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불태웠다. 하지만 서머 2라운드에서 충격의 전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렇듯 마지막 순간에 아쉬움을 남긴 광동은 다른 팀들과 비교해서 조금은 이르게 새로운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이동주는 "저희가 스프링 끝나고 나서는 조금 오래 쉬었는데, 서머 끝난 후에는 덜 쉬었다. 제가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동안 가장 짧게 쉰 것 같다"며 "2~3주 정도 쉬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저희가 서머 때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롤드컵 기간에 롤드컵 진출팀과 최대한 많이 연습했다. 스위스 스테이지가 진행되던 시기에 북미팀들과도 연습했고, 다른 LCK 팀들과도 스크림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언급했듯 광동은 스프링 시즌 7위에 올랐다. 비록 6위와 4승의 승수 차이는 났지만, 플레이오프를 눈앞에 둔 7위에 자리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에 더해 이동주는 성장하는 것이 느껴졌던 스프링 시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스프링 때는 저를 제외하고 사실상 첫해였는데, 네 명의 선수들이 게임 지식을 계속 차곡차곡 쌓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초기에는 승을 챙기기 어렵다가, 점점 경기를 거듭할수록 다른 팀과 맞대거나, 혹은 이길 수 있는 실력에 올랐던 부분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렇듯 광동은 긍정적인 스프링을 보냈지만, 서머는 실망스러웠다. 1라운드를 4승 5패의 성적을 남겼지만, 이후 2라운드에서 9전 전패를 당하며 10위로 대회를 마친 것이다. 플레이오프에 6위로 진출했던 디알엑스가 6승 12패의 성적을 기록한 것을 생각해 보면, 1라운드에서 4승 고지를 점하고도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그리고 이동주는 서머를 돌아보며 사실 1라운드부터 마냥 좋지만은 않았음을 털어놨다.

그는 "스프링과 다르게 서머는 초반에 좀 이기는 듯한 느낌을 주다가 이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서머 초기에 게임을 이기긴 했지만, 뭔가 팀적으로 이긴 게 아니라, 당일 컨디션 좋은 선수의 퍼포먼스에 따라 갈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저는 그게 오히려 늦게 2라운드에 터진 거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다른 팀들이 서머 때 성장하는 부분에 따라 잡힌 것 같다"고 서머 시즌을 평가했다.

▶'에이스'이자 '리더'로 보낸 1년

이동주는 사실상 올해 광동의 에이스였다. 디알엑스와의 서머 스플릿 첫 경기서 보여준 환상적인 크산테 플레이는 올해 광동에서 이동주가 맡은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에이스인 동시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이기도 했던 만큼 리더의 역할까지 겸했던 이동주는 새로운 팀에서의 1년을 되짚어보기도 했다.

이동주는 "그동안 한 팀에만 있어서 처음 이적했을 때는 뭔가 낯설고 쉽게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했다"며 "그런데 사실 그럴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연습만 하다 보면 날짜 감각이 없어지고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에 대해서도 잊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잘 생활하고 있더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리더나 에이스 역할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광동 오기 전까지는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긴 했다"며 고백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올해 함께 한 선수들이 거의 처음이었는데, 제가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같이 생활하거나, 연습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해줬던 것 같다. 친구들이 배울 수 있을 건 배우고 거를 건 거르면서 받아들였을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환경적으로나마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광동은 새롭게 '커즈' 문우찬을 영입했다. 경험 많은 정글러가 팀에 들어온 만큼 이동주는 리더, 혹은 에이스의 짐을 조금은 덜 수 있게 됐다. 이동주는 문우찬에 대해 묻자,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다방면으로 많을 것 같다. 올해 잘했던 선수고 경력도 많은 선수다보니니까 아무래도 선수들이 좀 더 편안하게 게임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직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같이 연습을 해봤을 때 편하게 해준다고 느꼈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월드 챔피언'과의 스크림…"우리가 더 고맙죠"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종료 후 올 한 해를 마무리했던 광동은 롤드컵 기간 갑작스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롤드컵 동안 T1의 스크림 상대가 돼주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광동과 스크림을 진행했던 T1이 7년 만에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자, 광동은 더욱 주목받았다. 광동은 앞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스크림을 돕기도 한 만큼 비시즌 기간에도 많은 스크림을 소화한 상태다.

이동주는 "비시즌 기간에 이렇게 스크림을 계속 빡빡하게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며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비시즌이다 보니까 솔로 랭크에서 '본캐'가 아닌 '부캐'를 할 때 같은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저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도 진짜로 대회에 임하는 마음처럼 했다"며 스크림에 임했던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서 "저희가 도와줬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게 높은 선수들과 하루 종일 스크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 거다. 그래서 저는 상대 팀보다는 저희가 더 고마워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뿐 아니라 이동주는 '제우스' 최우제의 일대일 파트너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킹겐' 황성훈과도 많은 의견 교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주는 "사실 저도 다른 팀에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니고 저의 발전에 도움이 되니까 하는 거다"라며 "그런 선수들과 일대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그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도움을 받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T1과 스크림을 진행하면서 광동은 조금씩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전해진 상황에서 팬들의 기대감 역시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동주는 "저희 내부적으로는 스크림과 대회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분명히 어느 정도 차이는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일단 아직 그렇게 설레발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서 "팬들의 높아진 기대는 부담보다는 오히려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도 "스크림이 잘 됐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는 아예 버전이 다르고, 패치가 2주마다 적용되는 상황에서 스크림으로 확인해 볼 거는 그냥 저희의 게임 방식 정도인 것 같다. 대회를 시작할 때의 패치에서 어느 챔피언이 가장 메타에 맞는 챔피언일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2024년, 목표는 '많은 다전제 경험'

최근 드러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광동의 상당히 좋은 팀 분위기 역시 많이 알려진 상황이다. 이동주는 "지금으로서는 저희가 성적이 안 좋은 거에 비해 다들 확실히 신뢰가 있다. 서로 좀 친근한 분위기고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도 약간 형, 동생 같은 느낌이다. 그런 수평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좀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끼리 한 약속이 있다. 게임적인 거는 게임적인 것에서만 서운해하자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불편하거나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말해도 그건 이제 그 선수가 뭔가를 못 했거나, 아니면 좀 부족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거를 받아들여야만 이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저희끼리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고, 그걸 금방 털어낼 수 있는 게 저희 팀의 장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일찍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 광동. 이제는 단순히 가능성이 아닌,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간이다. 이동주는 내년 목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꼽았다. 그는 "다전제와 일반 경기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 올해는 꼭 플옵에 진출해서 5판 3선승 경기를 치러보고 싶다. 그리고 그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최대한 다전제 경험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스프링에 플옵을 가고, 서머에도 플옵을 가게 되면 롤드컵 선발전도 치르게 될 텐데, 선발전에 진출해서 롤드컵에 떨어지더라도 그 경험 자체를 해보고 싶다"며 "선발전 기회를 얻어서 롤드컵에 진출하면 정말 좋을 것 같고, 그게 안 되더라도 이 정도 경험을 해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라는 느낌이 들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동주는 팬들에게 인사를 남기며 차기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저희가 서머 때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이런저런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다. 그런데 비시즌에 저희가 연습도 열심히 하고 좋은 소식 많이 들려준 것 같아서 아쉬웠던 성적에 비해 뭔가 기대치가 오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기대받는 게 나쁜 건 아니니까 오히려 저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해 내년 시즌은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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