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중 일부를 현대제철의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13년 만에 해당 사건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현대제철에서 불법 파견이 인정된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2일 근로자 161명이 현대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이같이 판단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현대제철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 소속으로 순천공장에서 제조·정비 등 업무에 종사했다.
이들은 현대제철이 자신들을 사실상 근로 감독하면서 불법 파견을 유지해왔으므로 현대제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법원이 확인해달라며 2011년 소송을 제기했다.
개정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사업주는 2년 이상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현대제철은 협력업체에 작업을 발주하고 결과를 확인할 뿐 근로자들을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하지 않으며, 현대제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기능적으로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며 법정에서 파견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 모두 근로자들의 손을 들었다. 대법원 역시 지원공정·생산공정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에 근로자파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인정했다.
다만 기계정비·전기정비와 유틸리티 시설관리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을 놓고는 △해당 업무 분야에 현대제철의 관리·감독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점 △사내 협력업체와 현대제철 직접 고용 근로자들이 구분돼 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파기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법원이 임금 부족분을 지급하라고 한 부분도 공제 순서 등 지엽적인 판단이 잘못된 것 외에는 대부분 타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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