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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난청 환자도 증가세... "주요 원인은 너무 큰 이어폰 볼륨"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7 14:54:59
조회 5635 추천 10 댓글 86
[IT동아 정연호 기자] 의료계에서 과도한 이어폰 사용으로 소음성 난청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소음성 난청은 큰 소음에 장기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인 ‘유모세포’가 손상돼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과거만 해도 소음이 심한 건설 현장이나 지하철 운행 종사자 등에서 많이 관찰됐지만, 최근엔 장시간 이어폰 사용으로 젊은 연령층의 난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소음성 난청은 완치가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출처=엠브레인 모니터



엠브레인 모니터가 전국 13~59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들은 일상생활의 3분의 1을 이어폰과 헤드폰을 끼고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와 20대는 각각 41.7%, 36.4%로 조사 대상자 중 이어폰 사용시간이 가장 많은 집단이다. 주로 이어폰 볼륨을 높여서 듣는 청소년들이 난청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2016년 중·고교 1학년생 2879명의 청력을 검사한 결과, 10명 중 2명의 학생이 난청이었다(17.2%). 청소년기의 난청은 수업 내용을 듣는 데 문제가 발생해 학업 성적이 떨어지고, 친구와의 소통 능력도 저하돼 인간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19년 전세계에서 10대를 포함한 청년층의 약 50%가 청력에 위험할 만큼 음량을 키워서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할 때 소리 크기를 75~80dB (최대 볼륨의 60%)로 유지하며 장시간 사용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80dB는 길가의 큰 소음이나 큰 식당의 소음 정도이며, 큰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는 90dB에 달한다. 미성년자의 경우엔 볼륨 크기를 75dB로 하는 게 적당하다.

한양대 이비인후과 이승환 교수는 KBS 라디오 ‘건강365’에서 “85dB를 기준으로 소리가 3dB증가할 때마다 청력이 손상되는 시간은 반으로 줄어듭니다. 88dB에서는 4시간, 91dB에서는 2시간처럼 말입니다. 거리 혹은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듣는다면 90~95dB가 넘어가는데, 1시간 이내가 최대 허용치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차도나 지하철에 있을 경우엔 주변 소음 때문에 이어폰 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 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큰 소음에 노출됐거나 귀가 피로하다면 조용한 장소에서 귀를 쉬어 주는 게 필요하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하루 1시간 정도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소리 음량을 80dB 이하로 낮추고, 1시간 사용 후 10분 정도 쉬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볼륨을 높이는 경우가 많아서 이어폰 사용 자체를 자제하는 게 좋다.

음향기기의 형태가 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까? 핑이비인후과 전문의 권오진 원장은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나 원격 수업을 듣거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하면서 이어폰을 쓸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귀에 들어가는 커널형보단 헤드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커널형은 귀에서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헤드폰이나 귀를 덮는 형태의 이어폰 사용을 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픈형 이어폰이나 헤드폰이라도 귀에 들어가는 소리의 볼륨이 크다면 청각세포에 손상을 주는 건 동일하다. 음향기기의 형태보단 음량을 줄여서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은 볼륨을 낮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 헤드폰도 주변 소음을 막아줘서 볼륨을 낮춰서 사용하기에는 좋다. 다만, 노이즈캔슬링 이어폰과 외부 소음을 막는 헤드폰을 쓰면 거리에서 차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니, 외부에서 사용 시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고막이 아닌 뼈의 진동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골전도 이어폰도 소음성 난청을 막는 것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난청이 발생하는 원인은 달팽이관 유모세포 손상되기 때문이다. 골전도 이어폰도 달팽이관을 자극해 소리를 듣는 원리다. 볼륨을 크게 하거나, 장기간 사용할 때 청력을 보호할 수는 없다.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귀가 아프면 사용을 중단하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전보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에도 빠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청력검사를 받는 게 좋다. 소음성 난청의 초기 증상은 고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초기엔 증상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방치하는 건 위험하다. 소리가 잘 안 들리니 볼륨을 크게 하면 귀 건강은 더 나빠지니, 악순환이 생기고 청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초기 치료를 통해서 청력이 계속 저하되는 걸 막아야 한다.

난청의 주요 증상으로는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할 때 어려움이 있다 ▲여자, 혹은 아이가 말하는 높은 톤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전화통화를 할 때 예전보다 잘 안 들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기 위해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 ▲TV 시청 시, 다른 사람들이 볼륨이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귀에서 이명현상(외부자극이 없어도 귀에서 들리는 소리)이 들린다 등이 있다.

글 / IT동아 정연호(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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