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젠하이저는 마이크, 헤드폰, 스피커, 사운드바 등 전문 음향 장비부터 컨슈머 기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음향기기 제조사다. 78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품질 오디오 기기를 제공한다. 덕분에 적지 않은 마니아층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부가 스위스의 청각 솔루션 회사 소노바그룹에 인수합병됐다. 이에 젠하이저의 전문가용 오디오 솔루션은 젠하이저가, 일반 소비자용 헤드폰, 이어폰, 사운드바는 소노바그룹이 각각 담당한다. 단 젠하이저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한다. 국내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부를 담당하는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는 젠하이저의 컨슈머 라인업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소노바그룹의 청각 기술을 더한 제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입체음향 기술을 적용한 사운드바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도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사운드바로, 공간 인지 기술과 9개의 스피커를 담아 7.1.4 채널 가상 스피커를 구현한다. 다양한 포맷과의 호환성, 편의성도 갖췄다.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를 총괄하는 강호일 총괄이사(이하 강호일 이사)를 만나 인수합병 이후의 변화와 국내 사운드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호일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총괄이사 / 출처=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토탈 청각 솔루션 브랜드
IT동아: 안녕하세요, 강호일 이사님.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호일 이사: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를 총괄하고 있는 강호일입니다. 저희는 젠하이저 브랜드의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노바그룹과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부의 합병은 지난 2022년에 완료되었습니다. 같은 해 2월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법인도 설립했고요. 글로벌 모든 지사도 세팅이 끝난 상황입니다.
정리하자면 전문가용 오디오 솔루션은 젠하이저가 그대로 진행하고,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소노바그룹이 담당합니다. 젠하이저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고요. 과거 르노삼성자동차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삼성자동차 브랜드와 로고를 한동안 사용했잖아요. 그런 관계라고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IT동아: 이번 합병을 계기로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부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강호일 이사: 젠하이저 컨슈머 사업부는 소노바그룹과의 합병을 통해 토탈 청각 솔루션 브랜드로 거듭나게 됩니다. 듣는 즐거움을 통해서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이 저희의 비전이에요.
물론 기본적인 젠하이저의 DNA는 이어갑니다. 회사 자체만 보면 서로 다르지만 브랜드를 공유하는 만큼 굉장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 단순히 이름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기술, 인력까지 모두 합병한 케이스입니다. 즉 젠하이저의 철학이나 유산은 그대로 이어갑니다. 실례로 입체음향 기술인 엠비오(AMBEO)를 들 수 있어요. 젠하이저가 만들었지만 전문가용 오디오 솔루션, 컨슈머 영역 모두 사용하면서 각 분야에 맞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IT동아: 합병 과정에서 기존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소노바그룹은 어떤가요?
강호일 이사:기존 라인업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저희 제품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블루투스 기반의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 애호가를 위한 프리미엄 성능의 오디오파일, 앰비오 기술을 적용한 홈엔터테인먼트 스피커, 그리고 청각 경험을 개선하는 히어링 케어입니다.
편안한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컨버세이션 클리어 플러스 / 출처=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IT동아: 히어링 케어 분야는 다소 생소합니다. 어떤 분야인가요?
강호일 이사: 히어링 케어는 소노바그룹과의 합병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 라인업이에요. 경도성 난청 환자, 노약자를 대상으로 좀 더 편안한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실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도와줍니다.
히어링 케어 제품으로 컨버세이션 클리어 플러스(Conversation Clear Plus), TV 클리어 세트 2(TV Clear Set 2)를 출시했습니다. 컨버세이션 클리어 플러스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상대방 목소리를 더 잘 들려줍니다. 이름 그대로 주변인과의 소통을 개선하죠. TV 클리어 세트 2는 개인 미디어 소비 환경을 개선합니다. TV나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때 좀 더 편하게 듣도록 도와줍니다. 이들 제품은 특정 소비자에게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통해 홍보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참고로 히어링 케어의 타깃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대기업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어느 정도 대비도 하고 있어요. 저희는 이 분야에서 이미 전문성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젠하이저의 컨슈머 제품 제조 역량, 소노바그룹의 보청기 기술을 융합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난청으로 불편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만족도가 상당하더라고요. 가격은 이어폰치고 비싼 편이지만 난청의 불편함과 보청기 가격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하다는 반응입니다.
사운드바의 장점, ‘음질·입체음향’
IT동아: 이번에 사운드바를 출시했습니다. 국내 첫 출시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2019년에 선보였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요?
강호일 이사: 지난 2019년에 출시한 제품은 ‘앰비오 사운드바 맥스’입니다. 젠하이저가 처음 만든 사운드바인데요. 이 제품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젠하이저 기준에 맞는 음질과 기능을 구현하다 보니 크기가 좀 컸어요. 높이가 17cm 이상이거든요. 벽걸이 TV가 아니면 하단을 가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소비자는 상당수가 TV장에 올려두고 사용하는 스탠드형 TV를 사용합니다. 국내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도 지난 4월에 출시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해외에서 너무 인기가 좋아서 저희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가 없었어요. 저희는 이 제품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 충분한 재고 확보를 위해 출시 시기를 좀 늦췄습니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사운드바,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 / 출처=IT동아
IT동아: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강호일 이사: 첫째는 음질입니다. 젠하이저 고유의 음질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젠하이저의 음질을 기대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젠하이저가 젠하이저 했다’입니다.
둘째는 입체음향이에요. 다른 사운드바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물론 실제 스피커를 달아서 입체음향을 구현한 시스템보다는 못합니다. 아무리 가상 스피커가 좋아도 그것보다 나을 수는 없어요.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는 물리적인 입체음향 시스템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IT동아: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가 우수한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강호일 이사: 우선 4개의 파필드(Far Field) 마이크를 달았습니다. 멀리 있는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마이크인데요. 공간의 크기, 구조, 환경을 분석하거든요. 이를 통해 시청자, 청음자의 위치에서 가장 좋은 소리가 들리도록 합니다.
두 번째는 앰비오 알고리즘입니다. 마이크로 수집한 소리를 이 방에 맞게 보정하는 두뇌 역할을 합니다. 상하좌우 사운드 지연을 분석해서 그 공간에 최적화된 소리로 만듭니다.
세 번째는 스피커입니다. 앰비오 알고리즘이 보정한 최적의 사운드를 실제로 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퍼는 일반 우퍼보다 긴 코일이 들어가는 롱스로(long-throw) 우퍼를 적용했어요. 진동판이 움직이는 범위가 훨씬 넓어져서 강력한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덕분에 9개 스피커만으로 천정과 좌우 벽에 가상 스피커를 구현할 만큼 강한 소리를 낼 수 있죠.
마이크, 알고리즘, 스피커가 젠하이저의 소리를 만드는 핵심 기술이자 다른 사운드바보다 우수한 입체음향을 낼 수 있는 비결입니다.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에 대해 설명하는 강호일 이사 / 출처=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가치 전달에 집중한다
IT동아: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는 어떤 소비자에게 어울릴까요?
강호일 이사: 첫째는 대화면 TV나 프로젝터를 즐기는 소비자입니다. TV의 경우 화면이 커지고 화질이 좋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음질은 그렇지 못해요. 그래서 좋은 음질까지 갖춰 TV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85인치 이상 TV를 구매하는 소비자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요.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는 이런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30대 중반의 소비자에게도 권합니다. 이들은 TV보다 대형 모니터나 프로젝터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프로젝터를 쓰는 경우, 100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음향기기가 바로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입니다. 설치나 이동도 쉽고요. 30대 중반의 소비자가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면 TV,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 출처=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두 번째는 음악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세대입니다. 앰비오 사운드바 플러스는 젠하이저 고유의 음질을 그대로 담고, 스포티파이나 타이달 등 고음질 음원 스트리밍을 지원합니다. 음악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솔루션이 될 것 같습니다.
IT동아: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사운드바입니다.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궁금합니다.
강호일 이사: 사운드바 시장을 보면 고급형 모델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어요. 글로벌 자료를 보면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사운드바가 60%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30만 원대 안팎의 보급형 모델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운드바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좀 더 가치 있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게 하려면 저희 제품의 가치가 잘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양한 미디어나 인플루언서, 업계 관계자 등 전문가 그룹을 통해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저희 제품의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청음 기회도 늘리고 있어요. 우선 백화점을 중심으로 청음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전문가를 통해 제품의 가치와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음향기기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좋은 사운드바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것을 달성하면 시장의 수요와 판매는 자동으로 따라올 것으로 보고 있어요. 듣는 즐거움을 알고, 좋은 영상과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는 젠하이저 컨슈머 제품의 고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소노바컨슈머히어링코리아 올해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호일 이사: 저희는 올해도 앞서 말씀드린 4가지 분야(라이프 스타일, 오디오파일, 홈엔터테인먼트 스피커, 히어링 케어)의 고른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새롭게 선보이는 히어링 케어의 경우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인 만큼 의미를 두고 제대로 개척하려고 합니다. 음질과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많은 성장을 이뤘던 경험을 기반으로 히어링 케어 분야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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