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 아이패드 프로 7세대가 지난 6월 19일 공개됐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패드는 13인치와 11인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OLED 두 장을 겹친 탠덤 OLED 방식의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추가한 애플 실리콘 M4 칩, 그리고 더 높은 성능과 활용도를 갖춘 애플펜슬 프로로 성능과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아이패드 프로 7세대, 6세대보다 더 가볍고 얇아졌지만 성능은 향상됐다 / 출처=IT동아
이례적인 부분은 바로 M4 칩 탑재다. 애플은 올해 3월 맥북에어를 통해 3나노미터 기반의 M3 칩을 새로 공개했는데, 두 달만에 2세대 3나노미터 기반 M4 칩을 공개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최소 1년 6개월 전부터 출시를 준비하므로 M3 이후 두 달 만에 다음 세대 제품이 나온 건 드문 일이다. M4가 예상보다 빨리 등장한 이유는 생성형 AI와 관련해 시장의 요청이 거셌고, 아이패드라는 카테고리가 예전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유였다.
역대 아이패드 중 가장 얇고 가벼우며, 새로운 M4 칩을 탑재한 애플 아이패드 프로 7세대 제품의 외관과 디자인, 구체적인 성능 수준을 알아보자.
패널 두 장 겹친 ‘탠덤 OLED’로 화질 올린 아이패드 프로
애플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 13인치 모델 두 가지며, 색상은 실버와 스페이스블랙 두 색상으로 출시된다. 두께는 11인치가 5.3mm, 13인치가 5.1mm로 매우 얇으며, 무게는 각각 444g, 579g이다. 13인치 모델은 전 세대 대비 100g 넘게 가벼워졌다. 얇고 가벼워지면 파손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있었지만, 여러 유투버들의 테스트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확인됐다.
이전까지 세로 상단에 있던 페이스ID 카메라가 좌측 상단으로 옮겨졌다. 물론 위치 변화에도 페이스ID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 / 출처=IT동아
외관상 차이는 위쪽에 있던 페이스ID용 카메라가 가로로 옮겨져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때 더 편해졌다. 이외의 외관 및 디자인은 큰 변경이 없는데, 대신 광각 카메라가 빠졌다. 이제 카메라는 1200만 화소 f/1.8 한 개와 라이다 스캐너만 배치된다. 아이폰 15 기본 모델에도 4800만 화소 f/1.6 카메라가 탑재되는 걸 감안하면 프로 모델로는 다소 아쉬운 카메라 구성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OLED 패널 두 장을 겹친 탠덤 OLED로 소비전력과 두께는 줄이고, 밝기는 훨씬 더 끌어올렸다 / 출처=IT동아
디스플레이는 11인치가 2420x1668 해상도, 13인치가 2752x2064 해상도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작동에 따라 주사율을 10Hz에서 120Hz로 조정하는 프로모션 기술로 화면 전환이 부드럽고, 전면 라미네이팅 처리를 통해 내구성을 올렸다. 밝기는 SDR 기준 1000니트로 전 세대보다 400니트 밝고, HDR 밝기는 1600니트로 동일하다. 또한 가장 어두운 부분과 밝은 점의 밝기 차이인 명암비는 200만 대 1로 미니 LED 기반인 이전 세대보다 두 배 좋아졌다.
이번에 처음 적용된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 2개 층을 쌓는 방식으로, 수명은 두 배, 밝기는 최대 세 배까지 올린다. 그러면서 소비전력과 얇기는 최대 40%까지 줄이고, 무게도 28% 줄였다. 6세대에 적용된 미니 LED 자체도 좋은 기술이지만, 탠덤 OLED 자체의 활용도나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채용됐다. 명암비 등이 체감될 정도의 차이는 아니지만, 얇고 가벼워지면서 배터리 효율이 좋아졌다는 건 큰 장점이다.
애플펜슬 프로는 기존 펜슬에 없던 자이로센서, 햅틱 등의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 출처=IT동아
애플펜슬은 프로 모델로 새 단장했다. 2세대 대비 길이와 지름은 늘어나면서도 무게는 소폭 감소했고, 탭틱 엔진이 탑재돼 미세 진동으로 기능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또 자이로 센서 탑재로 펜슬을 굴려 브러시와 도구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감압 센서로 본체를 눌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기기 지원은 함께 공개된 M2 아이패드 에어 및 M4 아이패드 프로만 지원한다.
더 얇아졌지만, 성능 유지력에 문제없어
예상했던 로드맵보다 제품이 빨리 나올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성능, 발열, 펌웨어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예상했던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오히려 애플 M3와 마찬가지로 기대했던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스템 성능 및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3D마크 : 와일드라이프 익스트림, 긱벤치 6로 통해 최대 성능 및 성능 유지력을 시험해 봤다.
아이패드 프로의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20회 테스트 결과, 초기 피크 성능 달성 뒤에는 공랭식으로 성능을 꾸준히 유지한다 / 출처=IT동아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테스트는 20회에 걸쳐 동일한 3D 렌더링을 처리한 뒤, 처리량을 바탕으로 성능을 점수로 환산한다. 아이패드 프로의 최고 성능은 8225점, 가장 낮은 점수는 5840점으로 성능 유지력은 71%에 해당한다. 다만 초기 점수만 8000점 대고, 2회 차부터 7회 차는 6300점 대를 유지하다가 이후에 6000점 이하로 내려간다. M3를 탑재한 맥북에어 최대 6995점, 최소 5377에 성능 유지력 76.9%인 점과 비교하면 방열 성능은 떨어지지만 성능 자체는 M3 맥북에어 이상이다.
긱벤치 6 결과 단일 코어 3655점, 다중 코어 1만 3300점, GPU 5만 3897점으로 확인된다 / 출처=IT동아
시스템 성능을 변별력 있는 점수로 환산하는 긱벤치 6 테스트도 진행했다. 앞서 맥북에어 M3 모델은 단일 코어 3022점, 다중 코어 1만 2070점, GPU 점수 4만 1514점을 획득했는데, M4 칩은 단일 코어 3655점, 다중 코어 1만 3300점, GPU 점수 5만 3897점을 획득했다. 순간 성능이 높다 보니 실질 점수도 훨씬 잘 나왔는데, 부하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상태의 성능도 맥북에어보다는 좋다. 맥OS와 비교해 운영체제의 한계는 있지만, 단순 처리 성능이나 그래픽 작업 등에서는 노트북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그래픽 성능을 확인하고자 호요버스의 젠레스 존 제로를 고급 옵션으로 설정하고, 최대 해상도로 플레이했다. 맥북과 달리 아이패드OS 자체에서 프레임 확인이 어려워 성능을 변별력 있게 평가할 수 없었다. 그래도 50GB에 육박하는 최신 게임임에도 프레임 끊김 없이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속도가 빠른 전투 화면에서도 티어링, 스터터링의 발생을 느낄 순 없었다. 배터리 잔량 100%에서 약 1시간 플레이한 후 에는 여전히 82%가 남았다.
OLED 특성상 반응 속도가 빠른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노트북 수준의 성능인 M4칩으로 모바일 게임을 구동한 것이니 당연히 성능이 잘 나올 수 밖에 없다.
최신 하드웨어로 전반적인 완성도 크게 높여
늘 그렇듯 아이패드 프로 역시 역대 태블릿 중 가장 고성능 제품이다. 그렇다 보니 가격이 최소 150만 원대로 크게 높아졌다 / 출처=IT동아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은 하락세를 겪고 있다. 카날리스가 집계한 2024년 1분기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3370만 대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 증가했다. 성장세는 4년 연속 감소했으며 애플의 1분기 점유율은 35.6%로 지난해와 비교해 -13.9% 성장률이 빠졌다. 다행히 새 아이패드 프로 및 에어가 2분기에 출시됨에 따라 점유율은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부응하고자 새 제품 역시 기대 이상의 발전을 겪고 나왔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탠텀 OLED를 통해 더 뛰어난 이미지 품질을 제공하고, M4 칩을 토대로 높은 성능은 물론 추후 애플 인텔리전스를 포함한 생성형 AI도 쓸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 더 얇고 가벼워져 활용도도 좋아졌다.
다만 가격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11의 가격은 149만 원대, 13은 199만 원대다. 전작의 125만 원대, 149만 원과 비교하면 각각 24만 원, 50만 원이나 올랐다. 환율 등의 영향이 있겠지만 폴리오, 애플 펜슬을 합치면 맥북 프로 14보다 비싸다. 가격에 대한 부담보다는 가볍고 뛰어난 성능의 제품이 더 중요한 조건이어야 고를만한 제품이다. 물론 가격이 부담이라면 M2가 탑재된 아이패드 에어 11 및 13도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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