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명관 기자]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한국IDC제목: 한국IDC, 2021년 국내 PC 607만대 출하, 10년만에 최대치 기록
원문: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 한국IDC가 발표한 국내 PC 시장 연구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607만 대라고 전했다. 이는 2011년 670만 대 출하량을 기록한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다.
국내 PC 연도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시장별 출하량을 살펴보면, 가정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349만 대를, 공공은 34만 대, 교육은 비대면 수업을 위해 교직원과 학생에게 노트북을 지급을 확대해 전년 대비 39.2% 증가한 66만 대를, 기업은 재택 및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노트북 전환을 가속화해 전년 대비 16.2% 증가한157만 대(노트북 비중 51.1%)를 기록했다.
국내 PC 시장별 출하량, 출처: 한국IDC
덧붙임: 코로나19는 비대면을 강제했고, 이는 인터넷이라는 IT 기술과 만나 디지털 전환이라는 형태로 발돋움했다. ‘사람이 만나지 않아도 네트워크로 연결해 대신할 수 있도록 도왔던’ IT 기술은, 사람끼리 만나면 안 되는 강제적 상황을 맞이해 변화를 가속했다. 코로나19로 야기한 강제적 비대면 상황에 따라 기술을 받아들이는 거부감을 지워버린 셈이다.
코로나19 이전 지난 몇 년을 돌아보자. 4차산업혁명이라고 칭할 정도로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은 혁명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보다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와 제품이 등장했음에도, 전통적인 서비스와 제품이 강력한 지위를 유지했다. 혹자는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데서 편안함을 느끼는 '관성에 의한 저항'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건은 보고 사야 한다', '회의는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덧붙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대체할 수 없다고 여겼던 분야’마저 ‘생각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대체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비대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기술의 흐름에 맞춰 공공행정과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 기술에 의존했고, 기술을 얼마나 쉽고 빠르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까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2020년 상반기 인터넷뱅킹 일평균 이용건수는 2억 건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25.5% 증가했으며,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22.8% 증가했다. 비대면 쇼핑 중 배달앱 결제금액은 2020년 1~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으며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은 각각 23%, 4% 증가했다. 반대로 대형마트, 슈퍼마켓, 백화점 결제금액은 각각 12%씩 감소했다.
출처: 경기연구원, ‘비대면 시대의 그림자, 디지털 소외’
즉, 우리는 강제할 수밖에 없는 비대면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그에 맞춰 디지털 전환이라는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한국IDC의 국내 PC 출하량 최대치 통계는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수치다. 하지만, 이쯤에서 되묻고 싶다. 우리는 과연, 올바르게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을까.
인류의 삶에 다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디지털 기술은 이를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부정적이다. 물론,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사용하는 사람이 기술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 정도에 따라 혜택의 차이는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 결과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세상을 혁신하는 기술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문명의 이기일 수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2021)의 ‘2020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평균(100) 대비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약 72.7% 수준으로 나타났다. 접근성은 93.7% 수준이었나, 디지털 역량이나 활용은 60~70% 수준에 머물렀다. 즉, 대부분의 사람이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고 사용도 하고 있으나,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이용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으로 웹서핑, 메신저 이용, 동영상 감상 등 수동적인 활동들을 제한적으로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인터넷이 공개한 ‘2019 인터넷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쇼핑 이용률은 평균 61%로 절반 이상 경험했다. 하지만, 70대 이상은 15.4%로 전 연령 대비 1/4 수준으로, 20대(96.9%)와 30대(92.4%)와 비교해 크게 낮다. 인터넷뱅킹 이용률도 비슷하다. 평균 이용률은 64.9%이지만, 50대는 55.9%, 60대는 26.9%, 70대 이상은 6.3%만이 이용해봤다고 응답해 격차를 보인다.
출처: 경기연구원, ‘비대면 시대의 그림자, 디지털 소외’
사람의 편의를 위한 디지털 기기로 인해 장애인과 고령층 등 취약계층이 되려 불편할 수 있다는 방증은 ‘키오스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확대로 전세계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20년 835억 달러로 최근 5년간 69.7% 증가했지만,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소비자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며 ‘복잡한 단계로 조작이 어렵다(51.4%)’, ‘조작이 서툴러 뒷 사람한테 눈치가 보인다(49%)’, ‘현금으로 계산하기 어렵다(33.5%)’고 답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이러한 조사결과들은 디지털 격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정보화 사회 진입은 장단점을 동시에 지닌다. 전자상거래, 원격교육 등은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은 장점을 지녔지만, 인터넷을 이용한 불건전한 콘텐츠의 유통, 개인정보 유출, 서비스 이용 계층과 비이용 계층 간 정보격차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출처: 동아닷컴 DB
이 같은 디지털 격차는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의 보편화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용자에게 지식을 제공하고 소득을 증가시키지만, 반대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용자는 발전하지 못해 계층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다.
또한, 혁신하는 IT 기술에 따라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는 패턴이 달라진다. 이로 인한 양극화 현상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상존하는 문제다. 정보의 접근과 활용에 대한 디지털 격차를, 단순히 한 개인에게 국한된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디지털 격차는 교육, 경제, 문화 등 일상생활의 격차로 확대해 삶 자체에서 불평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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