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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중산리 - 천왕봉 후기

유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1.12 01:15:53
조회 902 추천 0 댓글 11










마음맞는 친구 녀석과 천왕봉에 갈 계획을 잡고 10일에 다녀왔습니다.
그냥 버스 타고 가면 무슨 재미냐 싶어 둘다 자전거를 타고 진주에서
대평을 지나 산청 중산리까지 갔더랬죠.

진주에서야 길이 평탄해서 별 문제 없었는데,
산청가니 말 그대로 산이더군요 ^^;;

평지를 몇백미터 갔다 싶으면 어김없이 산은 나오고.

하지만 산보다 무서운건 중산리 초입의 무한 오르막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갔었다면 오르막 인지도 몰랐겠지만,
10킬로정도 되는 오르막을 자전거를 타고 갈려니 정말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그래도 죽기야 하겠나 싶어 중산리 주차장까지 악으로 자전거 타고 올라갔습니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밥 먹고 등산을 시작한지가 11시 39분.

안내소에서는 시간이 늦어 천왕봉은 무리고 법계사까지만 다녀오라고 하더군요.

랜턴과 예비 배터리, 방풍 점퍼에 외투를 2개나 더 챙기고 비상식량도 충분히
준비한 지라 걱정 없이 천왕봉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지리산을 무시했던 탓인지 산행로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ㅡㅡ;;
지금까지 갔던 산들하곤 비교도 안될정도로 바위 투성이에 흙길이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1시간쯤 올랐을까 왼쪽 무릎이 시큰시큰 그 분이 오실려는지 아프기 시작해서
로터리산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른발 조금 걷고 왼발을 질질 끌며 겨우 겨우
도착했습니다.

급한데로 산장에서 파는 안티푸라민 연고 마르고 두건으로 묶어 다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로터리산장에 도착한지가 3시 못되어서 였습니다.

하지만 상태는 계속 안좋아졌고, 하산하고도 싶었지만, 같이 온 친구에게 미안해
그냥 계속 갔습니다. 왼쪽 무릎엔 최대한 무리를 안주기 위해 오른쪽으로만 걸었네요.

등산 좀 하시는 분들과 갔다면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바로 하산했었겠지요 ㅡㅡ;;

길은 더욱 더 험해져만 가고, 한걸음 한걸음이 정말 무거웠습니다.
그렇게 두시간여를 올라 천왕봉에 도착했을 때는 그저 주저 앉고 싶은 생각밖에
없더군요. 다른댄 괜찮은데 무릎이 ㅡㅡ;;

그래도 올라온 산이라 친구와 기념 촬영은 하고 무릎을 주무르고 있으니 평소에
덕을 좀 쌓았는지 고사목으로 만들어진 막대기가 하나 옆에 떨어져 있는 겁니다.

오 부처님 감사합니다.....

내려가는 길이 더 무서워 스틱을 준비하지 못한게 후회 되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돈 주고 사볼까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정말 하늘이 도왔습니다.
천왕봉에 도착해서 안 거지만, 바람이 중산리의 반대 방향에서 불어와
추위를 상당히 면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스틱에 의지하여 왼쪽 무릎에 최대한 부담을 적게 주며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천왕봉 도착시간은 5시가 좀 못된 시간.

해는 점점 넘어가고 주변이 노을로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로터리 산장에 도착하니 한 스님분께서 왔던 길로 가는 건 곧 길이 어두워져
위험하니 다른쪽(자연휴양림)으로 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쪽으로 40분정도 걸으면 도로가 나온다고 하시면서.

감사합니다하고 말씀을 드리고, 물통에 물을 채워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내려오며 느낀건 이 길로 사람이 많이 안다니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올라온 길에는 큰 바위마다 돌들이 쌓여져 있었는데,
그 쌓인 돌들이 수가 비교해서 너무 적더군요.

어쨌든 더 어두워지기 전에 발걸음을 서둘러 첫번째 이정표를 발견했을 때
중산리 4.7km 라는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히 로타리 산장에선 3.6km 였는데, 4.7km 라니..

스님한테 낚인건가하고 생각도 해보았겠지만,
대신이 길이 좋겠지하고 40분을 더 걸었지만 역시나 좋은 길은 안나오고
계속 험한 계속 옆길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해는 완전히 져버리고 중간 중간 걸려 있는 반달곰 주의 플랜카드는
더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어주더군요.

완전히 어두워져 랜턴을 키고 잠시 휴식을 하려고 가방을 여니
비상 식량으로 가져왔던 과자들이 바닥을 들어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걸었을때 불꺼진 화장실이 보이고 차가 다닐법한
비포장 도로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아.. 스님께서 이 길을 말씀하신거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서 중산리 까지는 3km 정도.

거리로 따지면, 더 멀지만 이제 평탄한 길이라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더군요.

통증이 있던 무릎도 막대기 덕분에 완만한 내리막길은 그럭저럭 걸을만 했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왼발이 되어주었던 막대기는 길 옆에 가지런히 세워놓고 정말 고맙다고
다음에 필요하신 분이 꼭 쓰시길 빌며 놓아두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걸으며 앞에서 랜턴 불빛도 보이고 하기에 그나마 혼자 걷고 있지는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터리에서 그 화장실까지는 사람을 못 보았거든요.

그렇게 30분정도를 걸어 안내소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이제 정말 내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내소에 도착한 시간이 7시가 갓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와 7시 40분에 있는 진주행 막차의 버스표를 끊고
자전거를 버스에 실고 나니 온몸의 긴장이 싹 풀리며 잠이 살살 오더군요.

이렇게 피곤한 하루는 군대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았네요.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따뜻한 방에 누우니 세상이 그 고생이 다 벌써 추억으로
변하는 멋진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

무릎은 여전히 아팠지만요.  집에서 찜찔을 하고 나니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통증은 남아 있습니다.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병원에 다녀와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외관으로는 붓거나 하지만 않았는데 무릎을 크게 움직일때 통증이 몰려옵니다.
괜찮아 져야할텐데요.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음번에 갈때는 꼭 버스를 이용하고, 자전거를 타게 된다면 그날은 쉬고
스틱과 비상식량을 과하게 지참해야 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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