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식 등 술자리를 가진 후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꽁꽁 묶였다. 이른바 ‘심야 택시대란’, ‘대리대첩’ 등으로 불리는 인력난 때문인데, 코로나 이후 택배나 배달업으로 이직한 기사들이 거리두기 해제에도 업계로 돌아오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업계 이탈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요금 수준과 감소한 수요가 꼽히지만, 열악한 야간 근무 환경도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취객을 상대하는 것을 꺼려 야간 업무를 기피하는 업종은 한둘이 아닌데, 최근 승객에게 폭행당한 대리기사의 하소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글 김현일 에디터
팁까지 챙겨준다던 손님
갑자기 주먹 휘둘렀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묻지 마 폭행을 당해 굉장히 괴롭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손님에게 폭행을 당한 한 대리기사의 제보가 올라왔다. 사건은 지난 4일 충북 진천 부근에서 발생했으며, 함께 올라온 영상에는 “왜 때리셨어요”라는 피해자의 물음에 혀가 꼬인 채로, “안 때렸잖아”라고 대답하는 가해자의 음성이 담겼다.
제보자에 의하면 손님을 태운 이후 요금에 관한 대화 이외의 불필요한 다툼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때 가해자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고, 이에 “예?”라고 되묻자 갑자기 머리를 잡아채고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무차별 폭행에 목 부위 피범벅
일방적 폭행 입증할 증거는 없어
결국 제보자는 도로에 주차된 화물차와 충돌한 이후 차량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는데, 블랙박스가 작동하지 않아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행 이후 피해자의 사진에는 귀 부근에 심각한 출혈이 발생하고 주변에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되레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자해공갈을 한 남녀가 논란이 되었는데, 대리기사의 바디캠에 관련 정황이 모두 녹화되어 화를 면한 사례가 있었다. 이번 사건 역시 바디캠 등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면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입증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증거가 없어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자 폭행 사건은 총 4,259건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가해자가 구속된 사례는 129건으로 극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 폭행은 특가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있지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혹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비교적 처벌 수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묻지마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의 하소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강력한 처벌로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마음고생 마시고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이 흉흉하네요 바디캠과 녹음은 필수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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