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경형 미니밴 ‘스파키’ 요즘 보기 어려운 공간 활용도 3년 만에 단종된 비운의 모델
박스형 차체 덕에 차급 대비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미니밴. 경차 구매 비중이 높은 일본에서 해당 차급의 대다수는 미니밴을 닮은 박스카가 차지한다. 하지만 진정한 미니밴은 슬라이딩 도어와 최소 3열 이상의 좌석을 갖춰 일반 승용차보다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차체 크기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본의 협소한 도로 환경에서는 미니밴 운행에 현실적인 한계가 따른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건 물론 유지비도 상당히 비싸지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거 출시됐던 경형 미니밴이 재평가되곤 한다. 바로 20여 년 전 단종된 토요타 7인승 미니밴 ‘스파키(Sparky)’다.
경차 기반으로 개발됐다 엔진 출력은 넉넉한 수준
토요타 스파키는 지난 2000년 출시된 경형 미니밴이다. 그해 9월 먼저 출시됐던 다이하쓰 아트레이 7의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시트를 비롯한 실내 마감재의 차이를 둔 고급화 버전이다. 스파키의 차체 크기는 전장 3,765mm, 전폭 1,515mm, 전고 1,895mm, 휠베이스 2,430mm로 경차보다는 크지만 미니밴 치곤 상당히 작다.
경차 규격을 벗어난 만큼 경차 배기량의 2배 수준인 1.3L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할 수 있었다. 최고 출력 90마력에 저회전대 토크를 강화한 세팅으로 1,100kg의 가벼운 차체를 움직이기에 아쉽지 않았다고 한다. 변속기는 플로어 시프트 방식의 5단 수동, 컬럼 시프트 방식의 4단 자동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최대 7인까지 탑승 가능 의외로 넓은 3열 공간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미니밴으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2+3+2 배열의 3열 시트 레이아웃으로 7인 탑승이 가능하다. 전폭의 한계로 실질적으로는 최대 6인 탑승이 적절하지만 이 크기에 6인이 탑승할 수 있는 모델은 극히 드물었다. 2열 벤치 시트는 양쪽에 암레스트가 있으며, 480mm 범위의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더 놀라운 건 3열 공간이다. 어떤 자동차든 맨 뒷좌석이 가장 좁지만 토요타 스파키는 2열, 3열 탑승 공간이 일정하게 분배돼 있다. 등받이 높이는 2열 시트와 비슷하며, 개별 헤드레스트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 판매되는 중형 SUV의 3열 시트보다도 쾌적한 거주성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휠 하우스 위에는 암레스트와 함께 컵홀더를 비롯한 약간의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아쉽게도 3년 만에 단종 ‘시엔타’가 계보 이어받아
3열 시트를 사용하지 않을 땐 접어서 4~5인승으로 만들고 광활한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2열 시트 역시 접을 수 있어서 밴 못지않은 활용도가 돋보인다. 이 밖에도 자연스러운 외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들어갔다. 아틀레이의 리어 오버행을 연장해 실내 공간을 확보한 만큼 앞 범퍼를 돌출시켜 균형을 맞췄다.
이처럼 스파키는 차급 대비 활용도가 높은 모델이었지만, 아쉽게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불과 출시 3년 만인 2003년 2월에 생산이 중단됐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아틀레이 7도 생산이 종료됐다. 작은 크기의 3열 미니밴 계보는 토요타 ‘시엔타’가 이어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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