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보상비 지급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봐야...담합 관여와 책임 유부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4대강 사업의 1차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담합 과정에서 이른바 ‘들러리’를 선 컨소시엄의 대표사와 시공사들이 정부에 설계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시공사도 공동으로 분담할 책임이 있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건설사·건축사사무소 등 84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설계보상비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달 25일 원심판결 일부를 파기 환송했다.
업체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 유역 정비 사업에 공동수급체를 꾸려 참여했으나 입찰에서 탈락했다. 이 사업에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입찰 과정에서 회사들이 가격을 합의하고 탈락한 회사들은 일부러 낮은 점수를 받도록 설계서를 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2015년 담합 사실을 인정하고 업체들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부 회사와 임직원은 형사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확정됐다. 이후 수자원공사는 업체들이 수령한 설계보상비를 반환하라며 2014년 4월 소송을 냈다.
설계보상비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낙찰받지 못한 경우 정부가 설계비 일부를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입찰 과정에서 담합 등 무효 사유가 확인되면 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
1심 법원은 수자원공사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해 업체들이 244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 법원은 102억원으로 액수를 줄였다. 수자원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지방국토관리청이 설계보상비를 지급해 이를 공사가 청구하는 것이 맞지 않거나 일부는 구체적 담합 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쟁점은 수자원공사가 직접 발주한 공사에서 입찰 공고의 '설계보상비 반환' 관련 규정을 수자원공사와 업체들 사이 맺은 계약으로 볼지가 됐다.
대법원은 “입찰공고 주체가 (설계보상비 관련 규정을) 정했고 입찰자가 이에 응해 참여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찰공고 주체와 탈락자 사이에는 공고에서 정한 바에 따른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와 시공사들 사이에서도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다”며 “시공사들은 연대해 원고에게 설계보상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고 직접 담합행위에 관여했는지에 따라 책임의 유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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