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 문재인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칼을 빼 들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는 가운데, 해당 수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의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정원두 부장검사)는 지난 7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생산한 지정기록물 등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서울고검이 지난 1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뒤 49일 만에 첫 강제수사다.
4.10 총선을 한 달 여 앞둔 상황인 만큼,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표심에 영향을 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관련자 소환이나 추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야권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부각될 여지가 크다. 검찰 역시 자칫 '정치 수사'란에 비판에 직면하게 될 위험도 있다.
서초동의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재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이밍이 민감하다”며 “검찰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전 수석이 창당한 조국혁신당의 신장식 대변인도 "겁먹은 개가 크게 짖는다. 조국이 그렇게나 두려운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검찰은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누군가를 소환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관에 있는 자료를 기반으로 앞서 공판이나 1심 판결문을 통해 나타난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 차원"이라며 "전례를 보면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송 전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조 전 수석 등 문재인 청와대에서 경쟁자이자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기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하는 등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또 조 전 수석과 임 전 실장이 단독 공천을 위해 민주당 내 송 전 시장의 경쟁상대가 출마하지 않도록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송 전 시장과,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의원 등을 2020년 1월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2021년 4월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 ‘윗선’들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해 11월 법원이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백원우 전 대통령 민정비서관 등 12명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할 경찰 조직과 대통령 비서실을 사적으로 이용해 국민들의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친 선거개입 행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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