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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라이트하게, 하지만 맛있게! '젠레스 존 제로'로 보는 호요버스 액션 게임 변천사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02 18:53:34
조회 2515 추천 4 댓글 8
														



지난 6월 20일, 호요버스는 출시 예정 신작인 <젠레스 존 제로>(이하 ZZZ)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는 개발진의 게임 소개와 향후 서비스 계획 발표와 별개로 ZZZ의 체험판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현장을 찾아온 많은 관계자들이 게임 플레이 체험 과정에서 호평을 내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특히 플랫포머, 런앤건, 벨트스크롤, 메트로바니아 등 꽤나 올드스쿨에 가까운 액션 장르 취향을 가진데 다가 호요버스 브랜드의 전작들을 모두 섭렵해 온 '악귀'에 가까운 이용자다 보니 '다양한 수요를 가진 유저들에게 플랫폼 제약 없이 정말 재미있는 액션 게임을 즐기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개발 배경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실제로 플레이해 본 ZZZ는 정말 만족스러운 플레이 체험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ZZZ가 지향하고 있는 액션의 가치는 무엇일까? 본 기사에서 필자는 호요버스의 액션 게임 시리즈를 모두 플레이해본 경험을 소개하며 그들이 보여주고자 한 액션의 지향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 스타일리시! 높은 난이도만큼 멋짐을 뽐내던 태동기

<붕괴 3rd>(이하 붕3)는 엄연히 따지면 호요버스의 첫 작품은 아니다. 시리즈의 근간을 이루는 '플라이 미 투 더 문'에서 '붕괴학원'에 이르기까지 퍼즐, 플랫포머, 슈팅 장르의 게임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요버스가 완성도 높은 액션 게임으로 이름을 날리고 지금처럼 3D ARPG의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주춧돌이 붕3이라는 점에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붕3은 호요버스라는 게임사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어찌 보면 다시 태어나게 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붕3의 액션 키워드는 '스타일리시'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퍼즐, 자동사냥으로 대표되는 분재에 가까운 게임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붕3은 '데빌 메이 크라이'나 '베요네타'로 대표되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게임의 요소를 상당 부분 벤치마킹한 것이 눈에 띄고 있는데 덕분에 모바일 게임 치고는 발열이 심하다거나 용량이 많이 들어가는 등 꽤 무거운 리소스를 잡아먹고 손도 많이 가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액션성에서 확실한 쾌감을 제공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물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입문은 쉽지만 마스터는 어렵도록 개발 방향이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느낌으로 노선 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초창기의 붕3은 자비심이 없는 난도를 자랑했고 그에 대한 흔적 기관처럼 남은 것이 '극한 회피'와 '완벽 방어' 그리고 이 방어기제에서 발동하는 '시공 감속'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발키리(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별다른 조건 없이 회피를 하거나 적을 뚫고 지나가는 등의 간단한 조건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초창기 발키리는 대부분 저스트 프레임이라 불리는 칼타이밍에 회피나 방어를 해야 효과가 발동되는 구조였다. 따라서 플레이하는 사람이 적의 패턴과 그 전조 그리고 캐릭터별 회피/방어 타이밍을 꿰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캐릭터에 같은 세팅을 착용하더라도 성능 차가 극심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적의 행동과 투사체를 느리게 하며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반쯤 무적으로 만드는 '시공 감속' 또는 기절, 빙결 등의 '무력화 상태 이상'을 걸어 확실한 역습 기회를 잡는 것이 가능했고 해당 효과를 트리거로 하는 QTE와 교대기로 몰아치기를 하는 것이 붕3식 액션의 뿌리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초창기 강력한 발키리로 꼽혔던 '백기사 월광'이나 '현신화 물망초'를 보면 특정 상황에서만 발동 가능한 QTE 또는 전용 자원인 KP를 모아야한다는 강한 조건부가 체결되어 있긴 하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이를 터뜨리면 멋진 연출과 함께 고위력의 기술로 적을 쓸어담을 수 있는 문자 그대로 '스타일리시'한 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던 셈이다.

- 두뇌 풀 가동! 연계를 조미료로 액션의 맛 살리는 과도기



<원신>은 캐릭터의 교대가 내부 쿨타임 없이 자유롭게 이뤄지기 때문에 붕3에 비해서는 보다 빠른 템포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단순히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상황 대응력만 올리는 정도에 그친다면 액션성에 깊이가 부족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도입된 것이 바로 원소 반응을 위시한 '연계 플레이'다.

원소 반응은 각 캐릭터가 가진 원소 속성을 아군 또는 적군에게 부착 시키고 둘 이상의 원소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반응으로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원신에서는 조합과 연계 플레이를 적절하게 설계한다면 태생 등급이 낮은 캐릭터라 하더라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뿐만 아니라 원신은 오픈월드 게임이라는 특성상 온필드에서의 '탐험'이 가지는 비중도 상당히 높은데 탐험 방면에 있어서도 원소 반응이 기믹과 퍼즐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기여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전투를 피하고 목적 달성 위주로만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해도 전투 파트에서 사용되는 핵심 시스템 원소 반응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신의 파티 구성과 게임 플레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원소 반응을 통한 연계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는가'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조합을 유저 용어로 '엔진'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엔진은 물 흐르듯 원소 반응을 연계할 수 있다.



특히 종결에 가깝게 조합과 세팅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경우 높은 원소 충전 효율을 기반으로 평시에는 난사하기 힘들지만 멋들어진 연출의 원소 폭발을 이전보다 자주 볼 수 있다. 덕분에 하이퍼캐리를 담당하는 온필드 캐릭터 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어 원신의 연계 플레이 위주 액션 메커니즘은 플레이어들의 항샹심을 확실하게 자극하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최적화된 파티를 구성하고 성유물을 세팅하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완성된 파티를 운용한다면 다양한 원소 반응을 통해 펑펑 터지는 이펙트로 눈이 즐거운 전투를 수행할 수 있으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성을 적극 어필하는 게임인만큼 애정하는 캐릭을 엔드 콘텐츠까지 충분히 끌어안고 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 맹공을 멈추지 마! 논스톱 액션의 완성형



ZZZ는 이러한 전작들의 특장점을 절충한 것이 눈에 띈다. 기본적인 액션 기재는 쉴 새 없이 적을 공격하는 '맹공'으로 강인도를 깎고 그로기 상태를 만들어 파티원들이 연계 공격인 콤보 스킬을 위시한 강력한 후속타를 욱여넣는 것이며 특성과 속성을 고려한 캐릭터 편성과 교체만 적재적소에 이뤄진다면 그 밖의 요소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아 입문 허들이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한다.

그렇지만 자칫 잘못하면 단조로울 수 있는 공격 일변도의 액션 가운데에서도 ZZZ는 멋과 실용성을 놓치지 않는 모습 또한 눈에 띈다. 적의 강력한 공격이 들어오기 직전에 전조가 발생한다면 해당 타이밍에 맞춰 회피하거나 교대하면 완전 무적 상태로 역습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극한 회피' 또는 교대 캐릭터가 적의 공격을 패링으로 막아내고 대량의 그로기 수치를 누적하는 '극한 지원'으로 전투의 양상을 바꿀 수 있으며, 각 캐릭터마다 강렬한 고유 연출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도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사람도 휘어잡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모션과 공격 방식을 공유하던 전작들과 달리 무기 포지션의 장비인 엔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각 캐릭터의 액션은 전부 독립적이다. 예의와 품위를 중시하는 집사는 팔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다리만을 사용하여 적을 걷어차고 위험한 작업을 금지하는 중공업 사장님은 폭발물을 다루는 위험한 공격을 도맡아 실행하는 등 파티원을 조금만 달리해도 매번 색다른 느낌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캐릭터 배경 설정에 맞춰 세력별로 파티를 구성하면 보너스 능력치도 주고 연계성도 강화되며 밸런스가 좋은 조합이 나오지만, 독특한 방식의 콘셉트 플레이를 좋아한다면 원하는 캐릭터를 아무렇게나 넣더라도 적정 스펙만 지키고 있다면 충분히 클리어를 노릴 수 있다.

ZZZ는 붕3처럼 역상성인 적에 대해 피해량이 급격하게 격감되는 것도 아니고 원신처럼 원소 반응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 구성이라면 파티 전체가 삐걱이는 것과 결을 달리하기 때문에 경쟁 콘텐츠만 아니라면 입맛대로 캐릭터를 끼워 넣어 각양각색의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셈이다.

심지어 필자의 플레이 체험은 미디어 프리뷰라는 한정된 환경에 기반한 내용이다. 운용 가능한 캐릭터의 풀이 좁은 상황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로 완성도 높은 액션을 구사할 수 있다면 ZZZ의 잠재력은 출시를 기다려온 사람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요 근래 혈중 액션 농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액션게임러라면 여기가 바로 맛집이다. 자신 있게 방문하기를 추천해 주고 싶을 정도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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