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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변한다. 느려도 우직하게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02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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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공동대표 김택진,박병무)가 이미지 쇄신 행보를 꾸준히 유지하며 기업 가치 상승에 매진하고 있다. 당장의 이익보다 긴 호흡을 통해 기업과 유저의 신뢰를 모두 찾겠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일명 '리니지라이크'라는 모바일 MMORPG 장르를 만들어냈다. 엔씨는 이 장르를 통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지만, 속칭 맹독성 과금으로 불리는 과도한 BM(비즈니스모델)이란 혹평도 감수해야했다.

그리고 엔씨는 이미지 쇄신을 표명, MMORPG 일변도 회사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캐주얼, 퍼즐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는 동시에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착한 과금 기조를 유지하겠다 선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잔뜩 있지만 그 기조만큼은 꽤나 묵직하게 유지하고 있고 조금씩이지만 이미지 변화도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아픈 손가락이 된 리니지W

엔씨가 이미지 쇄신 표명 후 본격적인 행보는 작년 9월 '퍼즈업 아미토이' 출시를 기점으로 볼 수 있다. 내부로는 혁신을 통해 인력 구조를 개혁하고, 외부로는 보다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장르/BM을 갖춘 게임을 출시하겠는다는 것이 골자다.

내부로는 창업부터 김택진 대표 원맨체재로 운영되던 시스템을 바꿔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로 변환했다. 김택진 대표가 본업인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박병무 대표는 경영 내실화를 다진다는 것.

현재로선 아직 해야할 것 투성이지만 그 기틀은 마련하고 개선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확실하다.



◆ 4개의 게임과 지켜지는 약속들

작년 9월 출시한 '퍼즈업 아미토이'는 엔씨답지 않은 캐주얼 퍼즐 장르에 사실상 과금이 필요없는 수준의 게임성을 보여줬다. 비록 흥행 실패로 서비스 종료가 예정돼 있지만 남아있는 팬들을 위해 싱글 플레이 콘텐츠를 유지하고 종료 전까지 계속 업데이트도 진행한다고 밝히며 이미지 쇄신에 무게를 둔 행보를 선택했다. 

당초 '퍼즈업 아미토이'보다 먼저 출시 예정인 MMORPG '쓰론앤리버티(이하 TL)'도 출시를 미루고 대대적인 수정 후 출시했다. 이후 캐주얼 난투 장르 '배틀크러쉬' 출시, 오는 28일에 오픈월드 캐릭터RPG '호연'도 대기중이다. 모두 기존 엔씨의 게임과 뚜렷하게 다른 특징을 가진 게임들이다.

먼저 장르와 플랫폼의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TL은 MMORPG지만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나온만큼 리니지와 확실히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납득 가능한 수준의 BM이다. 배틀 패스 기반의 가벼운 BM구조로 부담이 적었는데도 이후 개편을 통해 아예 게임 내 재화(루센트)를 통해 구입할 수도 있게 돼 더 쉽게 바뀌기도 했다.

지난 6월 27일 출시한 캐주얼 난투 액션 장르 배틀크러쉬는 출시부터 스팀,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시장에 진출한 첫 작품이다. 항상 PC, 모바일 플랫폼만 출시하는 게임사 이미지를 벗어나게 된 게임이다. 또, 배틀크러쉬 역시 배틀패스와 스킨같은 가벼운 BM 기조를 유지한 것도 눈여겨볼만한 요소다.

다음 도전은 오는 8월 28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오픈월드 캐릭터RPG '호연'이다. 자사의 대표 IP(지적재산권) 블레이드앤소울을 활용한 호연은 쇼케이스 영상을 통해 기존 오픈월드 캐릭터RPG 장르와 다른 재미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호연 역시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엔씨가 선언한 플랫폼 확장, 착한BM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고 적어도 현 시점에선 그 약속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흥행은 제각각이나 기조는 굳건

엔씨는 자신의 최대 IP를 딴 장르의 창시자이고 이걸로 큰 흥행을 이끈 것과 동시에 큰 홍역을 치렀다. 그리고 그 과오를 인정하고 변화를 선언한지 1년 남짓, 그럼에도 이용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되찾았다고 말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내 시스템 개선과 인력 조정이란 내부 숙제도 그대로다.

하지만 엔씨는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게 희망적이다. 당장의 수익과 흥행을 위한 유혹보다 약속을 우선시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 1년 남짓한 시간동안 장르도 플랫폼도 다른 4개의 게임을 연달아 출시했고 모두 글로벌로, 착한 BM으로, 다양한 플랫폼으로...를 표방한 변화 약속만큼은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신뢰는 약속에서 시작되고 거기에 행동이 따라올 때 조금씩 쌓인다. 당장 그 효과는 미미할 수 있지만 꾸준히, 그리고 굳건히 지켜진다면 어느새 평가는 뒤바뀐다. 그리고 그 행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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