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정연호 기자] 모든 물류센터에는 건물과 시설(냉동, 전기 등)을 관리하는 안전 관리자가 있다. 이들은 건물 내 각종 안전 장비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특히 화재 예방, 대피 시설을 신경 써서 점검한다.
작년 6월 국토교통부가 ‘물류창고업 등록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안전 관리자들은 화재 예방과 대응 계획을 담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도 작성하게 됐다. 그리고, 관할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지방해양수산청장에 제출해야 한다. 매년 1000건 이상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를 예방하고, 불이 났을 때 인명 피해를 줄이려는 조치다.
다만, 안전 관리자들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작성,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 안에 담긴 계획의 이행 내역을 모두 종이 문서에 수기로 작성해야 해서다. 문서의 양이 방대하다 보니, 보관을 위한 공간이 마땅치 않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다. 안전 관리자가 문서를 잃어버리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안전 관리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 킨스미디어는 물류센터 시설관리를 디지털화하는 솔루션 ’메타 세이프티’를 개발했다. 물류센터의 시설관리뿐만 아니라 화재안전관리 시스템도 제공한다.
킨스미디어 손광석 대표, 출처=IT동아
사용법은 간단하다. 준공도면을 2D로 디지털화하고, 그 위에 메타 세이프티를 적용하면 된다. 그러면, 2D 준공도면에 시설 정보와 관리 내역을 입력할 수 있다. 시설 정보, 관리 내역을 담은 종이문서나 현장 점검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첨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2D 준공도면을 활용하는 킨스미디어의 메타 세이프티, 출처=킨스미디어
메타 세이프티의 특징은 물류센터의 시설관리와 화재안전관리를 디지털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관리 내역, 점검 시 체크리스트 등 모든 시설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도 있다.
킨스미디어의 손광석 대표는 메타 세이프티를 물류센터 전용 ‘전사적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이하 ERP)’라고 설명했다. ERP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시설 정보 등을 담은 통합 시스템이다. 조직원들이 정보를 보관, 공유하는 걸 돕는다.
메타 세이프티는 ERP처럼 안전 관리자가 해야 할 일을 빠짐없이 하도록 돕는다. ERP는 등록된 업무 프로세스와 일정에 따라 담당자에게 업무 지시를 보낸다. 마찬가지로 안전 관리자는 메타 세이프티에 업무 프로세스를 등록하고 해야 할 일을 체크리스트로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시설 점검 주기에 맞춰 업무 지시를 받는다.
안전 관리자가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캘린더, 출처=킨스미디어
메타 세이프티를 통해서 일정에 맞춰 작업지시를 받을 수 있다, 출처=킨스미디어
화재안전 솔루션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지침을 제공한다.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 참고해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작성, 이행하면 된다.
메타 세이프티를 통해 확인하는 화재안전 관리계획서 작성 지침, 출처=킨스미디어
메타 세이프티의 고객사들은 덕분에 문서 보관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이다. 강릉의 한 물류센터 관리소장은 “종이 문서로 보관하든, 하드 디스크에 문서파일로 보관하든 항상 기록 유실의 위험이 있었다. 큰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 관리자는 시설의 안전 관리를 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시설 관리 내역이 사라지면 큰 문제가 된다. 메타 세이프티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점이 안심된다.”라고 말했다.
킨스미디어는 전자 증빙, 홈케어 솔루션을 만들던 기업이었다. 2019년 물류센터 3D 시설관리 솔루션을 만들면서 태어난 것이 메타 세이프티다. 손광석 대표는 3D 시설관리 솔루션을 만들면서, 대부분의 물류센터가 정보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손광석 대표는 “물류센터 대부분이 디지털화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류센터 화재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안전을 위한 시설관리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라면서 “준공도면을 3D로 모델링하면, 오히려 도면을 보는 것이 어려워지고 제작 단가가 올라간다. 그래서 2D 방식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손광석 대표는 “우리가 모르는 현장의 고충이 많다. 많은 물류센터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 회의에 참석해서, 안전분야 박사들로부터 재난 안전 팁을 받았다. 이를 솔루션에 반영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탄생한 메타 세이프티는 국토교통부의 ‘우수물류 신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물류 분야의 신기술을 개발하는 걸 촉진하는 제도로, 2020년부터 지금까지 단 6건만 선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우수물류 신기술의 특허를 5년간 보호해준다. 손광석 대표는 “물류센터의 시설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는 상황에서 메타 세이프티를 만든 의의를 인정받았다.”고 했다.
출처=IT동아
그는 “앞으로 소방청은 현장 감독원을 보내 물류센터의 화재안전 관리계획서를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라고 지시할 예정이다. 이에 안전 관리자들은 화재안전 관리계획서와 계획의 이행 내역을 보관해야 한다. 이들의 업무를 효율화하는 솔루션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최근 메타 세이프티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끝내서, 곧 출시할 예정이다.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교육 영상도 만들고 있다. 많은 안전 관리자들이 우리 솔루션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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