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 TIPS)’의 주관 기관이다. 시드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7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소풍벤처스,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목 중 유독 수학에만 두드러지는 현상이 있다. 학생들이 학습 부진을 넘어 아예 학습을 포기해 버리는 현상,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 문제다. 지난 2022년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의 32.3%가 자신을 ‘수포자’로 규정했다.
수학에서 유독 ‘학습 포기’가 빈번히 일어나는 건 ‘계통성’이라는 학문 특성에 기인한다. 선행 개념을 알아야 뒤에 나오는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연결 고리가 하나라도 빠지면, 그 이후 학습이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는 것이다. 중학생 때 수학을 손 놓은 학생이 고등학생 때 마음을 고쳐먹어도 정규 수업만으로는 극복이 안 되는 이유다. 결손을 채워줄 수 있는 별도의 후행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와이컴퍼니는 이 수포자 문제 해결을 위한 수학 교육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수포자 학생들의 결손된 개념을 빠르게 파악해서 그에 맞는 최적의 후행학습 커리큘럼을 제시한다. 공교육이란 달리기 대열에서 낙오된 학생이 빠르게 대열에 다시 합류할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셈이다.
박종화 하와이컴퍼니 대표 / 출처=IT동아
하와이컴퍼니를 창업한 박종화 대표는 천재교육, 해법수학 등에서 15년 넘게 수학 교육 솔루션을 만드는 데 헌신한 전문가다. 그런 그조차도 놀랍게도 한때는 수포자였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에서는 정신을 차려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수학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3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도 7등급에 그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랬던 그의 성적은 그러나 그해 11월에는 2등급까지 올랐다. 비결은 월 300만원 짜리 과외였다. 당시 과외 선생님이 박 대표의 수준을 확인하고 중학교 과정부터 체계적으로 후행학습을 시킨 결과였다.
천재교육 재직 시절 박종화 하와이컴퍼니 대표 / 출처=하와이컴퍼니
문제는 모든 학생이 300만 원짜리 고액 과외를 받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박종화 대표는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은 반복숙달과 선행학습 시장이 주류다. 결손을 채워주는 후행학습 시장은 1:1 고액 과외 외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 수학 교육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실제 지난 2022년 실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 양극화는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역, 소득에 따른 수학 학력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와이컴퍼니가 하고자 하는 일은 숙련된 고액 과외 선생들에 의한 후행학습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돕는 일이다. 수학 교육의 양극화를 기술과 콘텐츠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이를 위해 개발한 게 바로 ‘하와이큐브’다. 하와이큐브는 후행학습 커리큘럼을 짜기 위한 알고리즘과 데이터, 콘텐츠 등이 모두 담긴 ‘엔진’이다. 박 대표는 “과외 선생의 후행학습 노하우를 디지털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와이컴퍼니의 첫 솔루션인
하와이컴퍼니는 하와이큐브를 개발하며 후행학습에 필요한 각 단계를 탐색, 측정, 추천, 학습으로 구분하고, 여기에 필요한 정보를 지식맵·성취도맵·가중치맵·학습목표맵이라는 네 가지 지도 형태로 수치화하고 도표화했다. 가령 지식맵은 정규교과 136개 단원을 5724 유닛으로 세분화하고, 이를 연관도와 비중에 따라 연결한 형태다.
문제 은행도 구축했다. 초중고 교육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30만 개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자체 교재도 144종이나 발간했다. 각 문제에는 난도, 유형 등 36가지 메타데이터를 덧붙여 세분화했다. 박 대표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전국을 돌며 저자들을 만나 설득했다. 다행히 후행학습 솔루션 필요성에 많이들 공감해 주시면서 37명의 저자와 감수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와이매쓰는 LMS에 하와이큐브를 결합한 솔루션이다 / 출처=IT동아
하와이컴퍼니는 우선 하와이큐브를 학원용 LMS(학습 관리 시스템) 형태로 서비스화한 ‘하와이매쓰’를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학원 운영에 필요한 LMS 기능에 하와이큐브를 통한 후행학습 솔루션을 결합했다. 학생들이 학원을 통해서 개인 맞춤형 후행학습 교재를 숙제처럼 받을 수 있는 형태다. 현재 전국에 1500개 학원을 지점으로 둔 대형 수학 프랜차이즈 업체와 사전 계약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의 시드팁스도 하와이컴퍼니에 힘을 실었다. 인포뱅크를 통해 시드팁스에 참여한 하와이컴퍼니가 과제 결과물로 개발한 게 바로 하와이매쓰다. 박 대표는 “시드팁스의 투자와 지원 덕분에 하와이큐브를 활용한 첫 비즈니스 모델인 하와이매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와이매쓰의 학생별 진단평가보고서 내 단원별 취약개념 분석 화면 / 출처=하와이컴퍼니
올해 6월을 목표로는 학생들이 직접 가입해서 이용할 수 있는 B2C 서비스인 하와이클래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교과서나 참고서의 문제 풀이 결과를 입력하면 이를 평가해 결손 개념을 보충할 수 있는 후행학습 커리큘럼과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월 8800원 구독료만 내면 되니 과외에 비해 가격 접근성도 뛰어나다. 하와이클래스를 공교육에도 연계할 수 있도록 교사용 서비스 또한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50여 개 학교에서 관심을 보이며 테스트 신청을 했다.
오는 8월에는 팁스 과제로 솔루션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고도화하고, 올해 말에는 프리A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도 준비한다. 박종화 대표는 “국가별 진도 커리큘럼을 달라도 후행학습은 모두 같다”면서 “현지 교육 업체들과 협력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베트남, 호주 등에서 현지 업체들과 이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와이컴퍼니는 에듀테크산업협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왼쪽부터 박종화 하와이컴퍼니 대표와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 / 출처=하와이컴퍼니
박종화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 수학 교육의 양극화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현상이 교육 시장에도 나타나면서 지방에서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를 접하기 힘들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그러면서 “지역,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보편적이고 공평한 기회를 가질 있게 하는 게 하와이컴퍼니의 목표이자 기업 철학”이라며 “앞으로 우리 외에도 후행학습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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