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의 명칭은 모두 동일하게 ‘정식’이지만 음식점마다 그날의 메인 요리도, 밑반찬도 조금씩 달라진다. 물론 매일 똑같은 음식을 내놓는 곳도 간혹 있긴 하다.
주로 점심시간에만 판매되는 정식 메뉴는 국과 밥을 기본으로 5~6가지 밑반찬으로 구성되고 메인 요리만 거의 매일 달라진다. 특별히 그날의 메인 요리를 공개하지 않고 정식을 내는 음식점의 경우 복날이라면 메인 요리가 삼계탕이 될 수도 있고,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지는 겨울날에는 제주도식 뼈해장국을 내기도 한다. 리뷰어 라라도 정식을 먹으러 집 근처 음식점에 갔다가 제주도식 뼈해장국을 우연히 처음 맛봤던 기억이 있다. 고등어구이나 갈치조림, 갈치구이도 간혹 메인 요리로 등장하고, 삼겹살 구이를 메인으로 내는 곳도 있다.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메인 요리가 무엇일지 알 수 없으니 간혹 낭패를 볼 때도 있긴 하다. 올레길을 걷다 들렸던 한 음식점에서는 그날의 정식이 소머리국밥이었는데, 일행 중 절반 정도가 소고기를 먹지 않아 잠시 난감했었다. 다행히도 재료가 있었는지 급하게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셨다.
1인 8000원의 동홍동유명한식당의 정식(고등어구이)
보통 정식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은 횟집, 흑돼지구이를 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점심시간 손님들을 위해 정식 메뉴를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동홍동유명한정식에는 메뉴가 '정식' 단 하나뿐이다. 그래서인지 메인 요리도 정해져 있다. 월수금에는 고등어구이가, 화목에는 제육볶음이 제공된다. 정식만 판매하는 집이라 저녁 장사는 하지 않으니 영업시간도 오전 10:30부터 오후 3:00까지다. 2인 이상이어야 한다는 건 아쉽지만 서귀포 시내에서 8000원에 고등어구이나 제육볶음을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12시를 전후해서는 몇 개 되지 않는 테이블이 꽉 차버리니 점심식사를 할 요량이라면 11:30 이전에 미리 자리를 잡는 게 좋고, 3시까지 영업을 하니 식사 시간을 놓치고 브레이크타임에 걸렸다면 그런 날 찾아도 좋다.
리뷰를 위해 각각 다른 요일에 ‘유명한정식’을 찾아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을 모두 맛봤다.
● 고등어구이 (월수금)
고등어구이가 나오기 전 차려진 밥상.
고사리나물, 깻잎, 호박볶음, 감자조림, 소시지오뎅볶음 등 반찬만 11가지에 셀프 서비스로 만들어먹는 계란프라이까지 더하니 무려 12첩 반상이다. 밥과 함께 나온 국은 제주도 가정식으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된장국이다. 육지의 된장국과 달리 제주도의 된장국은 무나 배추 등을 넣어 끓이는데 상당한 감칠맛이 있다. 제주식 된장국은 가시리 두루치기 전문점에서 처음 접했었다. 육지의 그것과 비주얼이 달라 처음엔 ‘대략 난감’ 같은 기분이었는데, 맛을 보니 끌리는 뭔가가 있다.
잡곡밥에 심플한 된장찌개가 그대로 건강식이다.
유명한정식은 반찬들이 모두 간이 세지 않아 고등어구이를 기다리는 동안 자꾸 젓가락이 간다. 최소 1번 리필은 기본이다.
기본 12가지 반찬의 동홍동유명한정식.
잠시 반찬 공략을 하고 있자니 나온 고등어구이.
큼지막한 사이즈에다 살도 토실토실하다. 대략 12000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 횟집 등의 고등어구이와 비교해도 훨씬 나으면 나았지 덜하지는 않다.
고등어구이는 월수금에 제공된다.
● 제육볶음 (화목)
제육볶음을 맛보러 찾은 날은 반찬 종류가 좀 달랐다. 가짓수는 같은데 쌈용으로 먹기 좋은 마늘장아찌와 생미역이 있고, 쌈채소로는 배춧잎이 나왔다. 고소함 가득한 배춧잎이라니~~ 야채 가격이 만만치 않은 요즘이라 ‘배춧잎도 리필되나요?’ 물으니 얼마든지 요청하란다.
8000원의 집밥 정식
그리고 나온 이날의 메인 요리. 제육볶음에 빨간색이 없는 걸 보니 맵지는 않은 모양이다.
쌈을 싸지 않고 그냥 먹어보니 약간 심심한 느낌이다.
하지만 고소함 가득한 쌈배추에 고추와 마늘장아찌, 그리고 쌈장을 올리면 오히려 약간 심심한 제육볶음이 더 나은 선택이란 걸 금세 알게 된다.
화목에 제공되는 동홍동유명한식당의 제육볶음.
이 집은 동홍동의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은 거의 오지 않는다. 잘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소셜에 정보가 넘쳐나는 관광객 대상 음식점들은 가격만 높고 실속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이렇게 숨어 있는 찐도민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 같다. 현지인들은 관광객이 주로 가는 음식점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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