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이명호 기자 = 제3지대 정치 세력의 결집으로 탄생한 개혁신당이 출범 초기부터 내부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을 떠나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준석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후 개혁신당에 합류한 이낙연 공동대표 사이에서 총선 주도권을 둘러싼 심각한 다툼이 발생했다.
양측은 선거 정책 지휘권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및 공천 문제를 중심으로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선거 정책 지휘권과 최고위 결정을 통한 배 전 부대표의 비례대표 불출마 선언 및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 지도부 전원의 지역구 출마를 이낙연 공동대표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선거 총괄 전권이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있으며, 최고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배 전 부대표 문제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갈등은 3차 정례 최고위 회의가 취소되면서 더욱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예정했다가 취소하고 최고위에서 표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최고위 회의에서는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 운동 지휘권을 위임하고 심사위원회 설치를 참석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개혁신당 최고위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등은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으며, 김 최고위원은 "선거 운동 전체를 이준석 개인한테 맡기는 건 민주 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전두환이,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를 만들어 다 위임해달라며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르냐"라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 2월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입장문까지 냈다.
새로운미래 출신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준석 수령의 조선노동당으로 가는 것"이라며 "이건 합당 파기하자는 것 아니냐.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공동대표는 "지지율 정체와 초기 혼란에 빠진 당을 더 강하게 이끌기 위해 제가 더 큰 역할을 맡게 된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뒤에 서 있을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기존 개혁신당 출신인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사당화는 과한 표현인 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지도부와 실무자끼리 소통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절차적인 정당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절차를 다 지켜서 진행했다"며 "기존 사안들을 서로 실무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향자 원내대표는 "지금 기싸움하고 주도권 싸움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안과 정책 제시보다 세력 규합에 매몰되면 국민들은 거대 양당보다 개혁신당을 더 먼저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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