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건설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폐업‧부도 행렬이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있다. 대부분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밖의 중견 건설사들이었다. 실제로 인천에 있는 영동건설(시공능력평가 176위), 선원건설(126위), 새천년종합건설(105위) 등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9위를 기록한 광주‧전남 대표 건설사인 한국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사의 폐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5월 말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1~5월(26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하면 폐업 신고 기업 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달 말 기준 폐업 공고를 낸 전문건설사는 총 1301곳에 달했다.
건설업계의 보릿고개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에 그칠 것이라 전망이 나와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1일 개최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민간 수주가 토목과 건축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전년 대비 16.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자 건설사들이 수익성 높은 사업만 선별적으로 수주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전체 수주 감소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건설 투자 규모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2년부터 이어진 착공 감소 영향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가 모두 부진해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 도움이 되는지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설 사업자와 디벨로퍼(개발자)의 81%는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이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건설 사업자는 꼽은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은 '브릿지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26%)'였다. 이밖에도 ▲실효성 있는 미분양 해소 대책 시행 ▲중도금 대출과 잔금 대출 제한 완화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등이 각각 14%를 차지했다. 더불어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36%가 사업성 있는 사업장에 대한 확실한 지원체계 구축을 꼽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향후 1년 내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임의적 분양가 규제 금지, 건축비 현실화, 금융조달 애로 해소, 미분양 대책 마련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