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나 국도 등에 설치된 다양한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는 운전자를 지치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물론 규정 속도를 준수해야 하지만, 정체를 뚫고 나가거나 장시간 운전이 이어지는 경우 밟을 수 있을 땐 좀 밟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운전’을 습관처럼 하는 운전자가 많은데,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단속 구간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이런 주행이 더 만연해 있다. 그렇다면, 흔히 “저건 깡통이야”라며 무시하는 이동식 단속 카메라에는 진짜 카메라가 없을까?
글 김현일 에디터
실제로 빈 부스가 더 많다 그래도 충분히 효과 있어
이동식 단속 카메라에서 ‘이동식’의 의미는 카메라가 그때그때 위치를 이동하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즉, 특정 구간에 설치된 다수의 부스 중, 때에 따라 카메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전국 1,000여 개의 부스 가운데 2~30%에만 카메라가 들어있다고 한다.
이는 부스 설치 비용이 단속카메라 구매 및 유지 비용보다 저렴하기 때문인데, 경찰에 따르면 단속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속 부스를 보고 급제동하는 차들 때문에 사고 위험이 오히려 크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동식 단속 카메라의 측정 거리는 1.2km 정도여서 렌즈를 확인하고 급감속해도 전혀 소용이 없다.
고정식에도 가짜 있다? 진짜라고 믿는 게 낫다
이동식 단속 카메라뿐만 아니라, 고정식 단속 카메라 역시 가짜가 많다는 속설이 있다. 2000년대 중반에 실제로 가짜 카메라를 설치한 정황이 드러나 운전자를 기만한다는 항의가 빗발친 적이 있었다. 여론이 들끓자 경찰청은 모형 카메라를 모두 철거했고, “요즘도 가짜 카메라 아닌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카메라들이 종종 보이지만 방범용 혹은 정보 수집용 카메라가 아니라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
고정식 단속 카메라의 작동 원리는 노면에 매립된 두 개의 센서를 통해 2~30m 간격에서의 차량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바닥에 센서가 없는 경우 가짜 카메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2017년부터는 레이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대적인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오히려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점점 진화하는 단속 수단 법규 준수가 가장 바람직
카메라가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별해가며 난폭운전을 일삼는 운전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2007년부터 도입된 것이 구간단속이다. 특정 구간의 시작과 끝 지점을 통과하는 시간과 속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구간단속 구간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정속주행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종료 지점을 거치지 않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차량이나, 종료 지점을 막 통과한 차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속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 암행순찰차 단속이나 스팟 이동 카메라 단속을 진행, 현장에서 딱지를 끊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결국, 나와 타인의 안전을 위해 지정차로, 규정 속도 등 교통 법규를 준수하는 운전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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