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슈로 출고 기간 여전해 순정 내비 옵션 유무 차이 크다 소비자들 의견도 크게 갈린다
자동차를 사는 데 있어 옵션 선택은 두근거림과 걱정으로 가득 찬 과정이다. 앞으로 몇 년을 타고 다닐 차의 옵션 선택에 따른 성능, 편의 사항의 변화는 운전자의 안전과 주행, 그리고 편안함에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옵션 선택에 있어서 신중함을 기한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의 옵션은 무엇을 넣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뺄지에 대한 고민의 대상이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옵션이 바로 내 차의 출고 기간을 결정하는 옵션, 순정 내비게이션이다.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글 오대준 수습 에디터
내비 유무로 1년 가까이 갈린다 요즘은 내비가 내비가 아니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우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여러 편의 사항들에 지장이 갔는데, 순정 내비게이션은 이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옵션이다. 내비게이션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일명 MCU의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자동차 생산량의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기아 자동차는 연초 이미 내비게이션 옵션 미선택 시 1달 안에 출고를 지원한다는 강수를 두기도 했을 정도로 이는 자동차 업계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문제이다.
다만 내비게이션은 최근 단순히 내비게이션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이는 최근 점점 커지는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의 크기, 그리고 여기에 탑재된 내비 기능 외의 다양한 편의 사항이다. 또한 묶음 옵션으로 현대자동차는 순정 내비 옵션에 블루링크를 포함시켰는데, 이 역시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내비 옵션은 단순히 내비 만을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찬성 ‘요즘 누가 순정 내비 쓰냐’ 반대 ‘감가상각 심하게 맞는다’
최근에는 순정 내비가 아니라 티맵, 카카오 맵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내비를 사용하는 것이 추세이다. 즉, 굳이 애플리케이션 내비보다 성능도 안 좋고, 옵션 가격도 절대 저렴하지 않으며, 최근에는 출고 기간까지 대폭 지연시키는 거추장스러운 옵션을 굳이 왜 넣느냐는 것이 내비 옵션을 제외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반면에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대부분 자차를 시간이 지나서 중고차로 매매할 것을 원한다. 그리고 내 차를 매입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모든 옵션을 갖춰서 값을 높이거나 적어도 적정 가격을 방어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순정 내비 역시 심각한 감가상각을 맞지 않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인 것이다. 또한 볼보를 비롯해 순정 네비를 티맵으로 출시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만하다.
그만큼 출고 기간 심하다는 말 네티즌, 격렬한 갑론을박
단적으로 최근 나타나는 내비 옵션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내비 옵션이 필요하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출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차를 사는 데 고민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기아자동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는 내비 옵션만을 배제한 마이너 옵션 출시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네티즌들은 역시나 해당 옵션 유무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순정 내비가 있어야 든든하다’, ‘순정 없으면 좀 썰렁해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이 있던 반면, ‘폰, 타블렛 거치대에 놓고 쓰면 쓸모없는 옵션’이라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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