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상을 마치고 아파트 단지 입구에 다다를 때쯤, 모든 운전자는 ‘제발 있어라’라는 주문과 함께 주차장 이곳저곳을 살피게 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546만 1,361대에 달하며, 1가구 2차량 시대가 본격화했지만 아파트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2020년 기준 서울시 내 아파트 주차 면수는 총 148만 6,591면으로, 주차 가능 대수가 가구당 0.89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날마다 주차 전쟁 속에 살아가기 때문인지, 비양심적인 주차 행태를 SNS 등 온라인에 고발하는 것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최근, 자동차 2대로 특정 주차 공간을 수년째 독점하고 있는 차주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글 김현일 기자
수년째 좋은 자리 차지
나머지 한 대로 주차 방해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파트 주차 알박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은 12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뜨겁게 화제가 되고 있다. 제보자는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이중주차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수년째 주차 알박기를 하는 몇몇 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라며 몇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올라온 사진에는 지하 주차장 모서리에 주차된 두 대의 차량의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제보자는 “싼타페와 아반떼 동일 차주이며 항상 이 자리를 점령하고 있다”라며 “차주분은 싼타페를 끔찍이 아끼시는데 싼타페 운행할 때는 아반떼 차량으로 다른 사람들이 주차하지 못하게 만듭니다”라고 전했다.
핸들 꺾어 놓고 경고까지
보호 심리 엿보이는 행동
제보자가 올린 사진에는 흰색 아반떼 차량이 주차선을 밟고 있거나 아예 두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싼타페 차량의 타이어가 우측으로 꺾여 있기도 했는데, 제보자는 기둥과 차량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행동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당 차주의 자동차 보호 심리가 엿보이는 정황은 더 있었다. 운행 후 엔진 열을 식히기 위해서인지 보닛을 개방한 장면도 포착되었으며, 차량 앞 유리에는 ‘8군데 카메라 작동 중’이라는 문구를 인쇄하여 끼워 놓기도 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차들이 주차된 곳은 도장상태가 양호해 녹물이나 페인트 가루가 떨어지지 않는 몇 안 되는 자리라고 한다.
“심보가 너무 못됐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제보자는 “주차 알박기 문제는 해결 방안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양심 문제라고 생각하여 저 또한 차량이 두 대였을 때는 아파트 외부에 주차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나 하나 편하자고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제보를 본 네티즌들은, “저 자리만 무너졌으면 좋겠다”, “자기 얼굴에 침 좀 그만 뱉고 살길”, “가난한 이기주의자”, “동네 사람들이 너무 착한 듯…”, “차 앞에 주차하고 빼지 맙시다”, “대단한 지극정성이다”, “창피해서 저렇게 하라고 해도 못 하겠다.”, “저럴 거면 단독주택에 살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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