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여러 선택지를 제공한다. 차량 내외장 색상과 휠 디자인, 각종 편의사양만 해도 선택의 폭이 넓어 고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도 원하는 못 찾아 답답한 고객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몇몇 제조사는 고객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자동차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옵션에 없는 커스텀 색상부터 고객의 요구에 맞춘 특별 사양을 탑재하거나 아예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새로운 차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에 주로 럭셔리카 브랜드에서 맞춤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비스포크, 페라리는 테일러 메이드 및 원 오프, 애스턴마틴은 Q 바이 애스턴마틴, 재규어 랜드로버는 SVO 등의 전문 부서를 갖추고 있는데 오늘은 벤틀리 ‘뮬리너’의 근황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글 이정현 기자
벤틀리보다 오래된 뮬리너
18세기부터 축적된 노하우
벤틀리모터스는 커스텀 오더 서비스를 담당하는 뮬리너가 올해 개인 주문 수 500건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벤틀리 뮬리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치빌더 중 하나로,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는 마차의 승차 공간을 주문 제작했다. 1950년대에는 R-타입 컨티넨탈과 같은 상징적 모델의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기도 했다.
1959년에는 롤스로이스-벤틀리에 인수되어 두 회사의 코치빌더 부서로 자리 잡았고 현재는 벤틀리의 비스포크 모델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브랜드의 역사적인 명차 ‘블로워’를 한정판으로 복원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뮬리너 자체 한정판 모델인 ‘바칼라’, ‘바투르’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새로운 차원의 비스포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자인 팀 신설하기도
1년 만에 고객 85% 증가
벤틀리 뮬리너 팀은 비스포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4년 뮬리너 디자인 팀을 신설했다. 이후 벤틀리의 브랜드 정체성을 충실히 반영한 개인 주문 모델을 디자인 및 생산해 왔으며 작년에는 7년 만에 누적 주문 건수 1천 대를 돌파했다.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500건의 주문을 추가로 받은 것이다.
뮬리너 및 모터스포츠 부문 상품화 총괄 ‘폴 디킨슨’은 “2021년 50%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뮬리너 디자인 팀은 올 한 해에만 전년 대비 85% 증가한 개인 고객과 각 지역 리테일러의 주문을 받아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500건이라는 성과는 벤틀리 디자인 스튜디오와 뮬리너 팀의 지속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500번째 모델은 플라잉스퍼
가능한 조합이 수십억 가지
올해 500번째 뮬리너 비스포크 서비스의 주인공은 플라잉스퍼 S 하이브리드를 주문한 영국 고객이다. 그는 새로운 외장 컬러인 ‘스파크 블루’에 블랙 라인 스펙을 조합한 외관 디자인과 모노크롬 카본 파이버 베니어, 클라인 블루 가죽 시트 등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택했다.
편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벤틀리 모델에는 뮬리너 22인치 휠과 다이아몬드 인 다이아몬드 퀄팅 등 뮬리너 드라이빙 사양이 적용된다. 벤틀리 관계자는 “뮬리너는 현존하는 가장 광범위한 색상 조합 및 무제한 인테리어 옵션을 통해 수십억 가지의 독특한 구성을 제공한다”며 “컨티넨탈 GT에서 지정할 수 있는 옵션 조합의 경우 170억 가지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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