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자동차 얘기에서 벗어나자면, 미국은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다. 대신 자국 리그만으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미식축구가 미국의 대표 국기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미식축구 리그인 NFL에서 최강자를 가리는 경기가 슈퍼볼이며, 이 경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단일 경기로 꼽히기도 했다.
이 슈퍼볼 중계 중 광고는 단가가 가장 비싼 것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여기에 기아자동차가 광고를 선점했다고 한다. 그 주인공은 기아의 북미 시장 최고의 효자 상품이라 평가받는 준대형 SUV인 텔루라이드이다. 오늘은 이 광고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한 후, 북미에서의 텔루라이드의 인기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자.
글 오대준 기자
쪽쪽이 두고 온 아버지
텔루라이드로 달린다
광고는 가족 여행을 간 상황에서 막내의 공갈 젖꼭지, 일명 ‘쪽쪽이’를 두고 온 아버지가 다시 집으로 달려가 이를 챙겨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특히나 이를 SNS에 올린 첫째 딸로 인해 아버지는 유명세를 얻게 되고, 그를 알아본 사람들의 도움으로 공도가 아닌 여러 길을 달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텔루라이드는 공사 현장과 산과 나무로 가득한 오프로드, 도로, 경기장, 물가를 달리며 공중으로 날아가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훌륭한 주행을 선보인다. 다사다난한 주행 끝에 아버지는 아이에게 쪽쪽이를 전달하는 데 성공하지만, 사실 색깔을 잘 못 가져왔음을 깨닫게 되면서 광고는 마무리된다. 이에 대해서 쪽쪽이를 챙기지 못한 경험에 대해 공감하는 네티즌들이 많았으며, 동시에 텔루라이드의 주행을 멋지게 담아낸 광고에 감탄하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웃돈 주고도 못 구해
평가로나 판매량으로나 성공
텔루라이드는 기아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준대형 전략 모델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말 그대로 미국차 느낌이 물씬 나는 전면부 디자인과 거대한 차체로 인해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딜러에게 1, 2천만 원의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텔루라이드는 처음 출시되었던 2019년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여 출시 반년 만에 6천 대를 돌파했으며, 2020년 북미 올해의 SUV에 선정, 나아가서는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에 기아 쏘울 EV가 선정되면서 기아 역사상 국제 시장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던 때이기도 하다.
전략 모델 최고의 성공
네티즌 ‘진짜 멋있긴 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략 모델을 상당히 잘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며, 기아의 텔루라이드와 함께 인도의 크레타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텔루라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들과 수많은 경쟁자가 도사리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기아에게 승리를 가져다줬으며, 이후 EV6가 북미에 출시되어 호평받을 수 있었던 기단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네티즌들은 텔루라이드의 슈퍼볼 광고 출연에 대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 네티즌은 ‘저런 경험, 아버지라면 누구든지 겪어 봤을 일이라 너무 공감된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으며, ‘중간에 오프로드 달리는 텔루라이드 나올 땐 탄성이 자동으로 나오더라’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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