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 등 영국 브랜드 자동차들은 잔고장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전동 트렁크가 작동하지 않거나 후방 카메라가 켜지지 않는 현상은 애교 수준이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저속에서 사용 시 스티어링 휠 정렬 불량, 심지어 시동이 꺼지는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랜드로버는 서비스센터에 입고 중인 차, 일상에서 타고 다닐 차, 예비 차량까지 세 대를 구매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작년 한국 시장에도 출시된 신형 레인지로버는 구형의 심각한 품질 문제가 개선되리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지만 역시나 결함투성이 타이틀을 놓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신형 레인지로버 차량에서 날카로운 고주파 음이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글 이정현 기자
노래 크게 틀어도 들려
쌓여가는 정신적 고통
올해 초 신형 레인지로버 차량을 출고한 A씨는 운행할 때마다 발생하는 고주파 소음에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레인지로버의 시작 가격은 2억 원대지만 A씨가 구매한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비스포크 모델로 약 3억 원에 달한다. A씨는 “서비스센터는 이미 해당 문제를 알고 있지만 기다려 보라는 말 외에 조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동일 모델을 운행하는 차주 B씨는 “뒷좌석에 탄 자녀들도 소음이 들린다고 하고 노래를 크게 틀어도 소음이 묻히질 않는다”라며 “한 번 소음을 인지하고 나니까 정신이 예민해지고 차를 타기 싫어질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일반 모델 외에도 레인지로버 스포츠, 레인지로버 벨라, 레인지로버 이보크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이 존재한다. 이번에 제기된 고주파 소음 문제는 일반 레인지로버 차량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레이크 시스템 문제일까
페달 들어 올리면 멈추기도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형 레인지로버의 시동을 켜고 주행할 때와 신호 대기 등의 상황에서 오토 홀드를 활성화해 정차하고 있을 때, 주차 후 P 레인지 혹은 N 레인지로 변속했을 때 등 차량을 운행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고주파 음이 발생한다. 다만 차에 타고 있는 내내 소음이 발생하지는 않으며 그 빈도가 간헐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레인지로버의 고주파 소음 발생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한 차주의 영상에 따르면 브레이크 페달 위치가 정상일 때 발생하던 고주파 소음이 페달을 들어 올리자 사라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로 추측해 볼 수 있으나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의도적으로 들어 올릴 일은 없는 만큼 고주파 소음을 차단하기는 어렵다.
국산차도 비슷한 사례 있어
“본사 측에 문제 보고했다”
한편 쉐보레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에서 고주파 음이 발생하는 유사 사례가 있었다. 기아 EV6는 브레이크 시스템 대신 PTC 히터 커버와 내부 콘덴서의 간섭으로 고주파 소음이 발생해 작년 무상 수리가 진행되기도 했다.
고주파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레인지로버 차주들은 “브레이크 쪽 방음 처리에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2~3억 원짜리 차에서 이런 결함이 생긴다니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한 차주는 “사설 업체에서 1,000만 원짜리 방음 시공을 했더니 고주파 음이 안 들리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영국 본사에 해당 문제를 보고했으며 해결 방안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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