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은 자동차가 나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움직이면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일 것이다. 보통 이는 차가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고 급발진하는 형태로 발생하곤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인으로 의심되는 결함을 자동차 운전자, 혹은 그에 따라 소를 제기한 측에서 검증해야 했다는 것이다.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해당 기업의 상품 결함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이 최근 변화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지난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의 유가족들이 제기한 국민 청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해당 사고와 함께 청원 내용, 그리고 전망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 오대준 기자
탑승한 아이는 사망 유가족이 증거 확보
지난 2022년 12월 6일 강릉에서 발생한 해당 사고는, 주행 중 갑작스럽게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고속으로 주행, 공중으로 치솟은 뒤 배수로로 추락하면서 벌어지게 되었다. 이 사고로 차에 탑승해있던 12살 탑승자 ‘이도현’ 군이 사망했으며, 운전 중이던 이도현 군의 조모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이후 형사입건이 되었다.
도현 군의 유가족들은 아이를 떠나보낸 것에 이어 부모가 형사입건되는 상황에 충격을 받았고, 경찰에 급발진 결함이 의심된다는 점을 어필, 증거를 요구했으나 비협조적으로 반응했고, 결국 CCTV와 블랙박스를 포함한 증거들을 유가족이 직접 찾아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해당 영상들을 통해 사고 장면을 계속해서 보아야 했을 유가족의 심정은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
비협조적인 기업과 경찰 결함 인정 사례는 없어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증거 제시에 비협조적이었던 경찰, 그리고 유가족이 직접 사고 차량의 사고 기록 장치를 제조사에 요청하다 일반인에게는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유튜버이자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으며, 국민 청원과 매스컴을 통해 공론화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된 것이 현재 상황이다.
다만 국내에서 자동차 결함 의심으로 제기된 소송에서 기업이 패소한 사례는 사실상 단 한 번도 없었다. 또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 당사자, 혹은 유가족들이 증거를 수집한다는 것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지나치게 기업 친화적이라는 비판이 오랜 시간 제기되어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공론화에도 대중이 적극적이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야 고통은 남은 이들의 몫
심지어 이번 사고 차량은 지난 2021년에도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하여 운전자가 저수지에 빠져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는데, 강릉 사건에 이 사건 역시 더해지면서 이번 국민 청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물론 아직은 그 결과는 더 지켜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진행되든, 결국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유가족들의 상처도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건이 반드시 객관적인 증거들을 바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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