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전국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무려 2,550만 3,078대이다. 덕분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물론이고 마트나 식당을 찾을 때마저도 주차 걱정이 앞선다. 사람이 몰리는 곳이면 어디든 주차 전쟁이 벌어지다 보니 여행지에서 요금을 비교하며 차 댈 곳을 찾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최근, 전주의 한 시중은행 주차장이 삼일절을 맞아 평소보다 주차 요금을 10배 올려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은행은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해 연휴를 맞아 명소를 찾은 관광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글 김현일 기자
30분당 만 원 결제된 주차 요금
심지어 안내문은 구석에만 부착
MBC 취재에 따르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해당 은행 주차장은 전주 시민과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더러 찾던 곳이라고 한다. 은행은 기존 30분에 천 원이었던 주차요금을 3월 1일부로 인상했지만 사실을 고지한 안내문은 주차장 구석 한 곳에만 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주차장을 찾았던 운전자들은 30분당 만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요금에 당황했고, 화가 난 이용객들이 차단기를 부수는 등 항의하자 뒤늦게 안내문을 여러 곳에 배치했다고 한다. 심지어 안내문에 공지된 요금은 30분에 5천 원이었는데, 은행 측은 내부 의견 수정안을 실무자가 실수로 누락시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고 해명했다.
항의 빗발치자 오류 인정
요금 재조정 및 환불 조치
요금 인상을 시작한 날이 공휴일이었다는 점에서 일부 관광객들은 주차료 장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은행 측은 “은행 고객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을 인상했다”라고 밝혔지만, 이를 빌미로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은행 측은 요금 인상을 사전에 알리지 못한 점과 시스템 적용에 실수가 있었던 점을 인정하고 시정 조치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해당 은행 주차 요금은 다시 30분에 천 원으로 조정되었으며, 은행은 피해 고객에게 과다 청구된 금액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양쪽 다 똑같아”
네티즌들의 반응
주말이나 연휴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경우, 민원이나 주변 상권을 고려해 지자체 차원에서 공영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별도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시내 중심부는 부지 마련이 쉽지 않아 개구리 주차 등 불법 행위도 성행하고 있다. 이 같은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민간 주차장을 포함한 주차 면수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주차 요금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확하게 여러 곳에 고지를 했어야죠”, “고객은 무료라고 했으면 전혀 문제없다고 봄”, “얼마나 당했으면 저럴까”, “주말에 주차할 데 너무 없긴 하니까”, “은행 땅인데 은행 맘대로 해야지”, “공휴일에 은행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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