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완성차 제조사 대부분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끝냈다. 8월 3일 KG모빌리티가 가장 먼저 올해 임단협을 마쳤으며, 현대차는 21차에 달하는 교섭 끝에 5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이뤘다고 12일 밝혔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도 잠정 합의안을 최종 통과시켜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가운데 기아 노조는 여전히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특근을 거부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0월 2주 차부터 중단 교섭 종료 전까지 지속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주 열린 2차 쟁의행위대책위원회(이하 쟁대위)에서 교섭 종료 때까지 일체의 생산 특별 근무(특근)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안전사고 및 신차를 제외한 사측과의 각종 협의와 모든 회사 교육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를 앞당기기 위한 추가 생산 조치가 특근이다. 특근은 주말, 공휴일 등을 이용해 진행되며, 노사는 부품 발주 등을 위해 2~3주 전 특근 일정 등을 합의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기아 노조 측은 10월 2주 차부터 모든 특근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차종 1~2개월 대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년
기아 영업 일선에 따르면 대부분 모델의 이번 달 예상 납기가 1~2개월로 확인된다. 모닝이 3~4주로 가장 빠르며 K8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EV6는 4~5주로 약 한 달, 카니발은 4~6주, 레이, 니로 EV 및 니로 플러스, 모하비는 5~6주가량 기다려야 한다. K9은 5~7주, 니로 하이브리드는 6~7주 소요된다. 셀토스 2.0 가솔린은 1.5개월, K8 LPG 사양, K5는 7~8주로 최대 2개월이면 출고된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쏘렌토는 문제가 된다. 쏘렌토는 지난달 1만 190대가 팔리며 중형 SUV 부문은 물론, 국내 단일 차종 판매량으로 그랜저를 넘어 1위에 올랐다. 높은 인기만큼 납기일도 다른 모델에 비해 긴 편인데, 가솔린과 디젤은 2~3개월이 소요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12개월로 현대차그룹 전체 라인업을 통틀어 출고 대기가 가장 길다.
고용 세습 조항 끝까지 사수 사측 추가 제안도 소용없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노조 특근 거부에 따른 여파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약 후 출고까지 최소 1년 이상을 내다보는 분위기다. 한편 기아 사측은 노조에 기숙사 신축 및 직원 자녀의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추가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지적한 고용 세습 조항 삭제를 두고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단협 제27조에 담긴 해당 조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 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21세기인데 음서제도가 있네”, “재벌 세습은 그렇게도 욕하더니 내로남불 끝판왕을 보여주네”, “배가 아주 불렀구나”, “너네들 연봉 반만 줘도 일할 사람 차고 넘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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