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차는 구매, 운용 비용을 경비 처리해 연간 1억 5천만 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구매한 고가 차량을 업무 외 사적인 용도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예전부터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올해부터 연두색 배경의 법인차 전용 번호판을 도입했다. 가격 8천만 원 이상 법인 차량이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를 회피할 꼼수가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 법인차 번호판 도입 전부터 우려됐던 일인 만큼 제도적 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의 꼼수 ‘다운 계약서’ 유도
법인차 번호판이 도입된 지 2달 여가 지난 요즘 연두색 번호판을 단 고급차가 하나둘씩 보인다. 아직 흔하지 않은 만큼 실물을 봐서 신기하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곤 하는 상황이다. 8천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의 판매량이 증가세이며 과반수가 법인차임에도 아직 연두색 번호판을 보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수입차 업계에서는 법인차 번호판을 회피할 수 있는 꼼수가 암암리에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차량 가격보다 낮은 가액을 기재하는 이른바 ‘다운 계약서’다. 8천만 원 초과 차량의 금액을 계약서상에는 8천만 원 아래로 낮춰 작성하고 표면상 할인을 한 뒤 실제 차액은 별도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무의미해진 도입 취지 꼼수 대비책조차 없어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 슈퍼카보다는 8천만 원을 약간 웃도는 수입차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은 “세금계산서 할인 넣으면 법인 번호판 안 달고 출고할 수 있다”. “렌터카 할인을 적용하면 5~6% 정도 낮아지는데 그거 받으면 8천만 원 아래로 떨어진다”며 제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 용도의 고가 차량을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폐단을 줄이고자 시행된 법안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이 같은 꼼수는 법인차 번호판 도입 전부터 언급됐으나 어떠한 대비책도 마련되지 않아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진다. 국토부는 꼼수 판매를 막기 위해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뻔한 보여주기식 정책” 강도 높은 비판 이어져
한편 국회 기획 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인차 번호판 제도가 시행된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중 법인 명의는 4,800여 대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60% 감소한 수치다. 이 가운데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법인차는 1,661대에 불과했다.
네티즌들은 “애초에 가격 기준을 8천만 원으로 정한 게 넌센스”. “가격 상관없이 법인차 모두에 달고 기존 법인차에도 소급 적용했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상호명이랑 로고가 보이도록 전체 랩핑을 의무화하는 게 더 효과적일 듯“. “있으나 마나인 무쓸모 법안”. “연두색 번호판이 부의 상징이라면서 치켜세우는 것도 웃기더라”. “규제의 목적은 없고 뻔한 보여주기식 정책”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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