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는 2018년 새로운 스페셜 세그먼트 아이코나를 론칭하고 812 슈퍼패스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한정판 스페셜 모델 몬자 SP1과 몬자 SP2를 선보였다. 버추얼 윈드 실드를 적용해 특이하게 윈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SP1과 SP2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모델이며, 차이점이라면 SP1이 1인승, SP2가 2인승이라는 점이다. 총 200대 생산되었다.
최근 페라리 피날리 몬디알리 행사에서 세 번째 아이코나 모델인 데이토나 SP3를 공개했다. 1960년대 레이싱 카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고성능 엔진에 최첨단 공기역학 성능, 신소재 등을 사용하는 등 페라리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페라리의 역사를
기념하는 아이코나 시리즈
우선 페라리 아이코나 시리즈가 어떤 것인지부터 살펴보자. 아이코나 시리즈의 핵심은 페라리의 오랜 역사를 기념하는 것으로, 단순히 특정 모델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 아닌 특정 시기에 나온 여러 차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리고 가장 혁신적인 소재와 기술을 사용해 페라리 스타일링을 재해석한다.
실제로 2018년 공개되었던 몬자 SP1, SP2의 경우 바르게타 라인업 중 하나인 166MM과 1950년대 페라리 레이싱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750몬자, 860몬자 등 여러 차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토나 SP3는 1967년 데이토나 24시 레이스에서 1위, 2위, 3위를 모두 차지한 330P3/4, 350 캔암, 512 S에서 영감을 얻었다.
데이토나 SP3
디자인 살펴보기
데이토나 SP3는 1967년 레이싱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현재 스타일로 재해석한 모습이다. 곳곳에 해당 차량들의 디자인 특징들이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직선과 곡선이 잘 어우러져 있어 날카로움과 볼륨감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전면을 살펴보면 그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좌우에는 에어커튼이 존재하며, 블레이드가 설치되어 있어 공기 흐름을 유도한다.
에어커튼 위에는 헤드램프가 적용되어 있는데, 옛날 차에 존재하는 팝업 기능이 있다. 물론 전조등 자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아니고, 커버가 열리고 닫히는 방식이며, 그마저도 전조등 부위 중에서 일부분만 열리고 닫힌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요즘 페라리들처럼 슬림하고 길게 되어 있다.
측면은 전형적인 슈퍼카의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컨버터블 방식이 아닌 타르가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상단 루프는 하드톱이며, 수동으로 탈착하는 방식이다. 특이하게 전면 윈드실드가 A필러를 넘어 도어 일부분까지 연장된 모습이다. 심지어 도어를 열어도 연장된 부분이 전면 윈드실드에 고정되어 있다. 다른 차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다. 그리고 사이드미러가 보닛에 부착되어 있다.
측면을 살펴보면 페라리의 공기역학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몇몇 슈퍼카들에 적용되는 액티브 에어로 솔루션을 제거하고 고정된 방식의 패시브 에어로 솔루션으로 공기역학을 제시하고 있다. 측면 곳곳에 공기역학을 신경 쓴 흔적이 보이며, 측면만 봐도 공기가 어떻게 흐르는지 쉽게 예상이 가능할 정도다. 버터플라이 도어에는 측면에 장착된 라디에이터로 공기를 내보내는 에어박스가 통합되어 있다.
후면 디자인은 상당히 개성 있는 모습이다. 볼륨감 넘치는 휠하우스와 더불어 일직선의 블레이드가 반복된 모습이다. 상단에는 블레이드와 잘 어우러지는 일자 형태의 테일램프가 적용되어 있다. 후면 중앙에는 둥근 사각형 현태의 듀얼 머플러가 적용되어 있고, 그 하단에는 범퍼가 존재하는데, 범퍼 전체가 디퓨저 기능을 수행한다. 외관 디자인은 어느 쪽으로 보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실내는 페라리의 최신 스타일이 적용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296 GTB나 SF90과 비슷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지만 송풍구와 공조 버튼이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그래서 그런지 디자인이 더 심플해 보인다. 스티어링 휠과 센터 콘솔은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계기판은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중앙 디스플레이는 다른 차들처럼 없다.
시트는 섀시와 통합된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게 감량을 위해서 채택한 방식이다. 엉덩이 쪽은 푹 들어가 있고, 다리 받침대도 존재해 실내에 들어가 착석하면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자세를 잡아준다. 그리고 레이싱카에 적용되는 4점식 안전벨트가 적용되었다.
도어 패널 디자인은 실내를 시각적으로 넓혀준다. 어깨 높이에 있는 문 패널의 가죽 패딩이 스포츠 프로토타입과 연결성을 강화하고 랩 어라운드 효과를 더욱 부각시켰다.
차체에 적용된
각종 첨단 소재
데이토나 SP3에는 F1 차량에 활용된 최첨단 복합 소재들이 적용되었는데, 양산차 중에서는 라페라리 이후로 처음으로 적용되는 소재다. 먼저 항공기에 적용되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탄소 섬유가 폭넓게 적용되었다. 기본적으로는 T800 탄소 섬유를 사용하고, 도어와 창틀에는 T1000 탄소섬유를 사용해 강성을 높였다.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에는 탄성이 높은 케블라 소재를 사용했다. 이 역시 F1에서 활용했던 오토클레이브 경화 기술을 활용해 라미네이션 결함을 제거했다. 타이어는 피넬리가 데이토나 SP3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피 제로 코르사 제품을 활용했다. 접지력이 낮은 상황에서 자동차의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건조하거나 습한 환경에서 최적화되어 있다.
812 컴페티치오네 엔진 개량
극강의 성능을 발휘한다
데이토나 SP3에는 812 컴페티치오네에 장착된 V12 엔진을 개량했다. 엔진 배치부터 신경 썼는데, 유체역학 효율은 물론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기 위해 후방, 중앙 위치로 재배치했다. 엔진에는 강철보다 40% 더 가벼운 티타늄 연결봉을 사용하고, 피스톤도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
새로운 피스톤 핀은 DLC 처리를 통해 마찰계수를 줄여 성능과 연료소비량을 개선했다. 크랭크축도 재조정해 3% 더 경량화했다. 그 외 F1에서 파생된 슬라이딩 핑거 팔로워 방식의 밸브 개폐, 재설계된 흡기 시스템, 최적화된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 새롭게 개발된 가솔린 직분사 시스템 등이 적용되었다.
그 결과 엔진은 최대 9,500rpm까지 회전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토크는 탑승자에게 높은 수준의 출력과 가속력을 선사한다. 배기량은 6.5리터, 최고 출력은 840마력, 최대토크는 71.1kg.m을 발휘하며, 변속기는 7단 DCT를 사용한다. 구동 방식은 MR이며, LSD도 적용되어 있다. 제로백은 2.85초, 제로이백은 7.4초에 불과하다.
데이토나 SP3가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데에는 페라리의 기술이 총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능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엔진을 잘 개량한 것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디자인 등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졌다.
599대 한정판, 200만 유로
출시 하루 만에 매진
데이토나 SP3는 단 599대만 생산한다. 아이코나 시리즈가 페라리의 오랜 역사를 기념해 전설적인 차들에서 영감을 얻어 재해석하는 의미가 높은 카테고리다 보니 한정판으로 출시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전 모델인 몬자 SP1, SP2도 200대 한정판이었다.
가격은 200만 유로(약 27억 원) 정도에 달하며, 페라리의 정점에 있는 하이퍼카 라페라리(한화 약 18억 원)보다 훨씬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시 하루 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구매자들은 페라리 마니아 중에서도 마니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00대는 수집가들에게 배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신차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며, 이미 구매했던 차주에게 차값에 프리미엄을 붙여 지불해 가져오는 것 말고는 이 차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유지 보수 서비스 제공
페라리는 꽤 오래전에 7년간 무상점검을 기본 제공하는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데이토나 SP3의 경우 특별한 의미가 담긴 차량인데다 페라리 마니아 중에서도 마니아들이 선택한 모델인 만큼 페라리가 더욱 신경 써서 유지 보수해 준다. 1년에 1번 정기점검을 실시하며, 페라리 센터에서 직접 훈련받은 직원이 최신 진단 장비 등을 활용해 꼼꼼하게 점검해 준다.
이 서비스는 전 세계 모든 페라리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중고로 구입한 경우에도 서비스가 계속 적용되며, 7년이 지난 이후에도 서비스를 연장해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페라리 내부에 올드카 관리, 수리, 복원을 전담하는 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십 년이 지나 데이토나 SP3가 올드카 반열에 들어도 신차 수준의 서비스를 받아 항상 최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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