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토포스트에서는 도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일산대교의 비싼 통행료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일산대교는 일산과 김포를 잇는 다리로 소요시간이 20여 분 가량 단축되기 때문에 경기도민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강에 있는 다리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는 데다 Km당 통행료가 높은 편에 속해 도민들의 원성이 높다.
이렇듯 일산대교 외에도 통행료로 논란이 되는 곳이 몇 군데 더 있다. 수도권은 물론 수도권과 정 반대쪽에 위치한 부울경 쪽에도 존재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일산대교 외 통행료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도로에 대해 살펴본다.
(사진=맥퀘리그룹)
우면산터널
2,500원
우면산터널은 서초동과 우면동을 잇는 터널로 길이는 약 2km다. 남태령고개, 경부고속도로 서초IC-양재IC와 함께 이 일대의 핵심 도로망으로 2004년 개통되었다. 예술의 전당 바로 아래를 지나가는 탓에 소음 문제로 제한속도는 50km/h로 낮다.
남태령로와 경부고속도로 서초IC-양재IC의 극심한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비싼 통행료가 논란이 되었다. 2km 가량의 터널을 지나는 데 통행료가 무려 2,500원이다. 차종별로 차등요금을 받지 않고, 경차는 50% 할인, 오토바이는 무료다. 출퇴근을 위해 왕복하면 무려 5천 원이다.
(사진=서울시)
2011년 12월 17일까지는 2천 원이었다가 이후 2,500원으로 인상되어 현재에 이른다. 사실 2천 원이었던 시절도 비싸다는 말이 나왔었는데, 여기서 더 올린 것이다. 하이패스도 상당히 늦은 시기인 2017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당초에는 통행료를 2023년 1월 25일까지 받기로 했었으나, 개통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2034년 1월 6일까지 연장되었다.
서울시정연구원은 해당 터널을 이용하는 수요는 1일 5만 1,744대에 달한다고 분석했지만 실제로는 1만 6천대로 30% 수준이다. 비싼 통행료로 인해 남태령로나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통행 이익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면산터널은 유료주차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정체가 심하다고 한다.
통행료 외에도 기이한 지배 구조 및 주주배당 구조로 인해 논란이 되었다. 2012년 서울시정연구원의 과다 통행량 예측, 우면산인프라웨이의 기이한 지배 구조 및 재무구조를 파헤치게 되었고, 자본잠식 상태 및 적자성 수익구조, 막대한 세금 보전 문제를 적발해 내게 되었다.
서울시정연구원이 분석한 통행량을 근거로 서울시는 우면산인프라웨이에 통행료 2천 원, 운영 기간 30년, MRG 85%에 달할 정도로 과다한 운영 기간과 MRG 보장을 약속했는데, 실제 통행량이 30% 수준에 이르게 되자 서울시가 매년 100억 원대 손실 보전을 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잠식 상황에 이르렀다.
비리를 적발해낸 후 우면선인프라웨이 지배 구조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했고, 2012년~2015년 보조금 238억 원과 이후 19년 동안 발생한 670억의 예상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민간사업자 수익률을 11%대에서 5%대로 현실화했고, 통행료도 3천 원대로 인상될뻔한 것도 막았다.
(사진=신공항하이웨이)
영종대교 6,600원
인천대교 5,500원
인천과 영종도를 잇는 도로는 2개가 있다. 인천 북부 지방을 이어주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 남부 지방을 이어주는 제2경인고속도로가 있다. 고속도로 구간 중 인천 육지와 영종도 사이를 이어주는 구간은 교량이다 보니 해당 구간을 칭할 때는 대체로 영종대교, 인천대교라고 많이 부르는 편이다.
인천 육지부와 영종도 사이 기준으로 영종대교는 대략 9km, 인천대교는 11km 정도이지만 통행요금은 상당히 비싸다. 영종대교는 소형 6,600원, 중형 1만 1,300원, 대형 1만 4,600원이며, 인천대교는 소형 5,500원, 중형 9,400원, 대형 1만 2,200원이다. 경차는 50% 감면되고 영종도 지역 주민의 경우 영종대교는 1일 1왕복에 한해 50% 감면, 인천대교는 상시 66% 감면된다.
(사진=인천일보)
영종대교 개통 당시 비싼 통행요금으로 논란이 되었다. 한때 소형 기준으로 8천 원까지 인상되었으며, 이는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했을 때보다 2.62배 비싼 것으로 지적받아왔다. 비싼 통행료 때문에 영종도 지역 주민들이 통행료를 천만 원짜리 수표, 외화, 10원 주화 뭉치, 현물(그중에는 토끼도 있었다고 한다)로 납부하는 등 단체 행동을 했다. 이후 통행료 인하를 통해 현재의 6,600원에 이른다.
영종대교 통행료가 비쌌던 탓에 이후 건설된 인천대교도 비싸게 책정되었다. 다만 인천대교가 영종대교보다는 약간 저렴하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도로 폭이 넓고 직선으로 쭉 뻗은 선형 탓에 과속이 잦은데, 강풍이 불고 안개가 자주 끼니 과속은 하지 말자. 현재 구간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KBS)
마창대교
2,500원
km당 최고 요금
수도권과 정 반대쪽에 위치한 부울경 지방에도 통행료가 비싸 논란이 된 구간이 있다. 첫 번째로는 창원시 귀산동과 가포동(옛 마산시)을 잇는 마창대교가 있다. 다리 길이는 1.7km에 불과한데 통행료는 소형 기준으로 2,500원이다. 중형차는 3,100원, 대형차는 3,800원, 특대형차 5,000원이다. km당 통행료가 무려 1,470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가 소형 기준 1,000원, 촐퇴근 시간에는 50% 할인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심지어 개통된 지 13년이 다 되어감에도 통행료 인하 한 번 없었다. 통행료 징수는 준공 후 30년 동안, 즉 2038년 7월까지다.
(사진=창원시)
비싼 통행료 외에도 세금 낭비 논란이 있었다. 완공 후 실제 통행량이 예상 통행량에 크게 못 미쳐 경상남도가 해마다 100억 원가량을 민간사업자에게 보전하고 있다. 통행요금이 너무 비싼 데다, 마창대교 주변 인프라가 그다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창원 시민들도 잘 이용하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경상남도와 운영사간 협약으로 8년마다 통행료를 500원씩 인상하게 되어 있다. 2012년 이미 한차례 2,500원으로 인상되었으며, 협약에 따라 2020년에 3,000원으로 인상되었어야 했으나 미뤄지고 2,022년부터 3,0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너무 비싼 요금 탓에 지역 주민들은 시간별 탄력요금 도입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한국경제)
거가대교
1만 원
부산과 거제도는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바로 잇는 도로가 없어서 창원, 고성, 통영을 거쳐 돌아갔어야 했다. 게다가 그 돌아가는 도로가 고속도로도 아니었기에 소요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로 꽤 오래 걸렸다.
하지만 2010년 연말,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됨으로써 부산과 거제도 간의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되었다. 특히 대죽도와 가덕도 사이는 해저터널로 구축된 점 때문에 개통 당시 사람들이 몰려왔을 정도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당시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자 세계 최초로 외해에 건설되었고, 48m의 깊이를 자랑한 탓에 기네스북에도 올랐었다. 교량까지 합친 총 길이는 8.2km이다.
(사진=MBC)
하지만 이런 화제성도 잠시, 곧 비싼 통행료로 물매를 맞게 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곳이 다 그렇지만 거가대교는 소형차 기준으로 1만 원으로 km당 1,217원으로 마창대교 다음으로 비싸다. 게다가 일반적인 민간투자사업이 30년 동안 통행료를 징수하는데 반해 거가대교는 40년간 통행료를 징수한다.
중형차는 1만 5,000원, 대형차는 2만 원, 특대형차는 2만 5,000원이다. 이것도 옛날 대형차 2만 5,000원, 특대형차 3만 원에서 거제도 경기가 안좋아져서 5천 원으로 내려간 것이다. 거가대교를 매일같이 지나는 화물차 기사들은 월 300만 원을 통행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둘 사이를 잇는 시외버스 역시 비싼 통행료로 적자를 보고 있다며 통행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경향신문)
제일 상황이 심각한 곳은 부산-거제간을 잇는 시내버스 2000번으로 승객을 가득 태우고 운행해도 적자며, 시외버스 업체들의 반발로 부산에서 실시 중인 준공영제 또한 적용이 되지 않아 적자를 회사가 그대로 떠안아야 하며, 환승이 되지 않아 승객들의 요금 부담도 큰 편이다.
통행료가 비쌈에도 불구하고 거가대교 이용객은 상당히 많은데, 옛날처럼 돌아갈 경우 발생하는 기름값과 시간을 고려하면 차라리 거가대교를 타는 것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통행료 인하 요구 목소리에 "매우 이기적인 발언이다"라는 반응도 꽤 있다.
(사진=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식회사)
대구부산고속도로
완주 시 1만 500원
최근 5,000원으로 인하
예전에는 부산과 대구를 고속도로로 가기 위해서는 울산과 경주, 영천을 거치거나 창원, 창녕을 거쳐 돌아갔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직선거리상으로는 80km 가량 되는 두 도시 간의 소요시간이 1시간 10분으로 꽤 많이 걸렸었다. 대중교통도 버스보다 밀양, 청도를 거쳐가는 철도가 더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2006년, 대구부산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두 도시 간의 이동거리가 꽤 단축되었으며, 쭉 뻗은 도로 선형과 전국에 몇 없는 110km/h 속도제한 덕분에 소요시간도 40~50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 외에 밀양과 청도에 고속도로가 들어와 교통이 대폭 개선되었다.
(사진=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식회사)
하지만 대구부산고속도로 전 구간을 완주할 경우 소형 기준으로 1만 500원으로 민자도로인 점을 감안해도 꽤 비싸다. 참고로 거리가 훨씬 긴 부산 톨게이트에서 김천 IC까지 경부고속도로만 쭉 갔을 경우 1만 800원, 북부산 톨게이트에서 곡성 IC까지 남해고속도로 및 호남고속도로로 쭉 갔을 경우 1만 700원이다. 중형차는 1만 700원, 대형차는 1만 1,100원, 대형화물차는 1만 4,900원, 특수화물차는 1만 7,600원이다.
통행료가 비싸다는 비판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30분가량의 시간 단축 효과와 연료비 아끼는 것으로 돈값은 충분히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지만 작년 연말, 통행요금을 소형차 5,000원, 중형차 5,100원, 대형차 5,200원, 대형화물차 6,700원, 특수화물차 7,700원으로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로 인해 이 도로의 수요가 더 많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비싸다고 비판받는 유료도로들의 통행요금이 줄지어 인하되길 기대해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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