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22일 중.러 군용기 19대 무더기 동해 방공식별구역 진입 영상 공개. 러 수호이 전투기가 중 H-6 폭격기 호위하는 이례적 장면 등장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 전투기 등 군용기 19대가 22일 무더기로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안으로 진입해 연합훈련을 한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가 23일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매우 이례적으로 러시아 Su(수호이)-27 전투기가 중국 H-6K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1분37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러시아 Tu-95MS 폭격기 승무원들이 어두운 새벽에 출격 신고를 하고 폭격기에 탑승한 뒤 이륙하는 장면, SU-27 전투기가 이륙한 뒤 Tu-95 폭격기를 호위하는 장면, Tu-95 폭격기가 동해 등에서 장시간의 훈련을 마친 뒤 어두운 저녁에 비행장에 착륙하는 장면 등도 포함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비행이 “중·러 군사협력의 일환으로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으며 제 3국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러 양국 군용기가 집단으로 카디즈(KADIZ)에 들어온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당시엔 러 군용기(A-50 조기경보통제기)가 처음으로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벌어졌었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는 중러 군사협력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중러 폭격기가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동해에서 러시아 Su-27 전투기(사진 왼쪽 조종석)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영상 캡처
이번에 동해 카디즈에 진입한 러 군용기는 Tu-95 전략폭격기, Su-27 전투기,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15대에 달한다.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많은 규모다. 이는 미일 연합훈련 강화 등에 대응해 중러 군사협력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군용기는 남해를 거쳐 북쪽으로, 러시아 군용기는 북쪽에서 내려왔다. 양국 군용기 중 각 2대가 울릉도 동쪽에서 만난 뒤 카디즈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중국 군용기들은 오전 8시쯤부터 순차적으로 이어도 서쪽에서 카디즈에 진입했으며 이중 H-6 폭격기 2대가 동해로 북상했다. 카디즈 북쪽에서 들어온 러시아 군용기들 가운데 2대는 독도 동쪽에서 카디즈를 이탈했다가 같은 경로로 되돌아오는 등 특정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용기중 수호이 전투기는 폭격기보다 항속거리가 짧아 동중국해까지 동행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 폭격기와 러 전투기의 연합훈련은 독도 및 울릉도를 중심으로 한 동해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합참은 “이번 상황은 중·러의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중국은 150여회, 러시아는 30여회나 카디즈에 진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타국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려면 미리 알려주는 게 관례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중국 군용기는 카디즈를 진입하기 전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통보를 했다”며 “러시아측은 비행정보 교환을 위한 직통망이 구축돼 있지 않아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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