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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에 어른거리는 ‘유화정책 루저’ 체임벌린의 망령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0 10:18:49
조회 2516 추천 79 댓글 62

1938년9월 히틀러와 함께 서명한 선언서를 의기양양하게 흔들어대면서 “이것이 우리 시대의 평화!”라고 외치는 영국 체임벌린 총리. 하지만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평화는 1년만에 깨졌고 체임벌린은 '잘못되고 실패한 유화정책 신봉자'로 비난을 받았다. /조선일보 DB


안녕하세요, 최근 북한 김여정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압박’ 이후 연합훈련 실시 문제가 큰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2차대전 때 히틀러에게 평화를 구걸했던 영국 체임벌린 총리와 뮌헨 협정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굴욕적인 뮌헨 협정을 ‘우리 시대의 평화’라 자랑했던 영국 체임벌린 총리

“나의 선량한 동포 여러분! 독일로부터의 명예로운 평화를 다우닝가에 가져오게 된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이것이 두번째 일입니다. 나는 우리 시대가 평화로울 것을 믿어 마지 않습니다!”

1938년 9월 30일 아서 네빌 체임벌린(1869~1940) 영국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의 총리 관저 앞으로 몰려든 런던 시민들 앞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독일 뮌헨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을 독일에 넘겨주는 대가로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유럽의 평화’를 약속받고 돌아와 의기양양하게 ‘이것이 우리 시대의 평화’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1938년9월 뮌헨회담에 앞서 히틀러의 베르크호프 서재에서 만남을 가진 체임벌린, 히틀러, 그리고 통역사 파울 슈미트(왼쪽부터). /조선일보 DB


이날 독일 뮌헨에선 체임벌린 총리와 히틀러를 비롯, 프랑스 에두아르 달라디에 총리, 이탈리아 베니토 무솔리니 총리 등 4명(4개국)이 체코슬로바키아 영토인 주데텐란트(독일계 다수 거주지역)를 나치 독일에 넘기는 굴욕적인 내용을 담은 ‘뮌헨 협정’에 서명합니다. 1919년 베르사유 조약으로 탄생한 신생국가이자 뮌헨 협정의 당사자인 체코슬로바키아는 빠진 채 말이지요.


◇히틀러의 야욕으로 1년 만에 깨진 뮌헨 협정 평화

불과 20년 전에 끝난 제1차 세계대전의 악몽 같은 상처를 기억하고 있던 체임벌린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평화를 지키고 싶어 했습니다. 사실 당시 영국 여론도 이를 지지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동안 참혹하고 지리한 참호전 등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던 상처가 너무 크고 깊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물론 프랑스도 다시는 제1차 세계대전 같은 참화를 겪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조금씩 영토를 확장해 가는 히틀러에 대해 유화정책으로 일관했습니다. 체임벌린은 히틀러에 대해 “나는 히틀러에게서 한 번 약속을 하면 믿을 수 있는 사나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강한 신뢰감을 나타내기까지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8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조건부 연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서영석, 무소속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설훈, 유기홍, 윤영덕, 진성준 의원/이덕훈 기자


하지만 굴욕적인 뮌헨협정의 평화는 1년만에 깨집니다. 이듬해 9월1일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뒤 뮌헨협정은 잘못된 유화정책의 대명사가 됩니다. 나치의 폴란드 침공 이후 영국에선 전시 내각이 구성되면서 체임벌인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김여정의 훈련 중단 압박과 체임벌린, 뮌헨 협정의 교훈

당시 윈스턴 처칠은 총리에 오르기 전 체임벌린에게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굴복과 물질 제공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 총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인가”라고 질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뮌헨 협정과 함께 체임벌린에겐 ‘실패한 유화정책의 대표적인 지도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지요.

요즘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80여년 전 유럽에서 벌어졌던 일의 ‘기시감’이 드는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에 맞춰 남북간 통신선이 1년여만에 재가동되자 정치권 등 우리 사회 일각에선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달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졌습니다.



김여정 ‘연합훈련 주시’ 담화 후 갈라진 여권


이런 분위기는 지난 1일 밤 김여정의 “연합훈련은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가 나온 뒤 점입가경입니다. 범여권 의원 70여명은 연합훈련 조건부 연기 촉구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무리한 요구 계속 하는 북 비위 맞추기 급급한 정부와 군

앞서 김여정은 지난해 6월에도 우리 정부를 향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라고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뒤 국회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대북전단 금지법 제정이 급박하게 추진돼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김여정 하명법’으로 불리는 법입니다. 그런데 ‘김여정 하명법’까지 만들어 줬건만 북한의 비핵화나 남북 교류협력이 진전된 건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히틀러가 계속 추가 요구를 했듯이 연합훈련 중단 등 북한의 무리한 추가요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단호한 자세를 보이기는 커녕 훈련 축소 등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미국 조야에서도 “김정은이 한미 관계 약화를 노리는 데 대해 한국이 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체임벌린 총리와 뮌헨 협정은 ‘비굴한 평화’는 오래 가기 힘들다는 점과,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오랜 교훈을 우리에게 새삼 일깨워 줍니다. 정부와 정치권, 군 당국은 80여년 전 체임벌린 총리와 뮌헨 협정의 교훈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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