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남아있는 미국인 등의 철수작전 지원을 위해 투입된 미 최정예 공수부대원들을 태운 미 수송기가 카불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미 국방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간 철수작전 지원을 위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C-17 글로브마스터 Ⅲ 수송기 영상을 지난 20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지난 15일 탈레반의 아프간 수도 카불 함락 이후 미 수송기의 카불 국제공항 착륙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아프가니스탄 긴급투입을 위해 미 82공수사단 요원들이 탑승한 미군 C-17 수송기 내부 모습./미 국방부 영상 캡처
공개된 영상에는 미국 협력자를 비롯한 아프간 주민 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일렬로 수송기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과 각종 헬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 등이 나타나 있다.
지난 14~15일 카불 함락과 함께 몰려든 수천명의 주민들이 미군 수송기 바퀴에 까지 매달리는 등 극도의 혼란상이 벌여졌던 때보다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현재 카불 국제공항은 미군 통제하에 있다.
미국은 카불 공항 통제권을 확보한 뒤 미 대사관 직원과 시민권자,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 동맹국 요원 등의 철수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아프간을 떠나고 싶은 모든 미국인이 대피할 때까지 필요하다면 약속한 철군 시한인 8월 31일을 넘기더라도 미군은 아프간에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국 시민권자와 일부 아프간 주민들이 미군 C-17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미 국방부
미 정부는 대피를 원하는 미국인은 1만~1만5000명,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과 그 가족 등은 5만~6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미군에 협조해 몸을 피할 필요가 있는 아프간인과 가족은 최소 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카불 국제공항에서 하루에 해외로 이송할 수 있는 인원은 5000~9000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불이 함락되기 직전인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철수한 인원은 6000명에 불과해 미군의 실제 지원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철수작전을 위해 82공수사단 등 미군 6000여명을 투입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철수작전 지원을 위해 C-17 수송기에 탑승하는 미 82공수사단 영상도 공개했다. 82공수사단은 101공중강습 사단과 함께 미군의 대표적인 공수부대로 꼽힌다. 신속한 투입을 위해 경량화된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미군 C-17(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가 국외로 탈출하는 주민들을 가득 태운 채 카타르로 향하고 있다. 수송기 정원의 3~4배에 달하는 640여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101공중강습사단은 주로 헬기를 활용해 적진에 투입되지만, 82공수사단은 낙하산을 메고 수송기에서 강하하는 정통 공수부대다. 82공수사단 첫 사단장은 6·25전쟁 때 미8군 사령관으로 참전했던 매튜 리지웨이 장군이다.
82공수사단 투입에는 카불공항 철수 때와 마찬가지로 C-17 수송기가 주로 투입되고 있다. C-17은 미군의 주력 대형수송기로 비포장 활주로에서도 단거리 이착륙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최대 중량이 265t에 달하지만 길이 910m, 폭 18m의 작은 간이 비포장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최대 77.5t의 화물과 최대 189명의 무장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AH-64 아파치 공격헬기 3대나 M1 전차 1대 등을 한번에 수송할 수 있다. 지난 14일 카불 함락 때 정원의 3~4배에 달하는 640여명의 아프간 주민을 빼곡히 태우고 카불 공항을 이륙한 내부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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