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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순방 마지막날.. 중국·러시아, 한일 방공구역 침범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25 09:35:39
조회 1929 추천 11 댓글 16

3줄 요약:

폭격기·전투기 6대 함께 침범

중국 호위함 2척도 동해상 진입

중국·러시아, 하늘과 바다서 동시에 무력시위



24일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장면이 일본 항공자위대에 포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일정이 끝나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들이 한국과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공중에서 네 나라 군용기 수십 대가 뒤엉키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24일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장면이 일본 항공자위대에 포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일정이 끝나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들이 한국과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공중에서 네 나라 군용기 수십 대가 뒤엉키는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전투기 6대가 24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함정들은 동해상에 진입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순방과 함께 한·미·일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쿼드 정상회의 등을 통해 중·러를 겨냥한 강력한 견제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는 가운데 중·러가 합세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중·러 군용기들이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6분쯤 중국 H-6 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KADIZ 진입 후 동해상으로 이동한 뒤 9시 33분쯤 KADIZ 북쪽으로 이탈했다. 이후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수호이 전투기 2대와 합류해 9시 58분쯤 KADIZ에 재진입, 10시 15분쯤 독도 동쪽으로 KADIZ를 이탈했다. 우리 측에 아무런 통보 없이 약 2시간 동안 KADIZ를 들락날락한 것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은 아니지만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하는 것은 국제 관례에 어긋나는 위협적 행위로 간주된다.

지난 2019년 7월23일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중국 군용기들.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뉴스1

합참은 오후 3시 40분쯤에도 KADIZ 외곽에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6대(중4, 러2)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 지앙카이Ⅱ급 호위함 2척은 전날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상으로 진입해 이날 오후 현재까지 동해상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중·러 군용기들과 중국 함정들이 동해상에 함께 출동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앙카이Ⅱ급 호위함은 길이 134m, 만재 배수량 4000t급 신형 함정으로 대함·대공·대지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중·러 군용기들의 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F-15K와 KF-16 전투기 등을 긴급 발진시켜 대응 전술 조치를 취했다. 중·러 군용기들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도 드나들었고, 이에 일본도 F-15J, F2 등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이날 독도 주변 상공에선 한·중·일·러 4개국의 군용기들이 몇 시간 동안 뒤엉키는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러 군용기들의 KADIZ 무단 진입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 마지막 날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4박 5일간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 중국 견제 성격의 IPEF 출범식, ‘민주주의 대(對) 독재’ 대결 구도를 명확히 한 쿼드 정상회의를 잇따라 주도하며 반중·반러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일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와 관련 ‘유사시 군사 개입’을 시사했고, 이날 쿼드 정상회의에선 중국의 동·남중국해 현상 변경 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콕 집어 규탄하는 공동성명 도출을 주도했다. 지난 주말 한·미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도 유사한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이에 대해 당국자들이 “불장난” “미 패권의 앞잡이” 등 구두(口頭) 반발을 하다 이날부터 수위를 높여 러시아와 함께 무력시위를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삐걱댔던 한·미·일 안보 공조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바이든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도 중·러의 경계심을 증폭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중·러의 KADIZ 무단 진입은 최근 몇 년 새 급증하는 추세다. 중·러 군용기들이 연합해 본격적으로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2019년 7월 23일이 처음이다. 당시 러시아 공군기는 독도 영공까지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에 이어 한국을 찾은 날이었다.

2020년 12월엔 중·러 군용기 19대가 KAIDZ에 무단 진입해 연합 훈련을 했다. 중국은 H-6 폭격기 4대, 러시아는 수호이 계열 전투기와 TU-95 폭격기 등 15대를 보냈다. 작년 11월에도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7대가 독도 동북방 KADIZ에 무단 진입한 뒤 여섯 시간 가까이 무력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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