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가운데 최대 사거리가 하이마스의 약 2배에 달하는 정밀타격 무기의 제공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최근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미 보잉사 등이 개발한 사거리 150km 짜리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이 방안이 현실화한다면 우크라이나는 이르면 내년 봄부터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본토 지역을 타격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미국은 그동안 최대 사거리가 300km인 ATACMS(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측 요청을 거부해 왔었다.
지상발사 SDB(소구경폭탄) 발사 개념도. 최대 사거리가 하이마스(HIMARS)의 2배인 150km에 달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될 경우 또다른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브사
미국이 제공을 검토중인 신무기는 ‘지상발사형 소구경 폭탄’(GLSDB)이다. 스웨덴 사브사와 미국 보잉사가 협업해 만든 무기체계다. 보잉사의 GBU-39/B 소구경 폭탄(SDB I)과 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MLRS)의 로켓 모터인 M26을 결합해 개발됐다. SDB는 스텔스기 내부 무장창 등에 장착될 수 있는 정밀유도폭탄인데 여기에 로켓 모터를 달아 일종의 지대지 미사일로 개조한 것이다.
SDB는 탄두 중량이 크진 않지만 뛰어난 관통능력이 강점이다. 우리 공군도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 갱도진지 등 타격용으로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GLSDB는 전방쪽으로는 150㎞ 이상, 후방쪽으로는 70㎞ 이상의 사거리를 갖추고 있다. 최대 사거리 80여km인 하이마스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이마스와 비슷하게 발사 포드 1개에 6발이 장착되며 발사 컨테이너(자율형 ISO 컨테이너)는 2개 포드로 구성돼 있다. GLSDB는 기본형인 SDB I 외에도 움직이는 표적을 맞힐 수 있는 반능동 레이저(SAL)형도 갖추고 있다. SAL형은 대형 함정과 같은 저속 이동 표적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한 표적에 최대 12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활용해 발사할 수도 있다. 러시아 본토는 물론 러시아 흑해 함대 함정들에게도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행 최종단계에서 선회해 들어가 산 뒤쪽(후사면)에 있는 표적도 타격할 수 있다. DMZ 인근에 있는 북 장사정포 진지들은 산 후사면에 있는 경우가 많아 우리 군에서도 한때 GLSDB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도입하지 않았고, 현재 공군용 SDB만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9년12월 스웨덴 사브 다이내믹스사와 미국 보잉 디펜스사는 노르웨이 안데네스에 위치한 안도야 우주센터에서 해상 목표물을 대상으로 GLSDB 장거리 시험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GLSDB는 컨테이너에서 130㎞ 밖에 미리 정해진 해상 지역의 표적을 향해 발사됐다. 사브사 관계자는 “드론에서 촬영한 사격 사진을 분석한 결과 GLSDB는 매우 큰 탄착각으로 조준점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며 “거센 바람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50㎞ 이상의 표적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GBU-39 소구경 폭탄과 M26 로켓 모터 모두 재고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상당히 많은 분량의 GLSDB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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