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선거인에게 교부하거나 QR코드가 표기된 사전투표용지를 발급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 관련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하고, QR코드가 표기된 사전투표용지 발급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했다.
청구인들은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서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이를 선거인에게 교부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이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또 QR코드가 표기된 사전투표용지를 발급한 행위가 국민주권주의 원리 등에 배치되고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고 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일련번호지와 투표용지가 분리되지 않는 것이 비밀투표원칙 위배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바코드 방식의 일련번호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가 바코드를 기억해 특정 선거인의 투표용지를 식별해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은 바코드에 선거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이 국민의 선거권 행사 등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국민의 주권 행사를 왜곡되게 반영하도록 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QR코드 사전투표용지 발급에 대해서도 "1차원 바코드, QR코드 인쇄 여부만으로 선거권자의 법적 지위에 변동이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선거관리상의 사실행위에 불과할 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자신의 도장을 찍는 경우 도장의 날인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정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4조 제3항에 대한 심판청구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됐다.
헌재는 해당 조항 역시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사전투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투표용지에 사전투표관리관이 직접 도장을 날인하는 것 외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도장 날인을 인쇄 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날인을 선거일 투표와 달리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 기인하는 것으로, 공직선거법 조항들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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