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벨을 누르면 112 등으로 자동 연결되는 공중화장실 비상벨 중 일부가 경찰과 연결되지 않고 알람 소리만 울리는 '소음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잇따른 흉악 범죄로 치안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범죄 피해자에게 '마지막 동아줄'이 될 수도 있는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공중화장실 비상벨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제출돼 향후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공중화장실 비상벨, 시민 치안 첫 걸음
14일 경찰청의 '범죄 유형별 공중화장실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범죄는 총 1만928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4224건, 2019년 4528건, 2020년 3852건 2021년 3154건 지난해 3528건이다. 공중화장실 범죄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던 2020년과 2021년 소폭 감소했지만, '일상회복'이 시작되던 지난해부터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성가족부의 '2022년 성폭력 안전실태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공중화장실과 택시 등'에서 성폭력의 두려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이는 온오프라인과 불법촬영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조사대상 여성의 51%가 공중화장실 등에서의 성폭력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공중화장실 내 범죄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처럼 공중화장실에서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다 보니 '공중화장실 비상벨 설치 의무화'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7월 시행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비상벨의 설치가 저조할 뿐만 아니라, 비상벨이 설치되더라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23일 기준으로 전국에 공중화장실은 5만6395개소가 있다. 이들 전국의 공중화장실 중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전체의 29.9%에 지나지 않은 1만6846개소이다. 하지만 이들 비상벨이 모두 '시민치안'에 제 역할을 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 1만6846개소 중에서 인근 경찰관서와 연결되는 비상벨 설치된 공중화장실은 전체의 21.6%에 해당하는 1만2188개소에 불과하다. 공중화장실 10곳 중 2곳의 비상벨만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찰이 출동하는 셈이다.
공중화장실 비상벨 관리 주체 명확히
이에 정치권에서는 법적으로 공중화장실 비상벨에 대한 양적 질적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 의원은 지난 6일 공중화장실등에관한법률에 대한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비상벨이 설치됐는지 여부와 이들 비상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종전과 달리 공중화장실 비상벨 관리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셈이다.
한 의원은 "안전관리 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공중화장실 등은 각 지자체별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며 "지자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해서 정부 부처가 손을 놓아서는 안 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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