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0년 11월 증권 시장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도이치증권 옵션 쇼크’ 사건에서 4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법정에 넘겨진 도이치증권 전 임원과 회사에 대해 대법원이 13년여만에 무죄를 최종 판결했다.
검찰 주장인 ‘공동정범’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된 당시 한국도이치증권 상무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1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A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A씨가 다닌 회사인 도이치증권의 죄책도 물을 수 없다며 함께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수용했다.
A씨 등은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직원 3명과 공모해 2010년 11월 11일 옵션만기일에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코스피(KOSPI)200 지수 풋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장 마감 직전에 2조4400억원 상당을 전부 팔아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에게 448억78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프로그램 매도 주문을 하면서 거래소 사전신고시한인 오후 2시 45분을 1분 넘겨 신고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당시 금융·사정당국은 판단했다.
이로 인해 시세차익을 거둔 당일 코스피200지수는 전일대비 7.62포인트, 2.99% 하락했다. 증권업계서는 이날 ‘옵션쇼크’로 국내 투자자들이 1400여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금융당국은 도이치증권에 6개월 영업정지를 내렸고 A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거래소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금인 10억원을 도이치증권에 물리기도 했다.
1심은 2016년 1월 A씨에게 징역 5년, 도이치증권에 대해서는 벌금 15억원을 선고하면서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에 대해서도 각각 추징금 436억9000여만원, 11억8000여만원을 명령했다.
하지만 A씨 등은 "홍콩지점 3명과 공모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했고 2심은 2018년 12월에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공동정범으로 인정하려면 범죄 실행의 전 과정을 통해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상호 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면서 “이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공동 피고인들과 A씨가 함께 투기적 포지션을 구축하거나 시세조종행위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범행에 대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번에는 검찰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했거나 공동정범에서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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