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주(1월 22~26일) 법원에서는 26일 진행되는 1심 선고 2건에 대해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선고가 같은 날 나온다. 두 사건 모두 1심에서만 3년 이상이 소요된 거물급 인사들의 사건인 만큼,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2020년 9월 검찰이 이 회장을 재판에 넘긴 지 3년 4개월 만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 근간을 훼손하고, 각종 위법이 동원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줬다”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건으로 합병 후 이 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었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가 있었고 이 회장과 미래전략실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회장이 불공정 합병 논란을 피하고자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자산을 4조원 이상 부풀리는 분식회계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같은 날 ‘사법농단’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결론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양 대법원장의 선고 기일을 연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임기 6년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게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혐의로 2019년 2월 구속 기소됐다. 재판이 4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지난해 9월 결심공판까지 진행된 공판 횟수만 277차례에 달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 추진을 위해 청와대 등의 지원을 받을 목적으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사건, 서기호 국회의원 재임용 탈락 사건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법관 독립을 중대하게 침해·남용한 사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있을 정도로 사법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게는 각각 징역 5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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