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일본 유통 업계는 자동 판매기를 즐겨 쓴다. 지하철 역이나 관광지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물론, 주택가 주차장이나 도로 등 비교적 한적한 곳에서도 자동 판매기를 세운다. 자동 판매기가 다루는 상품 종류도 음료나 책 등 공산품에서부터 지역 특산물, 생활 용품, 라면과 어묵 등 요리에 이르기까지 등 다양하다.
자연스레 일본 유통 업계는 자동 판매기를 응용한 무인(無人)화 기술도 일찍 익혔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과 마트, 숙박 업소와 세탁소 등에 무인 기술을 속속 적용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문화’가 일본 유통 업계의 무인화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소비자들은 지폐와 동전 등 ‘현금’을 주로 쓴다. 결제 수단 대부분이 현금이고 기반도 대개 현금 위주다. 그래서 신용 카드나 모바일 결제 등 ‘캐시리스(현금을 대체하는 결제 수단)’ 기술이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유통 업계가 모바일, 앱 등 각종 스마트 결제는 물론 가상화폐 결제까지 지원하는 것과 비교된다.
넥스트페이먼츠 스마트 홀주문·배달 앱 넥스트오더. 출처 = 넥스트페이먼츠
최근 일본 유통 업계는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결제 등 캐시리스 기술을 도입하려 노력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온라인 쇼핑, 비대면 유통 문화가 널리 퍼진 것이 계기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 결과,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비중은 2020년 5월에 사상 최초로 50%를 넘었다.
일본 이동 통신사와 쇼핑 사이트는 후불 결제, 교통 카드 충전 결제와 전자화폐 등 캐시리스 기술의 연구 개발에 나섰다. 일본경제신문은 한 시장조사기업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5년경 일본 캐시리스 기술 시장 규모를 50억 엔(490억 원)으로 추산했다. 규모가 크지 않기에 일본 유통과 핀테크 기업들의 캐시리스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스마트 상점·결제 기술 스타트업 넥스트페이먼츠가 일본 파트너 기업과 함께 캐시리스 시장을 공략한다. 파트너 기업은 무인 빨래방을 운영하는 일본 스타트업 ‘아이런더리’다.
아이런더리는 지금까지 무인 빨래방의 관리·운영 체제로 MS 윈도 기반 소프트웨어를 썼다. 이를 구글 안드로이드로 교체하면서, 캐시리스를 포함한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넥스트페이먼츠와 손을 잡았다.
일본 무인 빨래방 아이런더리 서비스 화면. 출처 = 아이런더리
넥스트페이먼츠는 아이런더리의 관리·운영 체제를 구글 안드로이드로 바꾸고, 스마트 결제 기술을 이식하는 동시에 시스템 전반을 디지털화한다. 예를 들어 초대형 세탁기·건조기에 통신 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AWS 클라우드로 관리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소요 자원을 줄이도록 돕는다.
이번 디지털·클라우드화를 성공리에 이끌고, 넥스트페이먼츠는 일본의 대형 유통 기업들과 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골자는 디지털·전산화, 선진 스마트 결제 기술과 비대면 기술 보급이다. 일본 대형 가전 기업과 손 잡고 가전 제품에 스마트·무인화 기술을 이식하는 청사진도 그린다.
스마트 결제 기술은 활용 범위가 넓어, 세계 각국의 다양한 결제 수단 전반에 적용 가능하다. 이에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를 포함한 신흥 스마트 결제 시장,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세계 유통 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스마트 기술이 필수라고 깨달았다. 넥스트페이먼츠는 클라우드 기기와 스마트 운영 솔루션 기술로 편리하고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전달하겠다."며 "이번 협업은 우리나라의 고성능 비대면 스마트 상점 기술을 해외에 전파할 좋은 기회다.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에도 진출, K 스마트 상점 기술을 세계에 전하는 선봉 스타트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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