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이 주최하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23)가 지난 6월 5일(현지 시각) 개막해 오는 9일까지 진행된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개최 중인 이번 행사는 맥OS 소노마(Sonoma)와 iOS 17, 워치OS 10을 비롯한 차세대 운영체제와 애플실리콘 M2 울트라 기반의 맥 스튜디오 2 및 맥 프로, 첫 15인치 구성의 맥북 에어 15, 애플 최초의 공간 컴퓨터인 애플 비전 프로 등이 발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9년 만에 새로운 범주의 하드웨어를 출시하는 등 소프트웨어보다 신제품 발표의 비중이 높은데, 새 제품들에 대한 자세한 소식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짚어본다.
애플 M2 울트라와 다시 돌아온 맥 프로
애플 M2 울트라는 최대 192GB의 통합 메모리를 갖춘 고성능 프로세서다. 출처=애플코리아
애플은 지난 WWDC22에서 2세대 애플실리콘인 애플 M2 칩을 공개했다. M2 칩은 2세대 5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동급의 M1 대비 18% 향상된 CPU 속도와 35% 향상된 GPU 속도를 제공한다. 특히 인공지능을 처리하는 뉴럴 엔진은 최대 40%까지 성능이 향상됐다. 애플은 이 M2 칩 두 개를 초당 2.5테라바이트의 대역폭으로 연결해 단일 칩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는 ‘울트라 퓨전’ 기술로 연결해 두 배 성능을 내는 M2 프로를 만들었고, 또 M2 프로 두 개를 묶어 M2 맥스를 구성했다. 이번에 공개된 M2 울트라는 M2 맥스 두 개를 연결한 칩으로, M1 기본 모델과 비교해 16배에 달하는 다이 크기를 지닌다.
성능 면에서는 16개의 고성능 코어와 8개의 고효율 코어로 구성된 24코어 CPU와 60개 또는 76개의 GPU로 구성된다. 메모리는 192GB 통합 메모리를 갖춰 CPU와 GPU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미디어 엔진 성능이 한층 강화돼 8K 프로레스(ProRes 422) 영상 스트림을 최대 22개까지 한 번에 재생할 수 있다. 비록 M2 출시 이후 1년이 지나서야 공개됐지만, 오랜 기다림을 설득할만한 제품에 탑재되어 등장했다.
32형 크기의 프로 디스플레이 XDR과 맥프로. 출처=애플코리아
바로 맥 프로(Mac Pro)다. 애플은 지난 2020년 애플실리콘을 처음 공개하면서 향후 2년 내에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매킨토시를 모두 애플실리콘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2년 사이에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아이맥, 맥 미니까지 모두 애플실리콘으로의 전환이 끝났는데, 최상위 모델인 맥프로 만큼은 대체를 못했다. 전문가용 라인업에 공백을 막기 위해 M1 울트라를 탑재한 맥 스튜디오를 새로 출시하긴 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M2 울트라 기반의 맥 프로로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맥프로는 맥스튜디오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PCIe 카드를 7장까지 지원한다. 출처=애플코리아
M2 울트라 기반 맥 프로는 동영상 변환 및 3D 시뮬레이션 등 전문가용 작업에서 최대 3배나 빠른 구동 속도를 제공하며, 5개의 동영상 카드를 사용할 시 하나의 기기로 24개의 4K 카메라를 동시에 프로레스로 인코딩할 수 있다. 맥 프로는 피시아이 익스프레스(이하 PCIe) 4세대 16레인 슬롯 두 개와 4세대 8레인 슬롯 4개, 3세대 4레인 슬롯 한 개까지 총 6개의 PCIe 슬롯을 기본 지원하며, 내부에 2개의 SATA3 포트와 1개의 USB 포트가 추가로 배치돼 있다. 썬더볼트 4 포트도 총 8개로 전작대비 두 배로 늘어 최대 6개의 프로 디스플레이 XDR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M2 울트라를 탑재한 맥 스튜디오도 함께 공개됐다.
맥 프로, 맥 스튜디오가 못채운 빈칸 채울 듯
맥 스튜디오가 PCIe 확장을 지원하지 않다보니 케이스 제조사들이 부품을 모아 데스크톱처럼 만드는 키트까지 내놨다. 출처=DVNEST
애플이 마지막 공란이었던 맥 프로까지 애플실리콘으로 마감하면서 앞으로 영상 및 음향 시장 등에서는 다시 한번 매킨토시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제온 탑재 맥 프로보다 M1 울트라를 탑재한 맥 스튜디오의 성능이 뛰어났음에도 기존 인텔 맥 프로를 빠르게 대체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PCIe 확장성 때문이었다.
업계에서는 PCIe 슬롯에 미디어 카드나 사운드 카드 등 작업에 필요한 부가 장치를 꽂아서 사용하는데, 맥 스튜디오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썬더볼트 4 단자로 외부 확장 케이스를 연결하고 해당 케이스에 PCIe 카드를 꽂으면 쓸 수 있는데, 추가 비용은 물론 대역폭 한계도 있어 확실한 대안이 되질 못했다. 새로운 맥 프로는 내부에 PCIe 카드를 꽂을 수 있는 만큼 기존 맥 프로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맥 스튜디오가 299만 원부터 시작하고, 맥 프로는 1천49만 원부터 시작한다.
첫 15인치 맥북 에어도 함께 등장
맥북 에어 15 개요, 15.3인치 크기에 기본 M2 칩이 탑재된다. 출처=애플코리아
애플은 M2 칩 기반의 15.3인치 팬리스 노트북, 맥북 에어 15도 함께 공개했다. 맥북 에어가 13인치가 아닌 15인치 구성으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맥북 에어는 8코어 CPU 및 10코어 GPU, 16코어 뉴럴 엔진을 탑재한 M2 칩이 탑재되며, 13인치 모델과 달리 8코어 CPU 및 8코어 GPU 모델은 출시되지 않는다. 특이 사항으로는 맥북 에어 13과 동일하게 쿨링팬 없이 자연 냉각하는 팬리스 방식이어서 팬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맥북 에어 15의 두께는 11.5mm로 얇고, 무게는 1.51kg으로 무난한 편이다. 제품은 타사 제품들보다 얇은 편이지만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있어 실제 무게는 15형 노트북 중에서는 중간 수준이다. 디스플레이는 대각선 기준 38.9cm의 평면 내 전환(IPS) 패널 기반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2880x1864 해상도 및 500니트 밝기, 애플 P3 색영역을 지원해 아이폰 및 애플 기반 콘텐츠 감상 및 편집 등에 호환된다.
맥북 에어 13(앞)과 15(뒤) 제품의 크기 비교. 출처=애플코리아
인터페이스는 상위 제품인 맥북 프로와 차별화를 위해 썬더볼트 4 단자 두 개의 맥세이프 3 충전 단자, 3.5mm 헤드폰 잭만 제공된다. 맥북 프로 16의 경우 해당 구성에서 SDXC 단자와 썬더볼트 1개, HDMI 단자가 추가로 제공된다. 아울러 FHD(1920x1080) 해상도 페이스타임 HD 카메라와 맥북 프로 16과 같은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해 돌비 애트모스 기반의 공간 음향 기능 등을 즐길 수 있다.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크기의 맥북 에어 15를 내놓은 이유는 소비자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어서다. 코로나 19를 겪으며 많은 기업들이 재택 및 대면 근무를 혼합하고 있으며, 이 경우 13인치 노트북을 주력으로 하기엔 화면이 작다. 반면에 맥북 프로 16의 경우 340만 원대부터 시작하니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결국 소비자는 맥북 에어에 추가로 모니터를 연결하거나, 아예 다른 제품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이 시장까지 잡기위해 15인치 라인업을 새로 신설한 것이다. 맥북 에어 라인업에 만족하면서, 13인치 크기가 작았던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품 색상은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실버 및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으로 출시되며, 오는 6월 13일부터 189만 원대에 판매를 시작한다. 또 M2 기반 맥북 에어 13 모델의 가격은 169만 원대에서 139만 원대로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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