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는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기술 측면은 물론 교육, 멘토링, 조직 문화 컨설팅 등 기술 외적인 부분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특히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 AWS 글로벌 인프라를 통해, 원하는 지역에서 서비스를 빠르게 오픈할 수 있다. 라이선스나 규제,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하우도 공유하고, 현지 투자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 사업 전개에 필요한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 AWS코리아가 ‘정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정글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모집 공고 이후 약 3개월에 걸친 심사를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분야의 스타트업 25곳을 선발했다. 이들은 최대 3억 원의 사업화 자금, AWS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AWS 크레딧, 교육, 멘토링, 해외 진출 기회 등을 지원받는다.
AWS코리아에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기혁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 한국/일본 총괄을 만나 AWS코리아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정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AWS코리아 이기혁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 한국·일본 총괄. 출처=AWS코리아
AWS는 시작부터 스타트업의 동반자였다
IT동아: 안녕하세요, 이기혁 총괄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직함에 변화가 생기셨더라고요.
이 총괄: 안녕하세요. AWS코리아에서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 한국·일본 총괄을 맡고 있는 이기혁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총괄만 맡고 있었는데요. 6월에 조직 변경이 있어서 일본까지 담당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양국 스타트업의 교류를 좀 더 활성화하고, 서로의 국가에 진출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것 같습니다.
IT동아: AWS는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WS가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총괄: 2006년 AWS가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고객이 주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트위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기업이었어요. 이들이 글로벌로 확장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고, AWS도 같이 성장했습니다. 한 마디로 동반자 개념이었죠. AWS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스타트업과 함께했기 때문에, 지금도 스타트업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적이고요.
또 하나는 개인적인 이유인데요. 저는 AWS코리아 입사 전에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였습니다. 당시 저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경험했는데요. 창업자나 투자자 관점에서는 저희가 원하는 부분과 약간 거리가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AWS코리아에 합류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나 투자자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고민부터 듣는다
IT동아: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이 총괄: AWS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고객이 원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스타트업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의 고민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래서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들이 공통으로 토로하는 고민은 자금 문제를 제외하고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 ▲개발자 등 인재 채용 및 관리 ▲해외 진출이에요. 저희는 이 부분에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직문화의 경우 2019년부터 아마존 채용 방식과 조직문화 구축에 대한 부분을 기반으로 컨설팅하고 있고요. 인재 채용 관련해서는 해커톤 같은 이벤트를 통해 지원합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은 미국이나 일본, 동남아시아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에 현지 투자자 네트워크나 비즈니스 파트너 등 실제로 유용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연계하고 있습니다.
AWS의 미션은 스타트업이 AWS를 통해 혁신을 이루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도 그들의 문제를 듣고 함께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AWS는 스타트업의 고민을 먼저 파악한다. 출처=AWS코리아
IT동아: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의 지원이 흥미롭습니다. 조직문화 컨설팅도 하신다고요?
이 총괄: 아마존은 1994년부터 시작해 28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회사인데요. 저희가 지금까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것은 16가지 리더십 원칙 때문입니다. 고객집착(Customer Obsession), 주인의식(Ownership), 혁신과 간소화(Invent and Simplify) 등인데요.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부터 시작한 리더십 원칙이 개선과 발전을 거듭하면서 저희의 DNA로 인식되고 있어요. 우리끼리의 약속, 그러니까 우리의 조직문화인 것이죠. 덕분에 새로운 인력이 합류해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물론 컨설팅 내용은 스타트업마다 다릅니다. 저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거든요. 저희는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찾고, 그것이 조직 내에 화두가 되도록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조직문화, 채용, 성장, 관리 등을 담당하는 HR 담당자가 직접 방한해 실제 사례를 들어가면서 관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노하우나 경험치를 직접 전달하니까 일반적인 HR 컨설팅과는 다릅니다.
덕분에 반응도 좋아요. 컨설팅 이후 퇴사율이 낮아지고 자사 기업에 잘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창업자나 스타트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조직 구성원과 충분히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고요.
지난해까지 80여 개 스타트업을 컨설팅했고요. 올해는 상반기에만 40여 곳을 진행했어요. 연말까지는 200곳 이상을 컨설팅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정글 프로그램에도 조직문화 컨설팅이 진행됩니다.
IT동아: AWS 지원 프로그램 강점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입니다. 다른 해외 진출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이 총괄: 글로벌 기업 중에 스타트업 전담팀을 운영하는 곳은 AWS가 유일합니다. 특히 저희는 이전에 스타트업 창업자,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등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이었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한국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야 스타트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현지 네트워크 활용에도 유리합니다. 단순히 해외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창업 노하우, 준비사항, 투자 유치 노하우, 유용한 이벤트 정보 등을 얻을 수 있어요. 실제 생태계 구성원을 통해 현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와 기반을 닦을 수 있죠.
저희가 해외 진출을 지원했던 스타트업도 이런 부분을 장점으로 꼽아요. 저희의 지원으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는 투자자나 비즈니스 관계자, 아마존 비즈니스 유닛을 직접 만날 수 있었거든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정글. 출처=AWS코리아
정글, 정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IT동아: 그러면 이번에는 ‘정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이 총괄: 저희가 2020년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에 협업 프로그램을 제안했어요. 정부 기관과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다양한 각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죠.
정글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아마존 하면 떠오르는 게 정글이잖아요. 스타트업이 처한 현실도 정글에 비유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정부의 ‘정’, 글로벌 기업의 ‘글’을 따와서 ‘정부와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두 가지 의미를 담으니까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AWS에서도 반응이 좋습니다. 아마존 하면 정글이 연상되니까, 이름 잘 지었다고 하더라고요.
정글 프로그램은 정부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보통은 민간이나 AWS가 주도하거든요. 정부가 나서서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AWS에게는 신선했어요. AWS의 경우 한 국가의 정부와 협업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전 세계를 통틀어 정글 프로그램 하나에요.
정글 프로그램의 장점은 선정된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혜택입니다. 아마존 사업 부서, 경영진과 미팅을 통해 조언을 얻을 수 있고 협업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흔치 않은 기회죠. 그리고 최대 3억 원의 사업화 자금, AWS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크레딧 등 지원 규모도 상당합니다.
IT동아: 올해는 바이오, 헬스케어, ESG 분야로 한정 지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총괄: 2020년에 정글 프로그램을 처음 진행했어요. 그때는 많은 분이 생각하는 아마존의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서 이커머스, 물류, AI 분야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번 정글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희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를 선정했어요. 그것이 바이오, 헬스케어, ESG입니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모든 생산 설비와 활동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미션은 저희만으로는 달성할 수가 없어요. 다양한 구성원과 협업하고 아이디어를 얻어야 합니다. 또한 저희가 지난 2018년에 ‘필팩(PillPack)’을 인수했어요. 온라인으로 처방전을 게재하면 약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이렇듯 저희 내부적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ESG 영역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분야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찾고자 분야를 한정 지었습니다.
지난 6월 25일 진행된 정글 프로그램 킥오프 행사. 출처=AWS코리아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성장
IT동아: 스타트업을 선정할 때 비중을 두신 부분이 있나요?
이 총괄: 저희가 국내 100여 곳의 벤처 캐피탈, 300여 곳의 엑셀러레이터와 협업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아무래도 현업에 있는 투자 전문가이다 보니 기술력이나 잠재력 등을 보는 시각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앞서 설명한 저희의 미션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독보적인 기술력 보유 여부와 해외 진출에 대한 준비를 중점적으로 살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는 25개 스타트업을 선정했습니다. 자그마치 10:1의 경쟁률이었어요. 사실 원래는 20개만 선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훌륭한 스타트업이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5곳을 늘리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정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에 놓칠 수 없었습니다.
IT동아: 선정된 스타트업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이 총괄: 이제 시작입니다. 남은 것은 그들의 성장이죠. 정글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하는 아마존의 노하우와 조직문화, 기술, 전략, 사업모델이 각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미국에 진출하고 저희와의 협업 기회를 만들어 내는 스타트업이 생겼으면 합니다.
정글 프로그램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함께 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도 응원합니다. 사실 그 스타트업들은 기준을 못 맞췄다기보다는 저희가 준비한 자리가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고, 충분히 자격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아쉽지만 추후 또 다른 정글 프로그램이 기다릴 수 있으니 이번 일을 계기로 한층 발전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액티베이트 프로그램, 기술 및 영업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 정글 프로그램에는 25개 스타트업이 선정됐다(ㄱㄴㄷ순). 출처=AWS코리아
IT동아: 정글 프로그램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이 총괄: 지난 6월 25일 킥오프를 시작했고요. 이제 기술 컨설팅, 사업 운영에 대한 멘토링 등 AWS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조직문화 등 HR 관련 컨설팅도 진행하고요. 그리고 헬스케어, 바이오 분야를 대상으로 기술 지원 및 멘토링이 진행 예정이에요. 해당 세션은 미국과 싱가포르에 있는 저희 전문가 조직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서밋(Summit), 리인벤트(re:Invent) 등 AWS가 진행하는 글로벌 이벤트, 본사 관련 사업부나 경영진과의 미팅 및 협업 기회, 해외 벤처캐피탈 대상 데모데이 등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정글, 고유의 색깔 명확해지길
IT동아: 추후 정글 프로그램의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총괄: 저는 정글 프로그램이 회차를 거듭하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고유의 색깔이 명확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정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확실해지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글 프로그램 자체가 저희의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든지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요. 그래서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저희가 제공하는 패키지가 스타트업에 정말 유용한 지, 스타트업이 매력을 느낄 만한 것인지에 대해 철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총괄은 스타트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출처=AWS코리아
IT동아: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에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이 총괄: 지금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을 비롯한 훌륭한 기업들은 이렇게 힘든 시점에 나왔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역량이나 수준은 이미 굉장히 우수합니다. 힘든 시기를 잘 견디고 고객에게 집중하면서 혁신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기업의 성장은 물론 나아가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AWS도 스타트업의 지원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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