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웬만큼 안다는 마니아들에게도 생소한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 한때 잘나갔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사라진 회사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중에서는 충분한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상표권을 사들여 부활한 브랜드도 일부 존재하는데, 부가티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최근에는 듀센버그가 전기차 라인업과 함께 부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클래식카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듀센버그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설립된 하이엔드 럭셔리카 브랜드로 당시 롤스로이스와 동급으로 분류되었다. 듀센버그의 짧지만 화려했던 역사와 추후 계획을 살펴보았다.
글 이정현 에디터
1920~1930년대 전성기
당시 할리우드 스타의 필수 소장품
듀센버그는 독일 출신 엔지니어 어거스트 듀센버그와 프레드릭 듀센버그 형제가 1914년에 설립했다. 1899년부터 가솔린 엔진을 만들어온 이들은 독자 기술로 힐클라임, 인디 500 등의 모터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며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이때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렬 8기통 엔진을 얹은 양산차를 미국 최초로 출시하는가 하면 OHV가 주류였던 시대에 한 세대 앞선 SOHC 기술을 채택하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며 당대 자동차 업계 최고봉으로 올라섰다.
1922년 경영난으로 한 번 파산한 적이 있으나 새로운 투자자의 등장으로 부활했고 이전보다 더욱 고급스럽고 강력한 차량을 생산하며 각계 부호들과 왕족에게 인기를 얻었다. 듀센버그의 전성기를 이끈 모델 J의 경우 당시 미국 의사의 평균 연봉 6배에 달하는 초고가에 판매되었지만 1930년대 초 할리우드 톱스타라면 꼭 갖춰야 할 필수 소장품으로 꼽혔다. 이렇게 꽃길만 걷나 싶었지만 그 뒤의 일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대 잘못 타고나 파산
잔존 차량 시세만 100억 원에 달해
한 번 파산한 듀센버그를 되살린 투자자 에렛 로반 코드의 지나친 사업 확장과 미국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1937년 듀센버그의 모기업이 도산하고 말았다. 홀로 남겨진 듀센버그는 자력으로 재기하려고 애썼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결국 생산을 중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짧고 굵은 23년 동안 듀센버그가 생산한 차량은 총 530여 대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클래식카 수집가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시세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기본적으로 10억 원 단위에서 거래되며 역사적 가치가 높고 상태가 좋은 매물은 100억 원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2024년 국내에도 진출
브랜드 인지도 확립이 관건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듀센버그는 2023년 말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함께 복귀할 예정이며 이미 국내 법인도 설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듀센버그 코리아는 지난 8월 듀센버그 본사로부터 한국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 말 진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1937년부터 현재까지 85년간의 긴 공백이 있었던 데다가 한국 시장에서는 듀센버그의 인지도가 극히 낮은 만큼 상당한 모험이 될 전망이다. 듀센버그의 헤리티지를 어떻게 어필할지, 당시의 브랜드 정체성을 현재의 자동차 디자인 양식에서 어떻게 녹여내는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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