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인천 청라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를 기억할 것이다. 얌전히 주차돼 있던 벤츠 EQE 차량에서 갑자기 불이 나며 지하 주차장 전체로 번졌고 1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해당 차량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차량에 문제가 없다는 벤츠 측의 입장은 더욱 큰 후폭풍을 낳았다.
이는 이전부터 도사리고 있었던 전기차 화재 공포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 됐다. 판매량 감소에도 영향을 줬고 기존 전기차 차주는 주차할 때마다 눈치를 봐야 했다. 요즘은 전기차 화재 소식이 잠잠해지며 이전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최근 또 다른 화재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도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는다.
신고 2시간 만에 진화 완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고
14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2시 14분경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차, 질식 소화포 등 장비 27대와 소방관 85명을 투입했다. 화재 차량을 질식 소화포로 덮고 지상으로 옮겨 진화 작업을 이어간 결과 다행히 신고 2시간여 만에 불을 끌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화재로 아파트 주민 최소 수십 명이 긴급 대피했고 지하 주차장에 주차했던 차량 소유주들도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불길이 다른 차량이나 건물로 번지지도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도착했을 당시 차량 아래쪽에서 스파크가 튀고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화재 차량은 EQC 400 4매틱 충전기에서 시작됐을 가능성
이번 화재는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와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차량이 아닌 충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로 신고받고 출동했지만 차량과 연결된 충전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하부에서 동시에 연기가 났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불이 난 차량은 벤츠 EQC 400 4매틱으로 알려졌다.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차량은 벤츠 EQE 350+로 중국 ‘패러시스’ 사의 배터리 팩이 탑재돼 있었다. 반면, EQC 400 4매틱은 국내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팩이 탑재된다. 이번 화재의 경우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작지만, 앞선 사례의 영향으로 동일 모델 차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화재 예방할 정부 대책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정부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 도입을 예고했다. 그간 전기차 배터리는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안전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자기 인증제’로 제작돼 왔다. 하지만 이번 제도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배터리 안전성 시험에 따라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10월 시작된 시범 사업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등 5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내년 2년부터 정식 시행 예정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래도 피해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다”. “벤츠라고 하니까 당연히 차에서 불이 시작된 줄 알았음“. “이래서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전기차는 안 사는 게 속 편하지”. “또 지하 주차장 전기차 출입 금지되겠네”. “오히려 국산 배터리 화재가 더 많던데?”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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