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4일부터 소형 전기 SUV EV3 계약을 시작했다. 계약 개시 1주일이 지난 지금, 계약 물량만 6천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적지 않은 계약 대수이지만,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내놓은 신차의 사전 계약 대수를 살펴보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특히 신차 효과를 통해 초기 계약 물량이 반짝 상승하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높은 전기차 가격이 판매에 걸림돌이 되었던 만큼 저렴한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EV3에 소비자 기대도 컸다.
아이오닉 5는 첫날에만 2만 3,760대 계약되었다
다른 전기차 모델의 사전 계약 대수를 살펴보면 21년 아이오닉 5는 첫날 2만 3,760대, 기아 EV6는 2만 1,016대를 기록했다. 공개 이후 높은 가격으로 논란이 되었던 EV9도 계약 대수 1만대를 넘기는 데 8일이 소요되었다. 또한 현재는 월평균 판매량 100대를 밑도는 니로 플러스는 12일 동안 8천대가 계약되었다.
물론 사전 계약인 만큼 실제 계약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출시 전 반응에 비해선 판매량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EV3의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전기차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요가 이전 같지 않을뿐더러, EV3의 가격 역시 소형급임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할인까지 시작한 아이오닉 5 실구매가 비슷해 수요 분산
기아 측의 보조금 추정치를 적용한 EV3 롱레인지 어스 트림의 풀옵션 가격은 4천만 원 중후반대로 나타났다. 굳이 풀옵션을 적용하지 않고 몇 가지 사양만 적용하더라도 4천만 원의 금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신형 아이오닉 5와 EV6를 출시하면서 구형 모델에 천만 원 가까운 재고차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오닉 5의 경우 모든 할인 혜택을 적용했을 때 3천만 원대 후반까지 실구매가가 내려와 EV3 대신 아이오닉 5를 구매하겠단 소비자도 늘었다. 차체 크기도 생각보다 작다. EV3는 전장 4,300mm, 전폭 1,850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620mm이다. 반면 같은 소형 전기 SUV인 니로 EV는 EV3보다 전장 120mm, 휠베이스 60mm가 길고, 전폭은 25mm 좁지만, 전고는 10mm 높다.
주행거리, 사양에서 강점 성공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장점도 분명하다. 스탠다드 모델은 58.3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약 35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롱레인지 모델은 더 큰 용량의 81.4kWh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501km의 주행거리를 갖췄다. 주행거리 수준뿐 아니라 기본으로 적용된 옵션 사양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본 모델에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1열 통풍과 열선 시트, 운전석 전동 시트, 이중 접합 윈드 쉴드가 적용되어 제공 사양도 풍부하다. 장점도 명확한 만큼 출시 초기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 EV3의 성공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아는 EV3의 연간 판매량 목표를 3만대로 설정했다. 향후 EV3의 성과에도 주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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