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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레전드" 많은 사람들의 추억 담긴 차

autopo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5 10:21:31
조회 338 추천 1 댓글 1
														



오토포스트 독자 '배윤후'님 제보


지금은 국산차 라인업에서 사라진 프라이드. 그 역사를 처음부터 되돌아가 보면 불멸의 신화 1세대 프라이드가 자리한다. 정확하게는 1987년 3월 5일 강남구 영동 (오늘날의 삼성동) 코엑스에서 발표되었다. 1989년에 발행된 기아차 45년사 책에도 수록된 프라이드의 첫 공개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지 않을 수 없다. 


기아차는 큰 그림을 원했었다. 당시 산업합리화 조치로 인해 발이 꽁꽁 묶였던 기아차는 원래는 1982년 지프의 대가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차종 자유화 및 개방체제에 대비해 인수는 무산이 되었고, 곧바로 도요공업 (오늘날의 마쯔다)과 포드가 앞으로 다가올 소형차 시장의 붐을 대비하고자 한자리에 모여 개발한 차가 바로 우리가 기억하는 프라이드다.



1987년 아시아 토픽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군사정권 시대 배경은

억압 그 자체였다

1983년 2월 ‘장/단기 제품개발계획’이 기아차 상부에서 결재가 떨어졌다. 동년도 12월에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한. 일간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고, 그 자리에서 마쯔다와 함께 Liter-Car P-031의 개발을 위한 기본적인 논의가 오고 갔다.


이 개발의 프로젝트 명은 ‘NB-lll’였고 생산계획명은 ‘Y-car’였다. 현대차와 함께 개발명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자동차의 성격은 정 반대였다. 이후 1985년 5월 11일 일본 언론과 미국 언론에 짤막하게 공개가 되었다. 



산업합리화 조치때 효자노릇한 봉고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당시 대한민국은 군사정권 시절로 1985년은 산업합리화 조치로 인해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규제를 받던 시절이었다. 기아차는 당시에 승용차 개발 및 생산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이 개발은 엄밀히 말하자면 불법이었다.


프라이드 동호회 회원이자 80년대 기아차 개발진이던 ‘백면서생’님의 과거 인터뷰 중 “정부에서 시찰단이 나오는 날이면 그동안 개발 중이던 엔진과 부품을 숨기는 게 일이었습니다.”라며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하였다.



내가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할지라도

수많은 우여곡절과 위기를 모면하고 탄생한 프라이드는 총 개발 기간 5년의 시간이 흘렀고, 1987년 1월 모든 국산 자동차 메이커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차종 자유화 그리고 합리화 조치 해제가 되면서 앞서 전술한 시간대인 1987년 3월 5일 코엑스에서 프라이드를 발표했다.


프라이드를 전시할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 프라이드 한 대를 보기 위해 다녀간 사람만 약 20만 명일 정도로 엄청난 관심과 호응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포니를 제외하곤 제대로 된 해치백 스타일의 차가 없었거니와, 대우 르망의 성공적인 월드카 마케팅을 토대로 제대로 된 월드카 2호 차를 기록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차였다. 구조는 간단하고, 차체는 가벼워 훌륭한 연비와 함께 잔고장이 적기로 유명했다. 이 명성은 프라이드가 단종된 직후 조사한 잔존 비율은 역시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차였다.


해치백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공차중량 700kg 대를 웃도는 가벼운 바디에 3,000RPM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13.5kg.m 토크는 프라이드를 움직이기에 모자람이 없었고, 무게가 나갈만한 부품 또한 존재치 않았다.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기아”를 사용했다

미국과 일본은 포드 페스티바, 기아차만 유일하게 국산차 고유 브랜드와 이름을 사용했다. 특이점이라면 마쯔다는 포드 수입 딜러망 오토라마 (Autorama)라는 채널에서 담당했으며, 일본과 미국 수출형에는 마쯔다제 B3 1.3L DOHC 모델이 주력상품이었다.


물론 생산은 전적으로 기아차에서 담당했었다. 여하튼, 첫 출시는 마쯔다에서 설계도면을 받은 그대로 3도어를 먼저 출시하게 된다. “나의 꿈, 나의 차”라는 슬로건을 내건 프라이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아우를 수 있는 차량임을 어필하였고, 실제로 이 당시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3~4인 가족단위의 패밀리카로도 많이들 찾았었다.


첫 파워 트레인의 종류는 1.1L 최대 출력 62마력, 1.3L 최대 출력 69마력의 FBC(피드백 카뷰레터) 엔진으로 카뷰레터의 고질적인 냉간 시동 지연과, 연료 효율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출력 저하를 해소시킨 반자동 카뷰레터 엔진을 장착하였다.


이 당시 소형차가 그러하듯이 파워스티어링, 파워 윈도우도 옵션이었으며, 에어컨은 사치품이던 시절이었다. 도어트림도 갸볍고 얇은 철판에 나무만 덧댄 수준으로 얇아 방음에 상당히 취약했으나 경량화에는 상당히 도움 되었다.


프라이드

5도어 탄생

원래 프라이드의 주력 상품은 3도어 해치백 모델이었고 CD, EF, DM 트림 순으로 3가지만 판매했었다. 이후 FS 트림을 추가, 1988년에는 5도어가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엔 프라이드-5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으나, 3도어 모델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어 이후 5도어 해치백이 기본 모델이 되었다.


리어 오버행 길이가 3도어 모델과 같아 웬만한 전장류 및 익스테리어 부품은 호환이 된다. 5도어 또한 1.1L 및 1.3L SOHC 엔진 2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5단 수동변속기와 3단 자동 또한 선택할 수 있었다. 


교감선생님의 선택

프라이드 베타

1990년에는 세단형 버전인 프라이드 베타가 출시되었다. 해치백 모델과는 달리 기아차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델로, 포드마저 기아차의 괴짜스러운 엔지니어링을 보고 감탄한 차가 바로 프라이드 베타가 되시겠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어수룩하고 급하게 만든 티가 제법 나지만, 당시에는 4도어 세단의 품위를 강조하며 여타 다른 프라이드 대비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그 마케팅은 전국 초, 중, 고등학교의 교육계를 강타했다. 이 당시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검은색 프라이드 베타는 필연적으로 보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기아차만의 마케팅이 썩 잘 먹힌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참고로 프라이드 베타도 현지 로컬라아징이 되지 않은 채, 우핸들 버전이 아닌 좌핸들 버전으로 일본 열도에 출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소형차

본격 MPI 시대

1994년을 기점으로 파워 트레인의 변화가 생겼다. 기존 FBC 카뷰레터 엔진은 염가형 1.1L 모델만 남겨두고 전량 EGI 엔진의 이름을 가진 MPI 엔진이 장착된다.  전작 1.3L FBC 대비 중저속 토크는 더욱 두터워졌고, 최대출력도 상승해 최대 출력 73마력, 최대토크 13.5kg.m를 자랑했다. 


이후 1995년에는 전면 마스크의 인상을 보다 더 유려하게 바꾸기 위해 곡선이 투입되었다. 기존에는 딱딱 맞아떨어지는 사각형의 질감이었다면, 1995년에 진행된 페이스리프트는 그보다 한층 유해진 인상을 가져오는데 성공한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1994년에는 기아차의 두번째 월드카 프로젝트 ‘아벨라’가 출시하여 신차 효과를 보기 위해 열 올리는 시기였다. 당시 미국 소형차 디자인 전문 회사 소속이던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정’이 참여해 그 의미를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디자인과 상품성, 그리고 프라이드 대비 메리트가 없던 아벨라는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 부진의 연속이었다.


원래대로라면 1994년 연말~1995년에는 프라이드의 수명은 끝났어야지 정상이었지만, 후속작의 실패로 별 수없이 병행 판매에 들어가게 된 프라이드. 그렇게 병행 판매를 하면서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1996년부터 갑자기 왜건의 열풍이 불었다.


현대차는 아반떼 투어링, 대우차는 누비라 스페건을 내놓으며 맞수를 띄웠고 기아차는 크레도스 2를 활용한 파크타운과 프라이드를 활용한 프라이드 왜건 (정식 명칭은 프라이드 프렌드)을 출시하게 된다. 


하지만, 그 열풍은 1년도 못 가고 금방 사그라 들었으며, 전술한 모델들 중 아반떼 투어링과 프라이드 왜건이 청계천에서 포니 픽업의 대체재로써 계중에서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프라이드의 후광에 가려진 아벨라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장수해버린 프라이드. 그렇게 1999년 11월 8일 후속 차종 리오에게 바통을 넘겨주며, 아벨라 해치백과 프라이드 전 라인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단일 플랫폼으로 이토록 장수한 경우는 영업용 차량을 제외하곤 극히 드문 일이며, 사람들에게 세월이 지나도 좋은 인상으로 기억되는 몇 안 되는 차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실 이후 2005년부터 나온 프라이드는 전작의 아성에 대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후 2011년부터 생산된 3세대 프라이드부터는 완전한 현대차의 향이 나는 프라이드로 변해버렸고, 경차와 준중형 세그먼트 사이에 껴서 죽도 밥도 안되는 신세를 면치 못해, 3세대를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어 아쉬웠다. 과연 1세대의 프라이드가 명차였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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