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람보르기니 / MBC
운전을 한다면 술은 입에도 안대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 잔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 한 잔으로 인해 상황 판단이 흐려져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자신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 남에게도 큰 피해를 끼치는 만큼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실은 하루에도 몇 건씩 음주운전이 적발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도 자주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된 음주 은전 사례는 노엘 음주운전, 람보르기니 음주 뺑소니가 있으며, 포르쉐 뺑소니는 아직 결과가 안 나왔지만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음주운전 자체도 문제지만 처벌이 너무 약하다 보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아들이
음주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 관련 사례는 많지만 그중에서 최근 이슈가 있었던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자. 지난 7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장남이 정의선 회장의 명의로 된 GV80을 운전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64로 면허취소 수치를 한참 넘어섰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운전자는 지인과 술을 마시고 나와 직접 차를 몬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해당 운전자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900만 원에 약식 기소한 상태다.
경찰과 실랑이하는 노엘 / 세계일보
무면허, 음주단속 거부에
경찰관 폭행한 노엘
지난 9월, 노엘은 벤츠 E 클래스를 운전하다가 옆 차로에 있던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접촉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정황이 의심되어 음주 측정을 요구했는데, 노엘은 이에 불응하고 심지어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고 밀쳤다.
놀라운 점은 노엘은 2019년에 저지른 음주운전으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고 사건 11일 전 결격 기간이 끝나 재취득 기회가 주어졌지만 면허를 취득하지 않고 운전하다가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즉 무면허 운전에 음주 측정 거부, 공무집행방해까지 3가지 범죄를 한꺼번에 저지른 것이다.
경찰과 실랑이하는 노엘 / 머니투데이
경찰은 노엘이 조사가 불가능할 정도로 취한 상태여서 일단 귀가 조치를 시켰으며, 추석 연휴가 지난 뒤 조사를 벌였다. 이후 10월 1일, 서울 서초 경찰서는 노엘에 대해 음주 측정 거부, 공무집행 방해, 무면허 운전, 도로교통법 위반, 상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10월 12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노엘은 2019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다. 당시 벤츠 AMG GT를 몰고 가다가 오토바이랑 접촉사고를 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했고, 혈중알코올농도수치 0.13%의 만취 상태로 면허 취소되었다. 그 외 60km/h 도로에서 100km/h 속도로 과속을 했으며, 운전자 바꿔치기와 보험사에 거짓말까지 했다. 최종적으로 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 혐의까지 적용되었다.
버려진 람보르기니 / MBN
람보르기니 버리고
달아난 운전자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사거리에서 람보르기니와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사고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람보르기니는 정상적인 신호를 받고 좌회전을 했고, 오토바이는 신호위반으로 직진을 해서 사고가 났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크게 다치긴 했지만 신호위반을 했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과실은 오토바이 운전자가 더 높다.
버려진 람보르기니 / MBC
즉 람보르기니 운전자는 과실이 적거나 없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인데, 차를 도로가에 세워놓고 도주했다.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구호 조치도 하지 않았다. 도주할 이유가 없는데도 도주한 것으로 보아 음주운전 혹은 무면허 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차는 사고 10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견인되었으며, 경찰은 도주한 운전자를 추적하고 있다.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부인을 통해 출석을 통보한 상태이며, 이후 관련 뉴스가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운전자가 출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버려진 람보르기니 / 아주경제
사고 이후 차주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유명 수입차공업사 사장이었으며, 인터뷰와 방송에도 나온 적이 있었다. 심지어 이전에도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으며 면허 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고를 낸 운전자가 차주 본인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까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운전한 사람이 차주라면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면허 적용은 가능하다.
운전자가 사고 후 도주한 관계로 당일 음주운전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해 음주운전 혐의 적용은 어렵다. 현재 경찰은 교특법위반과 뺑소니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버려진 포르쉐 / SLR클럽
포르쉐 버리고
달아난 운전자
지난 18일, 이번에는 포르쉐 운전자가 서울 청담동에서 3중 추돌사고를 내고 근처에 차를 버리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사고 5시간 이후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앞서 언급한 람보르기니 도주 사고와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이후 운전자가 자진 출석한 정도다.
람보르기니 사례처럼 사고를 크게 내고 차를 버리고 도주한 것으로 보아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네티즌 반응들이 있다. 경찰은 현재 뺑소니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임, 음주나 약물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후 관련 뉴스는 아직 올라오지 않아서 이 운전자가 정말 음주운전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5시간 후 출석했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음주 사실이 확인되면 음주운전죄 적용이 가능하다.
음주사고 / 서울경제
매년 만 건 이상
음주운전 사고가 일어난다
경찰청이 조사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매년 만 건 이상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매년 수만 명이 다치고 수백 명이 사망한다. 2020년 통계를 살펴보면 사고 건수는 1만 7,247명, 부상자 2만 8,063명, 사망 287명이다.
20여 년 전인 2003년 사고 3만 1,227건, 부상자 5만 5,230명, 사망자 1,113명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음주운전 사고와 부상자가 만 단위로 발생하고 사망자도 백 단위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음주단속 / 경북일보
윤창호 법 제정되어도
처벌 수위는 여전히 약하다
윤창호 법이 제정되면서 음주운전 시 처벌 수위가 강화되었다. 기존에는 3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 시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서 2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면허취소 처분이 나오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사망사고의 경우 무기징역까지 선고 가능하다.
또한 운전면허 결격 기간이 강화되었다. 음주운전 사망 사고는 5년, 음주 교통사고는 2년, 음주 교통사고 2회 이상은 3년, 단순 음주운전 2회 이상은 2년간 면허 재취득이 불가능하다.
음주단속 / 한국일보
다만 처벌은 여전히 약한 편에 속한다. 술에 취해 무려 229km/h로 차를 몰다가 두 아이의 어머니를 사망케 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 결과는 징역 4년이 나왔다고 한다. 반려견을 죽여도 징역 3년형이 나오는데 음주 상태에서 초과속으로 사망 사고를 냈는데 4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 "개만도 못한 인간의 죽음"이라고 토로했다.
을왕리 음주운전 사건에서는 음주 상태에서 60km/h 도로를 82km/h 속도로 과속한 것도 모자라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하다 치킨을 배달하던 40대 가장을 차로 쳐 사망케 했다. 이 운전자는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여론재판을 받았다며 항소했다.
음주단속 / 서울신문
심지어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이라면 음주 측정 거부를 하면 처벌 수위가 더 낮게 나올 수 있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으로 측정되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지만 음주 측정에 불응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노엘도 이를 이용해 음주 측정 거부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으며, 최근 노엘방지법이 등장했다.
해외의 경우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엄하게 처벌하며, 심지어 살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살인죄를 적용해 한다. 미국은 주에 따라 다르지만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자가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를 내면 2급 살인죄를 적용하고 대통령 특별사면 제외, 상습 음주운전은 면허 재취득 불가 조치를 내리며, 캐나다는 술을 구입한 후 1열에 두면 벌금형에 처해진다.
음주사고 / 한국경제
일본의 경우 음주운전 적발 시 벌점 35점으로 교통사고 사망사고 벌점인 20점보다 높다. 여기에 안전운전의무 위반으로 2점이 추가된다. 이 정도면 면허 취소에 5년 동안 재취득 불가능하다. 그 외 동승자는 물론 운전자에게 술을 판매한 사람, 같이 식사를 한 사람, 차량 소유주 모두 처벌한다. 대만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이나 중상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재취득이 아예 불가능하다. 핀란드는 한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이 벌금으로 부과된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음주운전 처벌은 여전히 약한 편이다 보니 음주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음주운전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음주운전 근절 캠패인 / 인더뉴스
음주운전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음주운전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의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 실태를 보면 더 이상 운전자의 의식 개선에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방법은 처벌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음주운전 적발 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이고 상습 적발 시에는 영구적으로 면허 취득을 불가능하게 상향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 시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로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 외에도 각종 불이익이 가해져야 음주운전을 하겠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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